온라인 야구 게임 <마구마구>가 선수 실명을 그대로 사용해도 좋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이하 서부지법)은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마구마구>를 상대로 제기한 ‘현역선수 실명·초상권 사용금지 가처분’을 28일 기각했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CJ인터넷은 <마구마구> 에서 프로야구 현역선수들의 실명을 계속 쓸 수 있게 됐다.
선수협은 지난해 “프로야구 현역선수들의 성명권과 초상권을 소유한 선수협과 협의 없이 CJ인터넷이 무단으로 이를 활용해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현역선수 408 명의 이름으로 법원에 선수 실명·초상권 사용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오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기각은 CJ인터넷과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의 ‘프로야구 라이선스 독점 계약’과 관련된 법원의 첫 결정이라는 점에서 향후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선수협이 KBO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은 몇 가지 더 남아 있다. 현재 ‘CJ인터넷-KBO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 무효’ 및 ‘초상권 위임계약 무효’ 등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선수협이 KBO를 상대로 낸 나머지 가처분들마저 기각된다면, CJ인터넷은 <마구마구>의 프로야구 독점 라이선스 권리를 올해 말까지 인정 받는 셈이 된다.
한편, KBO와 맺은 선수 실명·초상권 사용계약이 종료된 <슬러거>는 계속 선수 실명을 사용하고 있다. 퍼블리셔인 네오위즈게임즈가 선수협과 따로 협상하고 있으며, 협상 중에는 실명을 써도 좋다는 선수협의 동의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제 관건은 선수협이 KBO를 상대로 낸 ‘초상권 위임계약 무효’ 가처분의 판정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일 경우 선수협의 동의를 얻은 <슬러거>는 계속 실명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CJ인터넷과 KBO가 맺은 독점 라이선스 계약도 실효성을 인정 받기 힘들어진다.
반면, 선수협의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 올해까지는 KBO가 선수 실명과 초상권을 가진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슬러거>의 실명 사용 명분은 사라지게 된다. 더불어 <마구마구>의 독점 라이선스 권리도 인정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