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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신작 취소·연기한 유비…“매각 제안 내놨다가 비웃음 사”

‘어려움’ 호소하며 전략 수정 발표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3-01-12 12:29:08

유비소프트의 트리플A 해양 게임 <스컬 앤 본즈>가 여섯 번째 연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9월 다섯 번째 연기와 함께 발표한 ‘2023년 3월 9일 발매’ 기한이 다시 깨지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개발 중이던 비공개 게임 3종도 취소되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스플린터 셀 VR>, <고스트리콘 프론트라인> 등 게임 취소 이후 약 반년 만에 총 7개 게임이 무산됐다.

 

‘위기설’이 나올 만하다. 유비소프트 자신도 난관을 맞이했음을 스스로 시인하고 전략 수정과 부분적 체질 개선을 발표했다.​ 한편 일각에선 유비소프트가 매각에 나섰다가 ‘비웃음’을 샀다는 주장도 들려온다. 유비소프트는 어떤 상황에 봉착한 것일까?

 

 

 

# 유비소프트 “어려움 겪고 있다” 시인

 

11일(현지시간) 유비소프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 재정 목표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현재 처한 위기와 차기 타이틀 관련 계획 등을 밝혔다.

 

먼저 유비소프트는 업계 트렌드 변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은 “게임업계가 메가브랜드, 장수타이틀을 통해 여러 플랫폼과 BM에 걸쳐 전 세계 유저들에게 도달하는 추세로 지속하여 전환됨에 따라, 유비소프트는 중대한 난관들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는 <원신>, <PUBG>, <콜 오브 듀티>와 같은 글로벌 인기 타이틀, 그리고 ‘Xbox 게임패스’와 같은 대형 구독 서비스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모두 모바일, PC, 콘솔 등 플랫폼을 넘나들며 전 세계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 몇 가지 라이브서비스를 성공시켰지만, 동서양을 아우르는 인기를 확보하지는 못한 유비소프트의 경우와 대조를 이룬다.

 

유비소프트는 “지난 4년 동안 ▲<어쌔신 크리드> ▲<파 크라이> ▲<고스트 리콘> ▲<레인보우 식스> ▲<디비전> 등 자사가 보유한 IP를 통해 장수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구축, 이들을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전략을 전개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비소프트는 <어쌔신 크리드>, <디비전>, <레인보우식스> 등 IP의 모바일 버전을 개발하는 등 플랫폼 확장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유비소프트는 “이들 게임은 이번 분기에는 출시될 수 없다. 반면 최근 출시한 다른 게임들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유비소프트가 개발 중인 <디비전>IP 모바일 게임 <더 디비전 리서전스>

 

 

# ‘전략 수정’에 따른 개발 취소와 연기

 

여기에 더하여 근래 거시경제의 악화로 인해 연말연시의 사업 성과도 “놀라울 정도로” (surprisingly) 낮았다. 또한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로 업계 전반에 찾아온 근무 패턴 변화로 인해 추가적인 대규모 비용 투자까지 이뤄져야 했다. 그 결과 장기적 성장 및 가치 창출의 관점에서 몇 가지 전략을 수정했다는 것이 유비소프트의 설명이다.

 

수정된 전략 중 하나로서, 유비소프트는 자사 브랜드 및 라이브서비스 강화 총력을 목표로 지난해 7월 취소 발표된 4개 게임(<스플린터 셀 VR>, <고스트리콘 프론트라인> 외 미공개 게임 2종)에 이어 이번에도 3개의 미공개 게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약 6개월 만에 총 7개 게임이 취소된 셈이다.

 

이렇듯 프로젝트가 다수 취소됨에 따라 연구개발비 출자 규모를 5억 유로(약 6,709억 원) 감축한다. 이는 비디오게임 시장의 보수성 증대와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 그리고 소수정예 타이틀에 대한 집중도 강화 필요성 등을 모두 반영한 결정이다.

 

2020년 유비소프트는 <어쌔신 크리드>, <스플린터 셀> IP의 VR 게임 개발을 발표했다.

 

매출 목표도 수정됐다. 원래 유비소프트의 2022년 4분기 매출 목표는 약 8억 3,000만 유로(약 1조 1,121억 원)였으나 7억 2,500만 유로(약 9,717억 원)로 하향했다. 여기에는 <마리오 + 래비드: 반짝이는 희망>과 <저스트 댄스 2023>의 성적 부진 등이 반영됐다.

 

더 나아가 <스컬 앤 본즈>의 출시일이 다시 한번 연기됐다. 원래 3월 9일 출시 예정이었던 <스컬 앤 본즈>는 2023년 4월 이후에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베타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게임을 직접 만나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유비소프트는 “플레이어들은 곧 다가올 베타테스트 기간에 <스컬 앤 본즈>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출시 연기를 통해 게임에 인상적인 수준의 품질개선이 이뤄졌고 이는 최근 플레이테스트에서 확인된 바 있다. 유저들이 게임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놀라게 될 것으로 믿는다. 게임의 쇼케이스를 더 많이 진행하고 게임을 다듬기 위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스컬 앤 본즈>

 

 

# “유비소프트, 비웃음당했다”

 

유비소프트는 거시경제와 업계 환경의 변화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으나 이러한 체질 전환이 결국 장기적 성과로 돌아오리라는 태도다. 이브 기예모 유비소프트 CEO는 “업계의 장기적 전망은 희망적이다. 그리고 유비소프트가 이러한 모멘텀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잘 자리잡은 상태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레인보우식스 시즈>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그리고 전반적으로 안정된 성적을 내는 여러 라이브 게임 등, 구작 라인업은 건강한 상태다. 이에 더해 장수 라이브 게임 제작하고, 보유 브랜드를 여러 플랫폼과 BM에 걸친 진정한 글로벌 현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우리 전략이 향후 몇 년간 매출 및 운영이익 성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유비소프트가 이렇듯 ‘장기적 성장’의 희망을 제시한 것과는 별개로, 유비소프트가 매각에 힘쓰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조직 축소에 나설지 모른다는 관측도 제시된다.

 

제프 그럽 트윗(출처: 트위터 @JeffGrubb)

 

해외 게임 매체 게임즈비트(GamesBeat) 소속 저널리스트로서 다양한 업계 소식을 단독 보도하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제프 그럽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유비소프트는 다양한 기업에 매각/인수 제안을 내놓았으나, 특유의 ‘거추장스러운’ 기업 구조로 인해 결렬되고 말았다.

 

그럽은 “유비소프트는 다른 비슷한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인수 및 합병을 여러 차례 제안했으나, 대부분의 경우 비웃음을 샀다(mostly got laughed at). 유비소프트는 지나치게 거추장스럽기(unwieldy) 때문이다. 분산된 개발 구조가 유비소프트의 강점이었으나, 이것이 이제는 혹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비소프트는 유럽, 북미, 중동,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 걸쳐 40개 이상의 개발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다.

 

그럽은 “개인적으로 유비소프트가 (현재 구조를 바꾸지 않고) 위기를 잘 견뎌내길 바란다. M&A를 위해 덩치를 줄이는 경우에 비해 더 많은 고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암울해 보인다.”며 부정적 전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