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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라이엇, “발로란트 카피했다” 넷이즈 고소

캐릭터, 맵, 능력 등 유사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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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2-12-09 17:43:45

라이엇 게임즈가 중국 게임사 넷이즈를 표절 혐의로 고소했다. 문제가 된 것은 라이엇의 5대5 FPS <발로란트>와 넷이즈의 모바일 타이틀 <하이퍼 프론트> 사이의 유사성이다.

 

소송을 맡은 라이엇 게임즈의 변호사 댄 네이블에 따르면 소장은 영국, 독일, 브라질,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 걸쳐 제출됐다. 각국의 저작권법에 맞춰 따로 소송을 제기한 것. 따라서 소송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하이퍼 프론트>가 <발로란트>를 상당 부분 복제했다”는 핵심 주장은 같다.

 

우선 <하이퍼 프론트>와 <발로란트>는 5대5 온라인 대전을 벌이는 프리투플레이 FPS 게임으로 장르와 기본 포맷이 동일하다. 그러나 <발로란트>는 2020년 PC용으로 먼저 출시됐다. <하이퍼 프론트>는 안드로이드와 iOS용으로 출시된 2022년 게임이다.

 

<하이퍼 프론트>는 국내 유저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기도 하다. 아직 국내에 서비스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100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받았고 4만 8,000개 리뷰가 작성됐으며 평점은 3.5점을 기록 중이다. 나름의 유저층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라이엇은 영국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두 게임의 유사점을 상세히 지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캐릭터, 맵, 무기, 무기 스킨, 무기 성능 등이 언급된다.

 

더 나아가 라이엇은 넷이즈가 표절 혐의를 교묘히 회피하려 시도한 정황까지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라이엇이 유사성에 불만을 제기하자 넷이즈가 문제되는 부분을 은근슬쩍 수정했다는 것.

 

외신 폴리곤과의 인터뷰에서 라이엇은 “넷이즈는 라이엇의 창의력이 발휘된 인게임 요소들을 모두 복제했다. 캐릭터의 능력 색상을 바꾼다거나, 외형을 조금 바꾸는 정도만으로는 표절이라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라이엇은 소송을 통해 <하이퍼 프론트>의 서비스 중단, 그리고 라이엇이 입은 “막대한 손실”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배상액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넷이즈는 4년 전인 2018년에도 배틀로얄 타이틀 <황야행동>(영문명 <나이브즈 아웃>), <룰즈 오브 서바이벌> 등 두 타이틀로 인해 크래프톤으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한 바 있다. 당시 크래프톤은 라이엇과 마찬가지로 자사 게임의 고유한 톤과 스타일을 도용당했다고 주장했다.

같은해 크래프톤이 에픽게임즈를 상대로도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하다. 에픽게임즈 소송은 결국 철회됐지만, 넷이즈 소송은 1년여 공방 끝에 합의로 마무리됐다.

넷이즈와 크래프톤 양사 간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에픽게임즈와의 싸움을 포기했던 크래프톤이 넷이즈와의 소송은 끝내 철회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합의 이후 <황야행동>의 비주얼 스타일이 <PUBG>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사실 등에 미루어 볼 때, 넷이즈가 크래프톤 측 조건을 받아들여 합의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발로란트>의 세이지(왼쪽)와 지금은 없어진 <하이퍼 프론트>의 엘릭서. 라이엇은 동양풍 콘셉트, 체형, 포즈, 의상 디자인과 색상 등에서 유사성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