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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돈 받고 GG’ 스타 승부조작 사실로 판명

전·현직 프로게이머 11명과 조폭 출신 인물도 가담

정우철(음마교주) 2010-05-16 14:37:48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리그의 ‘승부조작’이 사실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수사2부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를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 도박 사이트를 통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혐의로 박모(25) 씨를 구속·기소하고, 정모(24) 씨를 비롯해 현직 프로게이머 마모(23) 씨와 원모(23)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 조폭 출신이 조작 주도, 공군 선수도 참여

 

검찰의 수사로 밝혀진 사실은 충격적이다. 우승 경력이 있는 유명 프로게이머와 현역 군인 신분인 공군 에이스의 선수까지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 마모 씨와 원모 씨로부터 돈을 건네받고 일부러 져 준 프로게이머는 7명. 이 중에서 6명은 검찰에 의해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고, 공군 에이스 소속 1명은 군 검찰로 인계됐다.

 

승부조작을 주도한 박모 씨는 지난해부터 조직폭력배 출신 김모 씨와 함께 조작을 치밀하게 준비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모 씨는 직접 프로게이머 양성학원을 운영하면서 자신을 통해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를 매수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약 14천만 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 승부조작을 위해 프로게이머를 매수할 때 사용한 금액은 한 건당 200~6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3리그 소속 축구선수인 정모 씨는 직접 프로게이머 마모 씨에게 300만 원을 전달해 승부조작에 나섰다.

 

 

■ 전·현직 프로게이머 11명 승부조작에 가담

 

이들이 유명 프로게이머를 승부조작에 가담시킨 이유는 불법 도박 사이트의 배당금 때문이다. 실력이 검증된 선수가 질 경우 높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어 마모 씨와 원모 씨를 통해 프로게이머를 매수한 것이다.

 

원모 씨는 8회에 걸쳐 프로게이머 6명을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돈을 받고 자신의 경기에서도 일부러 진 것으로 알려졌다. 화려한 우승 경력을 갖춘 마모 씨는 프로게이머 2명을 매수하고, 그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돈 일부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은 돈’을 받은 일부 프로게이머들은 경기에서 방어를 허술하게 하거나, 자신의 전술을 미리 상대방에게 귀띔해 줘서 일부러 경기를 패배로 이끌어 갔다.

 

검찰 관계자는 “공인대회인 스타 리그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정상급 프로게이머를 포함한 전·현직 게이머 11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승부조작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성교육 강화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승부조작에 연루된 프로게이머들을 자체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며, 각 프로게임단은 해당 선수들을 공식 엔트리에서 삭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