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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전설적인 개발자 존 카맥, 메타 떠난다

"VR에서의 내 10년은 이제 끝났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2-12-19 13:35:40

<둠>, <퀘이크>, <울펜슈타인 3D> 개발을 주도한 전설적인 개발자 존 카맥이 메타 VR 총괄 고문직을 사임했다. 12월 16일(현지 시각) 내부 게시물의 유출​로 뉴욕 타임스를 통해 해당 소식이 먼저 알려졌지만, 존 카맥과 메타는 이에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음날 존 카맥은 직원들에게 보냈던 내부 게시물 전문과 자신의 생각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대답을 대신했다.

 

"VR에서의 내 10년은 이제 끝났다"로 시작하는 글에서 존 카맥은 "심경이 복잡하다"고 언급했다. "메타 퀘스트 2(VR기기)는 우리가 처음 기대했던 것처럼 잘 나와줬다"고 하면서도 "문제는 우리의 효율성"이라고 지적했다. "시스템 최적화 담당자로서, GPU 사용률이 5%인 것이 고통"이라며 "말도 안 되는 양의 인력과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을 끊임없이 낭비하고 있다"고 했다.

 

존 카맥은 "사내에서 높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일을 조정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오큘러스가 인수된 후 멘로 파크(메타 본사)로 옮겨가면서 리더십과 임금 투쟁 등을 벌일 수도 있었지만, 프로그래밍에 바빴고, 싸움을 싫어하기에 하지 않았다"며 "이젠 싸움에 지쳤고, 운영할 스타트업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스타트업은 '킨 테크놀로지'(Keen Technologies)로 과거에 그가 이드 소프트웨어에서 만든 초기 작품인 <커맨더 킨>의 이름을 딴 존 카맥의 회사다. 킨 테크놀로지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라고 불리는 범용 인공지능을 다룬다. 과학 시뮬레이션, 그림 그리기 등 특정 과제 수행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인간처럼 적응하고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일컫는다. 

 

반면 "VR은 많은 사람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고, 메타만큼 해낼 수 있는 회사도 없다"고 하면서 "나아질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VR 시장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뜻을 내비치며 글을 마쳤다. 업계의 존경을 받는 존 카맥의 부재가 앞으로 메타의 VR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업계의 존경을 받는 개발자 존 카맥이 메타 VR 총괄 고문직을 사임했다. (출처: 존 카맥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