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는 게임업계에 있어서 한해, 나아가 향후 10년을 볼 수 있는 대형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
5년 전 E3 2005에서 던져진 게임업계의 화두는 고화질(HD)이었다.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HD 영상은 게임에 있어서 꿈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Xbox360, PS3가 등장하면서 HD 영상은 기술적 발전에 힘입어 보급에 탄력이 붙었고, 이와 함께 일반 영상분야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5년이 지나고 E3 2010을 앞둔 시점에서의 새롭게 떠오른 게임업계의 신기술 화두는 두 가지. 바로 3D 입체영상과 모션 컨트롤이다. 두 화두는 곧 E3 2010을 뜨겁게 달굴 핫이슈이기도 하다. 먼저 3D 입체영상에 대해서 살펴보자.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3D 입체영상을 지원하는 플랫폼 등장
올해 E3에서 선보일 게임 기술 중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바로 3D 입체영상(이하 3D)이다. 그것도 단순한 3D가 아니다. HD 화질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3D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고화질과 사운드를 넘어선, 실감나는 게임의 체험을 입체감을 느끼는 영상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SCE) 같은 콘솔 메이커들은 게임 개발사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Xbox360과 PS3는 이미 하드웨어적으로 3D 입체영상의 기술 지원을 마무리한 상태다. 지난 CES 2010에서 양사는 3D 입체영상 지원을 선언했고, 관련 콘텐츠도 일부 선보였다.
SCE는 오는 6월 10일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PS3에서 3D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Xbox360의 경우 3D 입체영상 게임 진출은 선언했지만 어떻게 지원할 것인 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Xbox360은 LG와 손잡고 3D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협약을 맺은 상태이다.
3대 콘솔 메이커는 모두 3D 입체영상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
Xbox360과 PS3의 3D 기술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3D 안경을 착용해야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닌텐도는 편광안경이 없어도 볼 수 있는 3D 기술을 선보인다. 바로 닌텐도 3DS다.
IT 업계 전문가들은 3D 기술이 가장 빠르고 쉽게 적용되는 분야로 게임을 손꼽는다. 기본 제작 소스가 모두 3D 렌더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약간의 변경만 더하면 기존 게임들도 쉽게 입체영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3D 영화 <아바타>가 세계적인 대성공을 거두면서 3D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이런 기세가 게임업계로 넘어온 셈이다. 이미 많은 메이저 개발사들이 HD 3D 분야 진출을 선언했고, 이미 관련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메이저 게임사들은 오는 E3 2010에서 자세한 기술 내용과 함께 어떤 식으로 3D 영상을 구현할 지 공개할 예정이다.
잠깐! 3D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방법은? ① 색채 필터(Anaglyph): 적청안경을 사용한 3차원 입체영상 감상. ② 편광(Lenticular): 렌티큘라 편광판과 편광안경을 사용한 3차원 입체영상 감상. ③ 셔터글래스(Shutter Gloass): LCD 셔터 클래스 안경을 사용한 3차원 입체영상 감상.
<아바타>가 3D 입체영상의 재미를 알리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 게임 타이틀은 장르별로 준비 완료!
하드웨어는 이미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값비싼 깡통이나 다름 없는 법.
일단 깡통이 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메이저 게임 개발사를 중심으로 미래의 게임 혁명이 3D에서 올 것으로 예측하고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E3 2010 이전에 진행된 몇몇 IT 쇼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EA는 이미 E3 2010의 주요 타이틀로 3D 대응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아울러 발표될 게임들이 향후 EA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는 계획을 넌지시 알리기도 했다. 유비소프트는 “3D 게임이 비디오 게임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2012년까지 전체 신작의 50%를 3D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제작하겠다”라고 공언해 놓은 상황이다.
과격하게 말하면 2D게임의 시대를 종료하고 진정한 3D게임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볼 수도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대부분의 영상이 입체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개별 게임 타이틀의 경우에는 이미 다양한 장르에서 3D 기술이 적용돼 있다. 특히 레이싱 장르에서 3D의 입체감은 확실히 증명되고 있다. 거리감과 속도감을 눈으로 인지하고 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란투리스모 5>와 <모터스톰 퍼시픽 리프트> 등은 3D 버전이 별도로 시연까지 되고 있는 상태이다.
<킬존 3> <기어즈 오브 워 3> 시리즈의 처럼 TPS 장르도 마찬가지. 총알이 플레이어를 향해 날아오는 듯한 느낌, 상대의 공격이 위협적으로 생각되는 느낌 등을 확실히 표현하고 있다. 마치 게임을 하다가 자신의 몸을 움직여서 피해야 할 정도로 말이다.
스포츠 장르야 말로 3D 기술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LB 10 더 쇼>의 예를 들어보자. 타석에 들어서서 투수의 공을 바라볼 때 확실한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외야 수비의 경우에도 공의 각도와 거리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TV를 보는 관중의 시선이 아닌, 선수의 시선으로 게임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 아직도 남아 있는 과제들
3D 기술이 적용된 게임은 현실감을 확실히 느끼게 해 주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를 증폭시킨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다.
기본적으로는 추가 비용과 장비의 구입이다. 닌텐도 3DS를 제외한 모든 콘솔은 자체적으로 3D 기술을 지원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편광안경과 3D TV가 필요하다. 이를 구입하기 위한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별도의 안경이 있어야 제대로 된 3D 입체영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정면에서 화면을 봐야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3D의 구현 원리가 양쪽 눈의 착시현상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외에도 눈의 피로감과 멀미 현상 등으로 오랫동안 게임을 즐기기 힘들다는 문제도 남아 있다.
과연 메이저 게임사들이 이런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했는 지도 E3 2010의 중요 체크 사항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