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가 KeSPA에게, “협상은 그래텍과”

블리자드가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의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블리자드 코리아는 앞으로 국내에서 e스포츠 협상은 그래텍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KeSPA, 블리자드 향해 공개질의

KeSPA는 31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2개 프로게임단과 함께 블리자드에 공식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공개질의는 세 가지였는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았다.

▲ 블리자드가 유관기관의 경영에 간섭하고 소유권을 과도하게 주장하는 것이 정당한가? ▲ 리그 초창기에 침묵하다가 뒤늦게 블리자드가 지적재산권을 주장하고 나선 의도가 무엇인가? ▲ 블리자드는 협회와 게임단 대표가 공동으로 협상에 나설 경우 응할 의사가 있는가?

KeSPA는 블리자드가 공개질의에 답변하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 협상 과정에서 나온 블리자드의 무리한 요구를 상세하게 밝히고, 협회 차원의 강경대응 방침 등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리자드를 최대한 압박해서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블리자드 “이미 충분히 대답했다”

KeSPA의 공개질의에 대한 블리자드의 답변을 듣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블리자드는 굳이 하나 하나 대응하는 것이 무의미하고, 이미 충분히 대답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오늘 KeSPA의 공개질의에 대한 답은 지난 27일 블리자드-그래텍 기자간담회를 통해 충분히 말했다. 또한 마이크 모하임 대표의 편지가 답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블리자드 한정원 북아시아 대표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협의도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보고 나섰다”라고 밝혔다. KeSPA의 두 번째 공개질의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 블리자드 “국내 협상은 그래텍과”

블리자드는 KeSPA의 마지막 공개질의인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협상의 주체가 독점계약을 맺은 그래텍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래텍과 협상하라는 뜻이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 협상의 주체는 그래텍이다. 이를 위해 중계 및 리그 개최와 관련한 독점계약을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블리자드가 KeSPA와 협상을 진행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8월 이후에도 KeSPA가 계속 <스타크래프트>로 리그를 진행하려면 그래텍과 협상해야 할 전망이다. 그래텍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기존의 게임 방송사를 비롯해 KeSPA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7일 블리자드는 그래텍과 e스포츠 독점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향후 블리자드 게임의 국내 e스포츠는 그래텍과 협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