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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넥슨 카드, 미국에서 ‘5년 동안 4만배 확장’

북미 게임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넥슨의 사업 모델

정우철(음마교주) 2010-06-15 19:27:14

미국 선불카드 시장의 1위는 앱스토어를 보유한 애플의 기프트(Gift) 카드다. 그렇다면 2위는 누굴까? 반갑게도 넥슨 아메리카의 선불카드다.

 

 

■ 꼭 풀어야 했던 숙제, 선불카드의 보급

 

처음부터 넥슨의 선불카드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05년 넥슨 아메리카가 설립됐을 당시, 미국에서 부분유료화는 낯선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미국인들은 패키지로 게임을 구입하고 이후 추가 비용을 내지 않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미국 업계도 마찬가지였다. MP3 음악을 사려고 선불카드를 구입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상식 밖의 일로 치부했다. 실제로 넥슨이 선불카드를 선보였을 때 이를 취급한 점포는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넥슨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국은 한국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휴대폰 등의 소액결제 수단이 거의 없는 불모지다. 결국 넥슨이 미국에서 게임사업을 진행하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기반시설까지 구축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넥슨이 미국에서 주요 타깃으로 삼은 연령층은 14~17. 신용카드 결제가 일반화된 미국에서 그 또래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취약 연령대였다. 넥슨의 게임이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선불카드의 보급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였다.

 

지금은 다양한 유통망에서 넥슨의 선불카드를 취급하지만, 처음엔 한 곳에 불과했다.

 

 

■ 시장은 소비자에 의해 변한다

 

선불카드 보급의 기본 목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거리에서 쉽게 넥슨 카드를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그 전에 먼저 미국 유저들이 흥미를 가질 만하고, 접근성이 높은 게임이 필요했다.

 

<메이플스토리>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미국 동시접속자수 7만 명을 기록 중인 <메이플스토리>는 자연스럽게 미국 유저들에게 넥슨 카드의 필요성을 인식시켰다부분유료화의 불모지 미국에서 해당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시키고 안정화시키는 데 걸린 시간은 5.

 

5년의 노력 끝에 넥슨 카드를 취급하는 미국의 점포는 약 4만 개로 늘어났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수치로 따지만 ‘5년 만에 4만 배의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넥슨 아메리카의 다니엘 김 법인장은 처음에는 기차를 운행하기 위해 철도를 먼저 깔아야 하는 느낌이었다. 이제서야 겨우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기분이다. 앞으로도 모바일 결제와 함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해 유저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넥슨이 이번 E3 2010을 통해 <마비노기 영웅전> <드래곤네스트> <던전앤파이터>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는 이유도 어찌 보면 간단하다. 미국 유저들에게 자신 있게 세 가지 액션 게임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미국에서 스스로 부분유료화 모델을 개척했고,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좋은 게임이 있으면 시장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는 배움을 지금 다시 실천하고 있다. 

 

넥슨 카드 외에 모바일 결제 등 유저의 선택권을 넓히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