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플라이와 엠게임이 손을 잡았다.
엠게임은 9일 드래곤플라이와 전략적 업무제휴 조인식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드래곤플라이가 개발한 신작 게임들은 엠게임에서도 채널링 방식으로 서비스된다. 엠게임 포털에는 드래곤플라이의 게임들을 위한 ‘드래곤플라이존(가칭)’도 개설될 예정이다.
■ 포털이 필요한 드래곤플라이, IP가 필요한 엠게임
두 회사가 손잡은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 2>를 비롯해 <솔져 오브 포춘 온라인> <볼츠앤블립> 등 올해에만 4~5종의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FPS 게임 중심에 캐주얼 게임이 섞여 있는 그림이다. 게임포털이 없는 드래곤플라이로서는 연이은 ‘같은 장르’의 게임 공개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반면, 엠게임의 신작 라인업은 <열혈강호 2> <아르고> <발리언트> 등 MMORPG와 MORPG 일색이다. 게다가 야심차게 서비스를 시작한 <오퍼레이션 7>와 <열혈강호 사커> <저스티쇼> 등 ‘비 MMORPG 게임들’은 국내 흥행에 실패했다. 자연히 포털을 채울 FPS와 캐주얼 게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업무제휴도 엠게임과 드래곤플라이가 <퀘이크워즈 온라인>의 채널링 서비스 계약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휴가 사실상 두 회사의 ‘빈자리 채우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드래곤플라이는 IP를 갖고 있지만 포털이 필요하고, 엠게임은 포털을 갖고 있지만 IP가 필요했다”며 이번 업무제휴가 두 회사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 잇단 인수합병(M&A)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
게임업계에서 최근 끊이지 않는 인수합병 소식도 두 회사의 제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의 인수합병은 대형 퍼블리셔가 자체 개발력과 IP를 갖춘 중견 게임사를 통째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열혈강호 2>와 <아르고> 등 신작 라인업을 다수 보유한 엠게임과 <스페셜포스> IP를 갖고 있는 드래곤플라이 역시 피인수 우선 순위로 거론되기도 했다. 두 회사 모두 자체 개발력을 가진 코스닥 상장사라는 사실도 이런 예상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넥슨에 이어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 위메이드까지 인수합병에 뛰어들면서 사실상 대형 퍼블리셔에 의한 인수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실제로 드래곤플라이는 위메이드의 조이맥스 인수발표 이후 인수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연이은 주가 하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섣불리 합병에 나설 수도 없는 만큼 ‘최대한 안전하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이번 업무제휴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이번 업무제휴가 인수합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두 회사 관계자 모두 “이번 업무제휴는 말 그대로 제휴다. 인수합병은 계획에 없으며 확대해석도 곤란하다”라고 못을 박았다.
엠게임은 FPS와 캐주얼 게임이 부족한 상황이다.
■ <스페셜포스>는 무관, <스페셜포스 2>는 미지수
두 회사의 업무제휴에 포함되는 것은 <퀘이크워즈 온라인>을 비롯한 드래곤플라이의 신작 게임들이다. 업무제휴의 대상이 신작에 국한되는 만큼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서비스 중인 <스페셜포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단, 아직까지 퍼블리싱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스페셜포스 2>를 엠게임에서 공동 서비스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만약 <퀘이크워즈 온라인>과 <솔져 오브 포춘 온라인>을 포함해 <스페셜포스 2>까지 업무제휴 대상에 포함된다면 엠게임은 순식간에 든든한 FPS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결국, 엠게임으로서는 MMORPG 이외에 또 다른 장르의 활로를 찾게 되는 셈이고, 드래곤플라이는 신작의 직접 서비스 말고도 엠게임의 포털이라는 새로운 유통 창구를 확보하는 셈이다.
한편, 이번 업무제휴는 국내 서비스에 국한된다. 또한, 업무제휴는 퍼블리싱이 아닌 채널링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른 게임사와의 추가 채널링 계약도 가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