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 신작들이 스팀 플랫폼에 돌아왔다. 이유가 뭘까?
3월 9일 오늘,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콜 오브 듀티: 뱅가드>,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콜드 워> 등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최신작 3편이 스팀 플랫폼에 입점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지난 2017년 <콜 오브 듀티: WW2>를 마지막으로 스팀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액티비전이 자체 플랫폼인 ‘배틀넷’을 통해 게임들을 출시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상기 언급된 세 개 게임에 더불어 <블랙 옵스 4> 등 총 4개 작품은 배틀넷에서만 구매, 플레이할 수 있던 상황이다.
6년여가 지난 현재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최신작들이 스팀 플랫폼에 다시 출시하게 된 것은 현재 MS가 벌이고 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노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22년 1월 시작된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영국, 유럽, 미국 등지의 반독점 규제 당국에 의해 최종 승인을 검토받는 중이다. 그런데 이들 기관에 MS의 최대 경쟁자인 소니가 <콜 오브 듀티>의 독점화 우려를 강력히 표명하면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사안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소니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통해 <콜 오브 듀티> 퍼블리싱 권한을 온전히 쥐게 되면 시리즈를 Xbox 및 윈도우 플랫폼 독점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이 경우 소니의 PS5 판매에 치명적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 CMA 등 일부 규제 기관은 이러한 논리를 상당 부분 수용해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반하여 MS는 <콜 오브 듀티>를 독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여러 방법으로 표명해왔다. 그 일환으로 밸브, 닌텐도, 소니 등에 <콜 오브 듀티> IP를 향후 10년간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건넨 바 있다.
하지만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의 게이브 뉴웰 CEO는 해당 제안을 거절했다. 다만 이는 상호 신뢰에 기반한 우호적 결정으로 드러났다. MS출신인 뉴웰, 그리고 뉴웰이 이끄는 밸브는 MS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신 코타쿠와의 인터뷰에서 뉴웰은 ‘거절’의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MS는 해당 계약을 제안하고 심지어 계약서 초안을 보내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에게 필요 없는 계약이었다”고 전했다.
구체적 이유에 관해서는 “첫째로, 우리는 어떤 파트너 기업이든 스팀에 장기적으로 게임을 내기 위한 별도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로, 필(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과 MS의 게이밍 팀은 약속한 것들을 꼭 지켜왔기 때문에 그들을 믿는다. 셋째로 우리는 MS가 고객이 원하는 모든 플랫폼에 <콜 오브 듀티>를 내놓아야 할 동기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뉴웰이 언급한 세 번째 이유는 MS가 브라질 규제당국 CADE에 보냈던 의견서에서 펼친 방어 논리와 맥이 닿아 있다. MS는 “<콜 오브 듀티>를 PS에서 배제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MS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 그런 독점 전략은 MS가 Xbox 생태계 안에서 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 이용자를 모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라이벌 콘솔(PS5)에 게임을 내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 금액을 전부 충당할 수 있을 때나 유효하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