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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타vs워3 프로게이머, 스타크래프트2 맞대결!

스타크래프트2 베타 커뮤니티 토너먼트 8강 진행

안정빈(한낮) 2010-05-22 04:14:07

5월 31일로 예고된 <스타크래프트 2>의 베타테스트 종료를 앞두고 블리자드가 커뮤니티 토너먼트를 주최했습니다. 이에 따라 ‘스타2 커뮤니티’ 8곳이 참여한 8강전이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서울 목동의 곰TV 스튜디오에서 생중계로 펼쳐졌습니다.

 

8강전 이틀째인 21일에는 디스이즈게임의 <스타크래프트 2> 커뮤니티 ‘스타2 디스’가 출전했습니다. 스타2 디스의 대표선수는 <워크래프트 3>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구성된 Prime 클랜원들이었는데요, ‘보는 맛이 살아 있었던’ 현장 소식과 경기 결과를 정리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스타크래프트 2> 커뮤니티 토너먼트가 열린 목동 곰TV 스튜디오.

 

 

■ ‘워3’와 ‘스타’ 출신 프로게이머들의 맞대결

 

스타2 디스의 8강전 상대는 PlayXP였습니다. 4강행 막차 티켓이 걸린 8강 마지막 경기였죠. 대결 방식은 3전 2선승제. 1차전과 3차전은 1:1 개인전, 2차전은 2:2 팀전입니다. 팀당 출전 선수는 3명으로, 반드시 테란, 저그, 프로토스가 한 명씩 있어야 합니다.

 

PlayXP의 대표선수는 전(前)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구성된 oGs 클랜원들입니다. ‘사기수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서기수 선수(프로토스)와 김성제 선수(테란), 박상익 선수(저그)가 참가했죠.

 

스타2 디스의 대표선수는 전(前) <워크래프트 3> 프로게이머로 구성된 Prime 클랜원들입니다. 과거 ‘낭만 오크’로 명성을 쌓은 이중헌 선수(테란)와 브레이브 팔라딘’이었던 오창정 선수(프로토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2> 베타 플래티넘 1위인 ‘페인킬러’ 이형주 선수(저그)입니다.

 

양쪽 팀 모두 각자의 게임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로 구성돼 있는데요, 공교롭게도 한쪽은 <스타크래프트> 출신, 다른 한쪽은 <워크래프트 3> 출신입니다. 게다가 6명 모두 e스포츠에 관심 있는 유저들이라면 자주 들어 봤을 낯익은 이름들이죠.

 

덕분에 대진표가 공개된 직후부터 8강 마지막 경기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3> 출신 프로게이머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PlayXP와 스타2 디스의 출전선수 엔트리.

왼쪽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의 선수들로,

오른쪽은 <워크래프트 3> 프로게이머 출신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1차전] 이형주(Z) vs 서기수(P)


1차전은 스타2 디스의 이형주 선수와 PlayXP의 서기수 선수가 맞붙었습니다. 선택된 맵인 고철처리장은 양쪽 시작지점의 위치가 매우 가깝지만 지름길이 바위로 막혀 있는 게 특징이죠. 지상 병력은 바위를 파괴하기 전까지 먼 거리를 돌아가야 합니다.

 

고철처리장은 한때 뮤탈리스크를 활용하는 저그가 유리한 맵이었지만, 잇단 패치로 지금은 밸런스가 잘 맞는 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2시에 위치한 서기수 선수는 시작과 동시에 전진 2관문 전략을 택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프로토스도 길을 막기 쉬운 점을 이용해 두 개의 관문으로 길을 막고, 빠른 멀티를 가져가는 전략이죠. 이에 맞서는 이형주 선수는 저글링과 바퀴의 조합을 선택했습니다.

 

저글링+바퀴 러시에 무너지는 서기수 선수의 전진 관문.

 

경기 초반, 서기수 선수가 광전사 두 기로 이형주 선수의 본진을 습격합니다. 이형주 선수는 여왕을 미끼로 광전사를 끌어들인 다음, 갓 뽑은 저글링으로 길목을 막았죠. 광전사를 퇴치한 이형주 선수가 곧장 기세를 몰아 소수의 저글링과 바퀴로 반격에 나섭니다.

 

두 기의 추적자와 광전사들로 버티던 서기수 선수는 추가로 도착한 저글링 증원군에 관문을 파괴당합니다. 파수기의 역장으로 시간을 끌어보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 저글링이 본진까지 들어오자 이내 GG를 선언합니다.

 

본진에 광자포를 건설하며 버텼지만, 결국 저글링에 GG.

 

 


[2차전] 이중헌(T)+이형주(Z) vs 김성제(T)+박상익(Z)


2차전은 스타2 디스의 이형주, 이중헌 선수와 PlayXP의 김성제, 박상익 선수가 펼친 2:2 대결입니다. 맵은 황혼요새. 같은 팀끼리 거리가 가깝고 입구가 하나라 공동수비지역이 만들어지는 팀플레이용 맵이죠. 주로 테란이 건물을 이용해 입구를 막은 후 중후반 유닛으로 승부를 봅니다.

