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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환불이 끝은 아니다?… 스태디아 사업 종료 둘러싼 논란들

‘기습 발표’ 관한 불만부터 게임 진척도 이전 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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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2-10-04 17:57:59

구글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스태디아’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다행히 구글이 스태디아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매자들에게 전액 환불을 약속하면서, 이용자들의 직접적 피해 등 일차적 문제는 무마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직 논란이 되는 문제도 많다. 스태디아 입점 개발사들에 대한 처우와 보상, 스태디아로 게임을 오래 플레이해온 유저들의 좌절 등 문제가 추가로 화제에 오르고 있다. 

 

논란에 대한 유저와 각 기업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 ‘기습 발표’에 당황한 파트너 개발사들…내부 직원들도 몰랐다?

 

구글의 스태디아 사업 종료 선언에 가장 당혹을 느끼고 있는 것은 관련 게임을 만들고 있던 파트너 기업 개발자들이다. 악시오스, 락페이퍼샷건 등 해외 경제지 및 전문지는 관련 개발사 상당수가 서비스 종료 소식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개발자들은 SNS를 통해 직접 당황한 심경을 밝히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인디게임 <탱글 타워>의 스태디아 론칭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 소식을 접한 현지 개발자 톰 비안은 SNS에서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당혹을 드러냈다.

 

 

스태디아에 게임을 내기 이틀 전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접한 개발자

 

마찬가지로 11월 스태디아에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이었던 다른 개발자 마이크 로즈는 한발 더 나아가 “(발표 후) 수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구글로부터 메일 한 통 없다. 우리 게임과 계약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전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며 구글의 대처 방식에 분노를 표현했다.

 

기습 발표에 놀란 것은 중소 개발자들 뿐만이 아니다. <데스티니>를 운영하는 번지 역시 발표 당일 “종료 사실을 막 알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구글의 스태디아 팀 직원들마저 폐업 사실을 몰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는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스크린샷에서 비롯된 의심이다. 스크린샷에 드러난 것은 스태디아 팀 사내 메일로 추정된다. 9월 29일(현지시간) 구글 스태디아 부사장 필 해리슨이 보낸 것으로, “중요한 소식이 있어 스태디아 팀 미팅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스태디아 사업 종료 발표로부터 불과 수 시간 전이다.

 

 

구글 내부 이메일로 추정되는 이미지

 

 

# 스태디아 의존하던 게임사들 고민

 

스태디아 입점은 개발자들에게 꽤 매력적 기회였던 것으로 보인다. 게임 <하이퍼 건스포트>를 개발 중인 브랜던 셔필드는 SNS에서 “여러분들이 비웃느라 바쁜 것은 알지만, 그래도 스태디아는 스트리밍 서비스 중에 개발자 수익이 가장 높았다. <하이퍼 건스포트>를 스태디아에 출시해 개발비를 회수할 생각이었는데 이제 훨씬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셔필드는 이어 “구글은 ‘스태디아 프로’ 서비스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시간만큼 개발사들에 일정 수익을 돌려줬다. 다른 플랫폼 홀더들은 하지 않는 방식으로, 많은 수익을 보장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개발사들은 스태디아 스토어를 통해 인앱 결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

 

한편 피해를 본 개발사들에 구글이 적절히 보상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개발자 레베카 하이네만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스태디아 담당자가 나에게 개발비 및 예상 손실에 관해 묻더니 (보상안을) 알아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이네만의 게임 <룩서 이볼브드>는 다른 플랫폼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일부 ‘스태디아 전용’ 게임 개발사들은 스태디아 종료와 함께 게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일례로 스태디아에서 <픽셀정크 레이더스>를 운영 중인 ‘큐 게임즈’는 공지를 통해 “게임 서비스를 지속할 방법을 고민 중이며, 이를 함께할 퍼블리셔를 찾고 있다”고 밝히는 등 대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타 플랫폼 이전을 위해 노력 중인 스태디아 전용게임 <픽셀정크 레이더스>

 

 

# “스태디아에서 6,000시간 했는데”

 

스태디아 종료 선언과 동시에 구글은 ‘전액 환불’을 약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유저는 울상이다. 스태디아에서 기록한 수백, 수천 시간의 게임플레이 경험이 무산될 위기이기 때문.

 

한 <레드 데드 온라인> 유저의 사연이 특히 많은 화제가 됐다. 트위터에서 ‘컬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유저는 “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를 거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레드 데드 리뎀션 2> 5,907시간 플레이 기록이 담긴 스크린샷을 업로드했다. UI상에는 <레드 데드 리뎀션 2>로 표시되어 있지만 그가 밝힌 바에 따르면 실제로 플레이한 모드는 <레드 데드 온라인>이다.

 

스태디아 판 <레드 데드 온라인>은 다른 콘솔 및 PC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스태디아의 캐릭터 프로그레션을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 없는 상태다. 유저들은 락스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입을 모았지만, 락스타는 해당 문제에 대해 아무런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다.

 

 

"내가 얼마나 화났는지 모를 거다" (출처: 트위터 @ItsColourTV)

 

반면 번지, 유비소프트 등은 이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예정이다. 먼저 번지는 스태디아 서비스 종료 당일 공식 포럼에서 관련 대처 방안을 묻는 유저에게 “방금 소식을 들었고, 대처를 논의 중이다. <데스티니 가디언즈> 스태디아 버전 계정과 관련된 계획이 나오는 대로 소식을 발표하겠다”고 답변했다.

 

<히트맨> 개발사 IO인터랙티브 역시 대처에 나섰다. 이들 역시 서비스 종료 발표 당일 공식 SNS를 통해 “스태디아에서 <히트맨>을 즐기는 팬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다른 플랫폼에서 여러분의 게임플레이 경험을 이어 나가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라며 팬들을 진정시켰다.

 

유비소프트의 대처는 더욱더 적극적이다. 이들은 “스태디아에서 구매한 여러분의 게임을 유비소프트 커넥트(유비소프트의 PC 플랫폼)로 옮기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스태디아에서 유비소프트 게임을 구매했을 경우, 유비소프트 계정에 해당 게임을 추가해주겠다는 것. 다만 세이브 파일 이전에 관한 안내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스태디아 종료 후 대처 방안에 관한 번지의 공식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