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이 김건일 회장이 넥슨과 ‘단독 협상’에 나섰다. 게임하이 경영권 매각 대상자로 소문이 무성했던 ‘방준혁 전 CJ인터넷 대표+CJ인터넷+투자사’ 조합이 아닌, 넥슨을 선택한 것이다.
넥슨은 게임하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를 위한 협상에 들어간다고 6일 발표했다. 이로써 넥슨과 게임하이는 단독 협상에 들어가게 됐다.
이번 발표로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넥슨도 이제부터 게임하이의 실사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그야말로 ‘경영권 인수를 위한 협상의 시작’인 셈. 다만, 양측의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인수 발표 시점은 6월을 넘기지 않을 전망이다.
김건일 회장(오른쪽 사진)이 보유한 게임하이 지분의 인수 파트너는 지금까지 다양하게 거론돼 왔다. CJ인터넷이 포함된 컨소시움을 비롯해 다음, 넥슨 등 게임하이 인수를 둘러싼 소문은 많았다. 하지만 오늘 넥슨이 우선협상권을 확보하면서 게임하이의 새로운 주인은 사실상 넥슨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넥슨은 과거에도 게임하이 인수를 검토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실무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김건일 회장이 마음을 굳힌 만큼 실무 협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넥슨 관계자는 “이제 실사 작업 등 실질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머지않아 이에 대한 결과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하이 김건일 회장은 여러 매각 대상자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어디가 게임하이와 가장 잘 맞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이 필요해 게임하이의 주요 지분을 매각하지만, 이왕이면 가장 좋은 파트너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에는 ‘방준혁+CJ인터넷+투자사’ 조합도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올랐으나, 김건일 회장은 마지막에 마음을 다른 데로 돌렸다. 바로 한 차례 게임하이 인수를 검토했던 넥슨이다. 김건일 회장은 게임하이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 받으면서 함께 게임사업을 확장해 나갈 최적의 파트너로 넥슨을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넥슨은 2008년 이후 인수한 게임회사들을 흡수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해 왔다. 네오플의 경우 인수합병과 함께 대표이사가 회사를 떠났기 때문에 넥슨의 경영진이 맡고 있지만, 지난 2009년 인수한 시메트릭 스페이스나 코퍼스슨의 경우 계속 독립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3일 인수한 엔도어즈에 대해서도 넥슨은 “계속 독립된 형태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