 

초반부터 양쪽 테란이 건설로봇으로 상대방을 견제합니다. 양쪽 저그는 본격적으로 테크트리를 타는 듯했습니다. 이어서 테란들이 입구막기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황혼요새 맵에서의 진행입니다.

 

바로 그때, 이형주 선수의 저글링이 이제 막 공동수비지역을 막고 있던 김성제, 박상익 선수의 진영 안으로 뛰어들어갑니다. 건설로봇이 두 번째 벙커의 건설에 들어가기 직전의 틈을 노린 것입니다.

 

테크를 올리는 대신, 저글링의 이동속도 업그레이드를 선택한

이형주 선수의 저글링이 적진으로 침투하는 데 성공!

 

결국 김성제 선수의 건설로봇이 이형주 선수의 저글링 기습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습니다. 이어서 이중헌 선수의 사신과 이형주 선수의 저글링 증원군이 도착하면서 김성제 선수는 사령부만 겨우 피신시킵니다.

 

하지만 그 사이, 테크를 탄 박상익 선수의 뮤탈리스크가 완성되면서 상황이 달라집니다. 박상익 선수의 뮤탈리스크는 이중헌 선수의 테란 진영으로 날아가 자원 채취를 중단시킵니다. 단숨에 상황이 역전되는 분위기로 흐르면서 경기가 재미있어집니다.

 

타이밍 저글링 러시를 하느라 테크가 늦었던 이형주 선수는 여왕과 방어건물로 박상익 선수의 뮤탈리스크를 막고, 자신도 뮤탈 체제를 갖춥니다. 잠시 후, 박상익 선수의 뮤탈을 몰아낸 이형주 선수 덕분에 이중헌 선수도 다시 자원 채집을 시작하게 됩니다. 상대편 김성제 선수는 이미 기지가 정상화된 상황이었죠.

 

이후 양쪽 저그는 뮤탈리스크에 집중하고, 다시 체제를 갖춘 테란은 뮤탈리스크를 지원하기 위해 토르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충분히 병력을 모은 두 팀은 토르 2기와 다수의 뮤탈리스크를 대동한 채 맵 중앙에서 전면전을 펼치죠. 결과는 토르의 컨트롤이 조금 더 좋았던 이중헌, 이형주 선수의 승리. 토르 2기와 5~6마리의 뮤탈리스크를 남긴 스타2 디스 팀은 그대로 김성제 선수의 본진에 들어가 GG를 받아 냅니다.

 

이로써 세트 스코어 2:0, 스타2 디스 팀이 4강에 올라갑니다. 4강전의 상대는 8강에서 스타2 메카와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한 PGR21 팀입니다.

 

2차전에서 승리한 이중헌, 이형주 선수.

 

 

■ <스타크래프트 2> e스포츠의 가능성을 엿보다

 

<스타크래프트 2>를 처음 접했을 때 e스포츠 팬들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배틀넷에 접속해서 플레이해야 하는 상황에서 0.1초 단위를 겨루는 프로게이머의 컨트롤이 제대로 발휘되기 힘들 것이고, 3D 그래픽은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였죠. 유닛마다 정해진 상성이 지나쳐서 컨트롤의 맛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도 있었죠.

 

하지만 이번 베타 커뮤니티 토너먼트에서는 최소한 (구경꾼의 입장에서) 위의 세 가지 문제점은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선수들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상황마다 아슬아슬한컨트롤을 보여줬고, 게임을 거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도 누가, 왜 우세한지 알 수 있을 만큼 경기 진행도 직관적이었습니다.

 

상성에 대해서는 섣불리 말할 수 없지만 토너먼트에 참가한 이중헌 선수의 말을 빌리자면 테크트리가 빠르게 올라가는 게임에서, 뽑을 수 있는 패가 늘어난 덕분에 그만큼 심리전이 더 재미있어진다고 하는군요.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옵저버 시스템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화면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TV에서는 유독 심하더군요.

 

아직도 숱한 변수가 남아 있지만 게임 자체만 놓고 봤을 때글로벌 e스포츠화를 꿈꾼다는 블리자드의 계획이 빈말은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와이드까지 지원하는 고해상도의 3D 게임 화면을 중계하다 보니 화면이 깔끔하게 전달되지 않는 것은 고민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PC 모니터가 아닌 일반 TV에서는 화면이 매우 거칠어지더군요.

 

한편, 이번 승리로 스타2 디스 팀은 4강에 진출했습니다. 준결승은 오는 27일 저녁 같은 장소에서 진행될 예정이죠. TV를 통해 생중계된다고 하니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화에 관심 있는 독자 분들이라면 한번쯤 직접 확인해 보면 어떨까요?

 

왼쪽부터 스타2 디스 팀의 이형주, 이중헌, 오창정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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