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2>의 대폭 수정된 버전이 새롭게 등급심의를 받는다.
블리자드는 11일 <스타크래프트 2>의 새로운 수정 버전을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에 접수, 등급심의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정판은 게임위의 지적 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 피는 검게, 신체훼손은 삭제… 대폭 수정
게임위는 <스타크래프트 2>의 RC(출시예정) 버전과 RC 버전의 수정본에 대해 두 차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판정을 내린 바 있다. 폭력성(신체훼손과 혈흔)과 잦은 음주·흡연 장면이 지나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두 번이나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블리자드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스타크래프트 2>를 고쳤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신체훼손은 아예 들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2>의 테란에서 붉은색 선혈이 발생하는 6개 유닛의 피를 검은색으로 바꾸고, 흐르는 선혈의 양도 줄였다. 아울러 6개 테란 유닛의 신체훼손 표현을 삭제했다. 6개의 유닛은 해병(마린), 불곰, 사신, 유령(고스트), 화염방사병(파이어뱃), 의무관(메딕)이다.
피가 검게 바뀌고 신체훼손이 삭제된 테란의 유닛들. 왼쪽부터 해병, 불곰, 사신, 유령.
저그도 수정됐다. 블리자드는 이번 수정판에서 저그의 유닛과 건물이 파괴될 때 표현되는 혈흔을 검은색으로 바꿨다. 또한, 싱글플레이 캠페인 영상의 혈흔 표현도 빼 버렸다. 한마디로 피는 아예 안 보이게 빼거나, 색 자체를 바꿔 버린 셈이다.
문제로 지적됐던 흡연과 욕설도 수정됐다. 이번 수정판에서는 <스타크래프트 2> 로딩 화면의 흡연 장면, 그리고 게임위의 심의 결과에서 지적된 욕설이 삭제됐다.
■ 준비했던 블리자드, 틴 버전 사실상 ‘가시화’
블리자드의 이번 대응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빠르다. 사전에 만일의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 RC 버전의 수정본이 또 다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지 4일 만에 새로운 수정 버전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게임위도 깜짝 놀랐다. 게임위 관계자는 “블리자드의 빠른 대응에 솔직히 놀랐다. 결국 블리자드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미리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대로라면 <스타크래프트 2> 수정 버전의 7월 말 동시발매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혈흔의 색까지 바꾼 수정판이 등장하면서 <스타크래프트 2>의 틴(TEEN) 버전이 나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스타크래프트> 때도 오리지널과 틴 버전이 별도로 출시된 바 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아직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블리자드는 한국의 국내법을 충실히 지키고자 한다. 이번에 완전 수정한 버전은 한국의 많은 유저들이 전 세계 유저들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2>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만, 등급별 버전을 모두 발매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