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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블리자드 “KeSPA 사무국과 협상? 이젠 늦었다”

블리자드-그래텍 독점계약 기자간담회 총정리

정우철(음마교주) 2010-05-27 15:32:05

블리자드가 결국 e스포츠 방송 파트너로 곰TV를 선택했다.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26e스포츠 방송 파트너십을 위한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히 <스타크래프트 2> 리그의 준비를 위한 것이 아니다.

 

독점계약에는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2><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워크래프트 3>를 비롯해 향후 발매될 확장팩까지 거의 모든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국내 토너먼트 개최 및 e스포츠 방송 행사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과연 기존 e스포츠 리그와 방송은 어떻게 될 것인가. 블리자드 폴 델라 비타 글로벌 커뮤니티&이스포츠 선임 디렉터와 블리자드 한정원 북아시아 대표, 그래텍 배인식 대표의 긴급 기자간담회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3년 독점계약서를 주고 받는 블리자드 한정원 북아시아 대표(왼쪽)와 그래택 배인식 대표.

 


 

■ 고품질 방송과 글로벌화에 앞장서겠다

 

케이블 방송사 위주의 방송에서 인터넷 방송인 곰TV로 주도권이 넘어갔는데, 방송화질을 생각하면 큰 차이가 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배인식: 방송의 화질 문제와 관련해서 현재 곰TV HD 방송 설비를 준비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2>의 경우 게임 자체가 고해상도이다 보니 기존의 케이블 방송에서도 표현이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

 

오히려 기존 케이블 방송의 경우 HD 송출을 위한 장비 외에도 시청자가 별도의 셋탑박스와 함께 HD급 TV를 준비해야만 한다.

 

반면 인터넷 방송의 경우 PC에서 시청하기 때문에 기존 모니터에서 HD 방송을 장비 문제 없이 볼 수 있다. 결국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적인 면에서는 곰TV가 더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텍은 CJ그룹의 계열사로 독점계약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같은 그룹에 묶여 있는 온게임넷과 서로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궁금하다.

 

배인식: 우리가 CJ의 계열사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법적으로 계열사는 아니며 CJ는 대주주일 뿐이다. CJ미디어와의 교감이 있었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우려하고 있는 대주주의 영향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현재 2개의 게임 방송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향후 서브 라이센스 계약을 훌륭하게 진행할 것이다. 우리는 e스포츠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e스포츠와 관람문화를 망칠 생각은 없다.

 

 

TV는 그동안 글로벌 진출에 대해 욕심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국내 계약만 되어 있다. 해외 방송 송출은 어떻게 되나?

 

: 해외방송이라는 부분이 이번 파트너 쉽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본다. e스포츠를 한국 외에 전 세계로 확대하고자 하는 열정을 공유하고 있다.

 

일단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2>리그의 전세계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TV는 그 능력도 있다고 본다.

 

배인식: 글로벌 송출은 곰TV e스포츠를 바라보는 가장 큰 가치이자 비전이다.

 

이미 워크래프트3 인비테이셔녈의 경우 영어해설을 덧붙여 미국 서버에서 해외송출을 한 바 있다. 이때 많은 가능성을 확인했다. 당시 방송 시청자가 10만 명이었는데, 아무런 마케팅 없이 큰 효과를 봤다.

 

따라서 이번 블리자드와 독점계약을 통해 한국의 e스포츠 콘텐츠 영상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시장을 글로벌로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정원: 블리자드가 e스포츠에 참여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더 멋진 게임과 화면을 보여주는 데 참여할 수 있다. TV와 손잡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글로벌화이다. 선수 입장에서도 한국이 아닌 세계로 진출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그만 큼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본다.


 

 

■ 진행 중인 프로리그는 보장, 이후는 협상이 중요

 

TV가 독점 계약을 맺으면서 기존 리그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만약 KeSPA와 구단이 기존 리그를 강행한다면 어떻게 되나? 또 기존 방송사의 리그 방송 여부는 어떻게 되는가?

 

한정원: 이번 곰TV와 블리자드의 계약은 리그 개최 및 방송권의 3년 독점계약이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e스포츠의 활성화와 동시에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모두를 만족할 수 있기 때문에 곰TV와 계약했다.

 

기존에 개최되던 스타 리그는 일단 8월에 마무리되기 때문에 최대한 양해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후의 리그 개최는 해당 단체와 기업 등 이해 관계자와 블리자드 및 곰TV가 합의점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일단 현재 진행 중인 스타 리그는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다.

 

배인식: 우리는 단순히 중계권만 계약한 것이 아니다. 방송 및 리그 독점권 외에 서브 라이선스 권리도 가지고 있다. 기존 방송사가 우리와 계약을 하면 계속 방송할 수 있다.

 

 

프로리그 외에 수많은 게임 리그가 개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경우에도 곰TV와 별도 계약을 해야 하는가?

