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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생일 선물로 '4강 진출' 받은 데프트... 그의 눈물에 '감동'이 있는 이유

이것이 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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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4랑해요) 2022-10-24 12:58:32
2021 롤드컵 8강에서 DRX가 '패패승승승' 역스윕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나고 "2942일(8년)만에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어떤 의미인가?"라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데프트는 참아 온 눈물을 터트렸다. 

데프트는 "이번 롤드컵 목표가 우승을 못 하더라도, 나아가고 있다는 기분을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오늘 경기를 하며 그런 느낌을 받아 너무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 중간에는 전 세계 팬들의 생일 축하를 받기도 했다.

데프트는 2014년 '삼성 갤럭시 블루' 소속으로 롤드컵 4강에 진출했으나, 당해 우승팀이자 형제팀인 '삼성 갤럭시 화이트'를 만나 패배한 바 있다. 이후 데프트는 EDG로 이적한 뒤 15년과 16년 롤드컵에 진출했지만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인터뷰 중 눈물을 흘리는 데프트 (출처: 라이엇 게임즈)

생일을 맞은 데프트를 위해 즉석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한국 복귀 후에도 아쉬움은 계속됐다. 18년도에는 한국으로 복귀해 'kt 롤스터' 소속으로 롤드컵에 진출했으나 당해 우승 팀인 '인빅투스 게이밍'(IG)를 반나 풀 세트 접전 끝에 패배했다. 2020년에는 DRX 소속으로 당해년도 우승팀 '담원 게이밍'을 만나 8강에서 패배했고, 2021년에는 한화생명e스포츠 소속으로 최강팀 중 하나로 평가받던 T1을 만나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렇게 2013년 데뷔한 데프트는 프로게이머로써 늘 보여주는 모범적인 자세와 좋은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롤드컵 4강 이상과는 인연이 적었다. 이번 연도에는 선발전 접전 끝에 4시드로 진출했기에 8강 이상의 성적은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많았다. 그러나 플레이 인 스테이지부터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자신의 손으로 격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기에 더욱 감회가 남다르다.

 

데프트의 롤드컵 기록 (출처: 라이엇 게임즈)

 

# 4시드 최초 4강 진출... 다시 모인 씨맥의 아이들

 

역대급 경기였던 만큼, 이번 경기 결과로 다양한 이슈 또한 생겨나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경기 결과 자체의 대단함이다. 전 세계에서 최상위권 팀들이 모이는 롤드컵이기에 리버스 스윕은 쉽게 나오기 어렵다. 최초의 리버스 스윕은 2020년 중국의 '탑 e스포츠'(TES)가 유럽의 프나틱 상대로 8강에서 기록했다. 즉, 롤드컵 9주년이 돼서야 최초의 리버스 스윕이 나왔고, 2년이 지나서야 이번 결과로 두 번째가 나왔다.

과정도 역대급이었다. 2세트에서 데프트는 백도어를 시도해 EDG의 넥서스를 단 한 대만 공격하면 승리하는 과정까지 왔으나, 넥서스가 파괴되기 직전 억제기가 재생되며 승리를 허망하게 눈앞에서 놓쳤다. 보통 '역대급 역전'을 당하면 멘탈 이슈로 다음 세트를 무기력하게 질 것이라 예측되나 DRX와 데프트는 포기하지 않고 리버스 스윕을 달성했기에 더욱 남다르다.

승리를 목전에서 놓쳤던 DRX (출처: 라이엇 게임즈)

마지막 세트에서 DRX의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가 보여준 퍼포먼스도 대단했다. 

제카는 EDG의 '스카웃' 이예찬은 4번 솔로 킬하고, 4vs5로 불리하게 시작된 마지막 싸움에서도 EDG 최후의 보루인 '바이퍼' 박도현을 자신의 손으로 끊어내며 역대급 '원 맨 캐리'를 선보였다. <롤> e스포츠 공식 계정이 경기가 끝나자 "역대급 풀세트 접전"(HISTORIC GAME 5 PERFORMANCE)이라 언급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중국 팀 킬러'라는 데프트의 별명도 이번 롤드컵에서 다시금 증명됐다. 데프트는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RNG를 격파했고,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TES에게 1패를 안겨 조별 리그 탈락에 공을 보탰다. 8강에서는 EDG를 상대로 리버스 스윕을 달성했다.

여담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씨맥의 아이들'이라 불리고 있는 2020년도 DRX 멤버가 전원 4강에 진출해 화제다. 당시 DRX는 '도란' 최현준, '표식' 홍창현, '쵸비' 정지훈, '데프트' 김혁규, '케리아' 류민석이라는 라인업으로 롤드컵에 출전했으나 8강에서 '담원 게이밍'을 만나 4강 진출이 좌절됐었다.

 

이번 롤드컵에서는 2년 뒤 모든 멤버들이 다른 팀으로 흩어진 상황에서 전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DRX에서 활동했던 '무성' 김무성 코치 역시 젠지 소속으로 4강 진출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서로 다른 팀에 속하게 됐지만, 전원 4강에 진출하게 된 2020 DRX 멤버들 (출처: L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