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게임하이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넥슨은 26일 게임하이 김건일 회장의 보유 지분 8,664만 주(52.91%) 중 4,800만 주(29.3%)를 732억 원(주당 1,525 원)에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넥슨이 김건일 회장에게 지불해야 할 732억 원 중 300억 원은 계약과 동시에 지급됐고, 5월 27일에 100억 원, 7월 30일에 332억 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게임하이의 주가는 26일 오후 1시부터 매수가 몰리면서 상한가를 기록, 장중 1,710 원까지 상승했다.
■ 게임하이 지분 인수 가격, 의외로 낮다?
당초 게임업계에서는 게임하이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지분 매입 가격은 1,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가총액 2,000억 원이 넘는 게임회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공개된 인수 가격은 732억 원. 기존의 전환사채 매입 가격인 70억 원을 합쳐도 800억 원을 조금 넘는 정도다. 특히 게임하이의 경영권을 넘기는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낮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김건일 회장이 인수 협상 파트너를 급하게 넥슨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조건을 낮췄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건일 회장은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상을 벌이다가 넥슨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넥슨은 과거 게임하이 인수를 검토했다가 포기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결국 김건일 회장이 마지막에 넥슨으로 마음을 바꾸면서 기존의 매각 조건을 완화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넥슨이 게임하이 실사를 통해 재무 구조를 파악하고 실질적인 인수 가격을 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이번 경영권 인수 가격은 게임하이의 실적에 따라 달라지도록 되어 있다.
■ 인수 가격 732억 원은 확정가가 아니다
넥슨이 김건일 회장의 게임하이 지분 29.3%를 인수하면서 지불하는 대가는 732억 원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이 가격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게임하이가 26일 공시한 내용 중 ‘매매대금은 게임하이의 상반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에 따라 조정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조건에 따라 내일(27일)까지 김건일 회장에게 지급되는 400억 원을 제외한 잔금 332억 원은 게임하이의 실적에 따라 증가, 혹은 감소할 수 있다. 넥슨이 김건일 회장에게 지불할 돈이 늘고 줄고는 전적으로 게임하이의 매출에 달린 셈이다. 참고로 양사는 구체적인 조건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 넥슨, 게임하이 지분 30% 이상 확보
이번에 넥슨이 인수한 게임하이의 지분은 29.3%로 일반적으로 경영권을 인수할 때 매입하는 지분의 비율인 30%에 조금 못 미친다.
하지만 넥슨은 이번 지분 인수로 사실상 30% 이상을 확보한 셈이 됐다. 지난 5월 6일 넥슨이 게임하이로부터 매입한 7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가 있기 때문이다.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주식으로 변환되는데, 넥슨은 최소 2% 이상의 게임하이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따라서 넥슨이 가진 게임하이의 전환사채가 지분으로 바뀌는 시점에는 이번에 확보한 29.3%에 2% 이상이 더해져 31%를 넘어서게 된다.
넥슨은 그동안 개발사를 인수하면서 100% 지분 확보를 선호해 왔다. 위젯(메이플스토리), 두빅(컴뱃암즈), 네오플(던전앤파이터), 시메트릭스페이스(텐비) 등은 모두 100% 인수였다. 최근 인수한 엔도어즈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67%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넥슨은 장기적으로 게임하이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소 50% 이상의 지분이 있어야 안정적인 자회사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넥슨의 한 관계자는 “김건일 회장 지분의 추가 매입은 천천히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넥슨이 추가로 게임하이 지분을 확보할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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