 

: 소규모 비상업적 토너먼트는 가급적 허용할 것이다. 소규모 리그 및 토너먼트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육성하는 데 좋은 수단이라고 본다. 특히 블리자드는 서로 경쟁하며 게임을 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비상업적이라면 문제 없다. 하지만 프로리그나 상업적인 토너먼트 등은 허가하지 않는다.

 

 

그래텍은 향후 기존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와 별도의 리그도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배인식: 머리 속으로는 향후 어떤 리그를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있다. 중요한 것은 독점계약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e스포츠를 이끌어 온 단체와 힘을 합쳐 진행한다는 것이 지금의 계획이고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별을 예상하고 계획하지는 않고 있다.

 

 

MSL과 같이 향후 진행 되어야 할 개인 리그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한정원: MSL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일단 그래텍과 어떻게 리그를 진행할지를 당사자끼리 빠르게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기존 콘텐츠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 할 것이다.

 

추가적으로 <스타크래프트>가 공공재라고 말하는데, 우리는 한번도 공공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스타크래프트>는 블리자드의 중요한 지적재산권 중의 하나라고 보고 있다.

 


 

 

■ 블리자드, KeSPA와 사무국은 별개로 규정

 

TV와의 계약 조건과 기존 협상 내용을 밝힌 KeSPA와의 향후 협상 여부에 대해서 궁금하다.

 

한정원: 예전도 그렇지만 협상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비밀조항으로 묶여 있다. 따라서 조건과 협상내용은 말할 수 없다. 말할 수 있는 것은 향후 3년 이상 e스포츠에서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인정 받고 같이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는 것이다.

 

KeSPA 사무국의 협상내용 공개는 개인적으로 충격적이었다. 일단 내용 자체가 블리자드가 동의하지 않은 내용이었고, 이를 NDA 조항을 어기면서 공개했다. 특히 누구도 동의하지 않은 내용을 공개했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확실히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블리자드는 KeSPA를 구단과 선수의 모임이라고 보고 있으며, 그동안 협상 대상이 된 것은 KeSPA 사무국이라는 점이다.

 

사무국과의 협상은 이미 늦었다고 보인다. 즉 기존 방송사, 구단, 프로게이머와는 계속 파트너로 인식하고 언제든지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다.

 

 

KeSPA를 구단과 선수의 모임이라고 규정하고 협회 사무국과 다른 개념으로 보고 있다면 블리자드는 향후 별도의 협회를 만들 생각인가?

 

한정원: 중요한 것은 KeSPA 사무국이 아니라 e스포츠와 방송사, 그리고 선수들이다. 어떤 그림을 만들겠다고 당장 말하기는 힘들지만 나름대로 방향을 정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이 기회에 e스포츠를 확실하게 활성화 시키자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에서만, <워크래프트 3>는 해외에서만 활성화된 것이 사실이다. <스타크래프트 2>는 우리가 준비만 잘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결론적으로 이해 관계자(구단, 선수. 방송사)와 대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별도 협회를 만든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된다.

 

KeSPA 사무국이 아닌 선수와 구단과 직접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e스포츠는 공공재라는 개념이 이번 독점계약을 통해서 블리자드와 그래텍의 상품이라는 개념으로 바뀌게 됐다.

 

배인식: e스포츠가 공공재로 성격을 가진다는 점은 동의 하지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 음악, 방송, 서적 등 문화부가 지원하는 것은 공공재가 아니다. e스포츠에서 어떤 기업이 활동한다고 해서 정부가 지원을 중단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임요환의 콘텐츠가 배용준이나 다른 한류 스타보다 팬이 많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더욱 활성화해야 하지 않는가? 억울한 것은 그래텍은 한국 회사이고, 곰플레이어는 해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글로벌에서 관심 받지 못 했던 콘텐츠를 우리가 송출하고 키워 나간다는 것인데 왜 정부에서 배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기존 KeSPA가 진행하던 정식 스포츠 인정 및 아마추어 리그 운영 등의 계획은 블리자드와 그래텍도 준비하고 있나?

 

한정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KeSPA는 구단과 선수의 모임이고 그들과 향후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액션을 취하기 전에 뭐라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e스포츠 팬과 선수들이다.

 

팬들의 걱정은 앞으로 e스포츠를 계속 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향후 블리자드는 e스포츠에서 보다 멋진 화면을 보여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다. 또 이번 기회가 e스포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다.

 

 

항간에서는 e스포츠 시장이 크게 확대되니까 블리자드가 이득을 취하기 위해 나섰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한정원: 블리자드가 조용히 있다가 나서게 된 계기는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이용해 다른 단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직후부터이다.

 

즉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협의도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나섰다. 계약도 안 된 상태에서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우리도 언론에서 보고 안 것이지만 그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협상은 이야기를 하면서 맞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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