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방송사의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 서브 라이선스 협상 시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래텍은 지난 7일 MBC게임에 <스타크래프트> 서브 라이선스 협상을 위한 기밀유지협약(NDA) 문서를 보냈다. 디스이즈게임의 취재 결과 그래텍은 온게임넷에 보낼 NDA 문서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블리자드와 파트너사에게 있어 NDA는 협상을 위한 준비 단계다. 지금까지 블리자드는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어떤 내용도 공개하지 않는 NDA를 필수로 맺어 왔다.
거꾸로 말하면 NDA를 맺는다는 것은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작도 하지 않을 협상을 위해 NDA를 맺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래텍이 보낸 NDA 문서에 게임방송사가 서명하는 순간, 협상을 시작할 준비는 끝나는 셈이다.
■ 양대 방송사 “리그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두 게임방송사는 개인리그의 안정적인 진행을 위해 그래텍과 협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MBC게임은 일찌감치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위해서라면 움직일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온게임넷은 10일 그래텍에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에 대해 협상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MBC게임은 이미 ‘빅파일 MSL 서바이버 토너먼트’를 진행 중이고, 온게임넷은 오늘(11일)부터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의 예선전을 시작한다. 그래텍이 “새로운 개인리그는 반드시 서브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마당에 협상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7일 그래텍의 NDA 문서를 받은 MBC게임의 응답은 아직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그러나 e스포츠 관계자들은 “MBC게임이 NDA 문서에 서명하고 협상을 시작하지 않겠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NDA 문서에 서명하는 순간, 협상의 진행 상황을 밝힐 수 없기 때문에 서명했다고 말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미 새로운 개인리그를 시작한 게임방송사들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NDA를 맺고 그래텍과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 KeSPA “급한 불을 끈 것일 뿐” 확대해석 경계
두 방송사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e스포츠협회(KeSPA)의 의사와 반하는 것이다. KeSPA는 지난 5월 31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모든 협상은 KeSPA 사무국이 대표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MBC게임과 온게임넷이 단독으로 그래텍과 접촉하고 나선 것.
이에 대해 KeSPA는 ‘두 방송사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막았다. 당장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방송사의 사정상 이번 리그는 이해해 줬지만 다른 리그나 <스타크래프트 2>에 대한 협상은 여전히 KeSPA를 통할 것이라는 게 KeSPA 측의 입장이다.
KeSPA 김철학 국장은 “당장 시즌의 시작을 눈앞에 둔 방송사의 사정을 고려해 이번 시즌의 단독협상은 협회 차원에서 이해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KeSPA와 게임단은 여전히 내부 의견을 조율하는 중이며 이에 대해서는 차후 따로 발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KeSPA는 양대 게임방송사의 개인리그 협상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