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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타2에 추가된 ‘폭력성 옵션’의 의미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의 원인을 대부분 제거하는 기능

이재진(다크지니) 2010-07-08 18:51:09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의 최종 베타테스트 버전에 ‘폭력성 완화’ 옵션이 등장했다. 이에 수정/무삭제 버전의 동시 서비스를 위한 블리자드의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리자드는 8일 <스타크래프트 2>의 최종 베타테스트를 북미에서 먼저 시작했다. 유럽과 한국의 테스트는 이르면 내일(9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현재 최종 베타 버전의 패치를 미리 다운로드할 수 있다.

 

 

■ 청소년 이용불가의 원인을 없애 주는 폭력성 옵션

 

최종 베타 패치를 설치한 후 게임플레이 옵션을 보면 이전에는 없던 ‘폭력성 완화’ 버튼이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폭력성 완화 옵션을 ‘사용함’으로 설정하면, 게임 플레이와 컷신에서 피의 표현이 일정한 양으로 제한되고, 테란의 유닛이 피해를 입을 때 소멸(사망) 애니메이션이 나오지 않는다.

 

폭력성 완화 옵션은 <스타크래프트 2>가 한국에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을 때 이유로 제시됐던 ‘폭력성’을 조절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는 피(혈흔)와 테란 유닛이 죽을 때 나오는 신체훼손(소멸 애니메이션) 표현을 문제로 삼아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블리자드는 지난 5월 중순, <스타크래프트 2>의 피를 검은색으로 바꾸면서 양을 줄이고, 테란에서 죽을 때 신체훼손이 발생하는 6개 유닛의 훼손 표현을 삭제한 버전으로 ‘12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다. 피의 색을 검게 바꾸는 것을 제외하면, 폭력성 완화 옵션과 수정되는 내용이 거의 같다.

 

 

■ 블리자드 “내부에서 실험하던 옵션이 남은 것”

 

블리자드 코리아는 폭력성 완화 옵션에 대해 “내부에서 테스트하던 것이 남아 있는 것이며, 지금은 (옵션을 켜도) 실제로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내부에서 게임의 폭력성이 어느 정도나 바뀌는 지 실험해 보려고 넣었던 옵션이 최종 베타에서 빠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것이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 (폭력성 옵션이) 들어갈 지도 더 판단해 봐야 한다. 최근에 15세 이용가 등급을 신청했던 것과는 무관한 기능이며, 이용등급을 조절하려고 기획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여전히 가능성이 충분한 무삭제 버전 서비스

 

게임업계에서는 블리자드가 폭력성 옵션을 켠 상태의 버전으로 다시 등급심의를 넣을 경우 ‘15세 이용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무삭제 버전을 원하는 국내 성인 유저들이 많은 상황에서 12세 이용가로만 서비스하기에는 부담이 있고, 결국 옵션으로 조절되는 ‘단일 버전’이 필요하지 않냐는 것이다.

 

국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폭력성 옵션을 켜면 12세 버전과 다른 것은 피의 색상 뿐이다. 어차피 폭력성이라는 것은 주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느낌의 차이기도 하기 때문에 피의 양이 줄어들고 신체훼손이 사라질 경우 15세 이용가를 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배틀넷에 가입하려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실명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블리자드는 이를 기준으로 접속하는 유저의 연령대를 파악할 수 있고, 폭력성 옵션을 활용할 경우 단일 클라이언트로도 다양한 연령대의 유저에게 폭력성이 조절된 버전을 제공할 수 있다. 이미 무삭제 버전으로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심의제도상으로도 문제가 없다.

 

예를 들어 미성년 유저가 접속할 경우 폭력성 옵션이 자동으로 켜지고, 성인 유저가 접속할 경우 원하는 대로 켜고 끌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블리자드는 “이용등급을 조절하려고 기획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론상으로는 수정/무삭제 버전의 동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지난 6월 말 <스타크래프트 2>의 새로운 수정 버전으로 15세 이용가를 받으려고 시도한 바 있다. 또 다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 나오면서 이 시도는 실패했지만, 시간상으로 7월 12일까지 새로운 버전의 심의를 넣을 경우 7월 27일 론칭 전에 충분히 새로운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2> 무삭제 버전의 국내 서비스 계획에 대해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블리자드가 7월 27일 <스타크래프트 2>의 국내 오픈 베타테스트 이전에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최종 베타테스트 버전에 추가된 폭력성 완화 옵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