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E3 2010이 열리는 미국 LA 컨벤션센터 주변의 한 풍경입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국가보안법에 딱 걸릴 일이죠. 여기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네요.
얼마 전 북한이 한반도를 통일하고, 일본까지 점령한 뒤 미국을 침략한다는 내용의 홍보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어났던 <홈프론트>라는 FPS 게임이 있었죠. 이 게임을 전 세계에 유통하는 THQ는 E3 현장 마케팅을 위해 인공기를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곳곳에 인공기가 그려진 <홈프론트> 배너가 붙어있지만, 제 눈길을 가장 끌었던 것은 200m 가까운 도로변을 따라 펄럭이는 수많은 인공기였습니다.
그곳이 특히, 다저스타디움과 함께 LA의 대표적인 스포츠 랜드마크인 스테이플센터 건너편이어서 더 흠칫했죠. 왜냐고요? 스테이플 센터가 워낙 대중적으로 유명한 곳이어서 그렇습니다.
- 미국 프로농구팀 LA 레이커스의 홈경기장.
- 김연아 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점을 넘긴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가 열렸던 장소.
- 마이클잭슨의 영결식이 있었던 곳.
- 지난 2002년부터 한국 교민들이 월드컵 경기를 함께 보며 응원하는 곳.
이런 곳 맞은편에 ‘인공기’가 200m 가까이 도로를 따라 펄럭이고 있다는 것은 꽤 놀랄 만한 일이죠.
그런데 과연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얼굴에 철판을 깔고 지나가는 미국인 세 명을 붙잡고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모두 그게 북한의 인공기인지 모르고 있더군요. 아마 평범한 미국 사람들은 북한의 국기가 어떤 것인지 알기 힘들겠죠. (혹시 아프가니스탄 국기 모양 아는 분?)
이 게임이 실제 나왔을 때 미칠 영향도 영향이지만, 그보다 당장 걱정인 게 있습니다.
이곳 시간으로 이번 주 목요일 새벽 스테이플센터에서는 ‘남아공 월드컵 한국 VS 아르헨티나 응원전’이 펼쳐집니다. 이 경기를 보러 온 한국 교민들은 인공기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들까요?
/LA(미국)=디스이즈게임 임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