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누가 이런 BM을…”
배틀로얄 신작 <슈퍼피플>의 코스메틱 아이템 BM이 숱한 유저 비난을 받은 끝에 수정될 예정이다. 원더피플이 개발한 <슈퍼피플>은 <배틀그라운드>와 <에이펙스 레전드> 등 인기 배틀로얄의 장점을 벤치마킹한 게임성과 수준 높은 비주얼로 관심을 모아왔다.
그러나 지난 10월 11일 얼리액세스로 출시한 이후 게임의 평가는 스팀 플랫폼 기준 ‘복합적’을 기록하고 있다. 출시 후 3일이 지난 10월 14일 현재 2,300여 명의 평가자 중 56%만이 게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상태다.
유저 리뷰를 살펴보면 최적화, 핵, 버그, 서버 연결 등 측면에서 크고 작은 이슈가 부정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술적 문제와 더불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과금 시스템이다. 유저 불만이 치솟으면서 결국 원더피플은 출시 다음 날인 12일 스토어 개편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내막을 간단히 살펴봤다.
# ‘탐사판’의 문제점 1: 지나친 무작위성
원더피플은 얼리액세스 출시에 맞춰 고유의 스킨 획득 방식인 ‘탐사판’을 도입했다.
<슈퍼피플>의 스킨 아이템은 4~5개 피스로 구성된 ‘세트’ 개념이다. 탐사판 시스템에서 이런 의상 세트를 얻기 위해서는 10x10 격자로 구성된 탐사판을 한 칸씩 오픈해야 한다. 오픈에는 ‘탐사권’이 소모되며, 탐사권은 유료 재화인 ‘다이아’로만 구매할 수 있다.
탐사판을 한 칸 오픈할 때마다 스킨 세트 중 한 피스가 무작위로 하나씩 획득된다. 그런데 이는 일정 시간 동안만 사용할 수 있는 ‘기간제’ 아이템이다. 비록 같은 아이템을 중복으로 획득할 경우 사용기간이 누적되기는 하지만, '기간제' 개념이 타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트렌드라는 점에서 일차적 비판을 샀다.
탐사판 이용 화면
물론 아이템을 영구적으로 얻을 기회가 없지는 않다. 아이템 중복 획득으로 누적된 기간이 100일을 넘기면 이것이 ‘영구제 아이템’으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영상 속 예시에 따르면 한 번에 누적되는 이용 기간은 최대 7일에 불과하다. 즉, 부위별로 13번 이상 획득해야 비로소 영구 소장이 가능한 셈.
탐사권 하나의 가격은 다이아 100개다. 4,800 다이아로 구성된 99.9달러(약 14만 원) 상품을 사면 48회 오픈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한 아이템 당 획득 확률은 3% 정도에 불과해, 14만 원 과금으로는 스킨 세트 완성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이템별 이용 기간과 획득 확률
# ‘탐사판’의 문제점 2: 코스메틱으로 경쟁 유도를?
이뿐만이 아니다, 반발을 샀던 또 다른 문제는 ‘탐사판 공유’ 시스템이다. 하나의 탐사판에는 여러 유저가 참가할 수 있으며, 다른 유저가 먼저 열어본 칸은 오픈할 수 없도록 한 시스템을 말한다.
이때 첫 번째 문제는 탐사판마다 부위별 배치 개수가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즉 다른 유저가 배치판에서 ‘장갑’ 부위를 모두 가져갔다면, 해당 탐사판에서는 장갑 획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상대가 더 많은 칸을 열어볼수록 유저의 아이템 획득 기회는 점차 적어지며, 이것이 시각적으로 실시간 피드백되는 셈이다. 만약 해당 탐사판에서 상대에게 밀려 승산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다른 탐사판으로 옮겨 다시 경쟁을 시작할 수는 있다. 이때 기간 누적 현황을 제외한 기타 요소는 초기화된다.
이뿐만 아니라 각 탐사판에는 의상세트 전체 이용 기간을 30일 추가하는 희귀 아이템이 하나씩 숨겨져 있다. 만약 다른 유저가 이를 먼저 획득하면 탐사판은 초기화된다. 탐사판의 칸이 적게 남을수록 희귀 아이템 획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과금 속도를 내게끔 유도하는 심리적 장치로 풀이된다.
탐사판이 다른 유저와 공유되는 모습
# 어떻게 바뀌나?
BM에 관한 유저 반발이 거세지자 원더피플은 10월 12일 오후 11시경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의상 획득 방식 개선안을 공지했다. 이들은 “여러분의 우려를 확인했고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먼저 탐사판 이외에 영구제 아이템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얼리 액세스 이후 탐사판에 사용된 다이아는 전액 환불되며, 획득 코스튬도 그대로 보존된다.
더 나아가 의상 획득 방식을 더 많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 첫 시작으로 현재 의상 탐사센터는 모두 인게임 재화인 ‘골드’로 이용할 수 있게 변경한다. 또한 이벤트, 미션 보상 등 게임플레이만으로 다양한 코스튬을 획득할 경로를 지속 추가해 나가겠다고 원더피플은 밝혔다.
마지막으로 갑작스러운 BM 변경으로 혼선이 빚어진 데 사과하는 의미로 원더피플은 소정의 골드와 ‘해상구조대’ 영구제 의상 세트를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이 아이템들은 10월 31일까지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