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치는 경품이벤트? 유저가 소송 제기

고가의 상품을 경품으로 내건 게임업체들은 과연 이 상품을 제대로 유저에게 주는 것일까? 

중형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건 온라인게임 업체가 이벤트에 참여한 유저에게 소송을 당하는 일이 발생,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피고가 된 곳은 <샤이야>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업체 소노브이와 경품 당첨자.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원고인 오씨는 지난 5일 소노브이와 경품인 그랜저TG의 당첨자인 허씨를 상대로 3,000만원을 손해배상하라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 사건을 맡은 넥스트로 법률사무소 박진식 변호사는 "지난 1월에 소노브에서 시작한 ‘극한의 PK 이벤트 사투! 성물을 파괴하라!’ 4회차 이벤트에서 게임내에 있는 성물을 파괴하면 나오는 징표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람에게 그랜저TG를 주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징표를 355개나 모은 원고가 당첨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노브이가 캐릭터의 보관함과 인벤토리에 채울 수 있는 최대 징표의 개수가 240개이기 때문에 240개를 모은 유저 중 한명을 당첨자로 정했다는 해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이벤트 내용에는 징표 개수를 240개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같은 계정의 다른 캐릭터에 115개를 더 모은 원고 오씨가 경품 당첨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징표 최다보유자에게 이벤트 경품을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고, 계정에 있는 여러 캐릭터에 징표를 모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소노브이가 한 캐릭터에 있는 징표만 카운트한다’고 해명한 내용은 유저들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사항이었다”고 반박했다.

소노브이의 이벤트 공지내용. 이번 사건은 4회차 이벤트에 관한 것이다.

원고는 소노브이와 당첨자인 허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게임 이용자들이 당첨자 선정에 관해 의혹을 제기하자 피고인 허씨가 게임 게시판에 이벤트에서 모을 수 있는 징표의 개수가 240개이고 하나의 캐릭터에만 해당된다는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글을 올렸다”며 “유저들이 알 수 없는 사항을 사전에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은 소노브이와의 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 “2월 13일에 이벤트를 종료한다고 공지한 후 다음날 정오까지 이벤트 아이템인 징표를 얻을 수 있도록 했고 이에 대해 항의하면서 당첨자인 허씨가 이벤트 이후의 시간에 징표를 얻은 것 아닌지 밝혀달라는 요구를 거부해 더욱 의혹을 갖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피고 허씨를 이벤트에 당첨시키기 위해 이벤트 기간을 의도적으로 연장했고 징표의 개수를 자의적으로 240개로 제한했다는 것이 원고측의 판단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샤이야> 유저들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소노브이가 당첨자의 서버와 레벨, 계정접속시간, 징표를 얻은 시점 등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 ‘kimsh29’는 “징표를 많이 모은 유저에게 경품을 지급하기로 했다면 당첨자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게임사에서 주최하는 이벤트는 언제나 뒷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bang0656’ 역시 “소노브에서 계정 아이디하고 이름을 발표했지만 아무거나 써놓고 당첨자라고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이에 대해 소노브이 관계자는 “게임 운영팀에서 해당 이벤트를 투명하게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씨와 당첨자가 징표의 개수가 같았고 레벨도 동일해 플레잉타임이 많은 허씨를 당첨자로 정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오씨가 소비자보호원을 통해서도 이의를 제기해 관련된 사항을 공문으로 제공해 충분히 답변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원고측이 말한 의혹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