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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법 언제 개정되나요?” 속 타는 업계

6월 국회도 불발, 오픈마켓 자율심의 별도 처리 추진

정우철(음마교주) 2010-07-12 12:29:02

지난 4월 임시국회에 상정되어 처리가 보류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게임법 개정안)이 6월 국회 회기를 넘겼다.

 

12일 국회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법 개정안은 6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회기인 지난 6월 28일까지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지 못 했다. 결국 다음 회기인 9월 정기국회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게임법 개정안은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를 앞두고 있었으나 여성가족부(이하 여성부)의 게임 셧다운 강제조항이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과 충돌하면서 2소위원회로 넘어가 비교 검토를 기다리게 됐다.

 

이후 6월 임시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와 여성부의 합의를 통해 조정,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방선거 및 각종 정치현안이 대두되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는 게임법 개정안을 검토할 소위원회조차 열리지 못 했다.

 

 

속타는 모바일 업계 “따로 분리해 처리했으면…”

 

게임법 개정안의 통과가 또 다시 보류되면서 가장 속이 타는 쪽은 모바일 게임업계다.

 

아이폰을 비롯해 열풍처럼 불어 오는 스마트폰 게임시장에서 관련법의 규제 때문에 사실상 발이 묶여있기 때문이다. 게임법 개정안에는 오픈마켓 게임물 자율심의가 포함돼 있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먼저 유통한 후 사후심의를 받을 수 있도록 법이 바뀐다.

 

하지만 법안의 통과가 늦어지면서 국내 스마트폰 오픈마켓에는 여전히 게임 카테고리가 차단되어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게임시장은 사실상 답보상태로 경쟁에 뒤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시장은 커졌지만 현행법이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게임법 개정안의 통과가 늦어진 것이 게임 과몰입 방지 때문이라면 오픈마켓과 관련된 사후심의 부분은 따로 처리되길 원하는 것이 업계의 바람이다. 시급한 조항부터 먼저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국산 스마트폰 게임 콘텐츠가 정작 국내에서 서비스되지 못 하면서 유저들이 해외 계정을 만들어 해외업체에 대가를 지불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산업 주무 부처인 문화부도 오픈마켓 게임물 조항을 따로 처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문화부와 여성부는 부처 간 조정회의를 통해 게임 과몰입(셧다운) 관련 내용을 제외한 시급한 조항부터 먼저 처리되도록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오픈마켓 게임물 자율등급분류 등 시급한 조항부터 먼저 처리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마켓 등급분류 개선을 위한 세미나가 열리는 등 관련업계의 논의는 활발하다.

 

 

온라인 게임계 “빠른 통과를 원하지만, 업계에 도움이 돼야…”

 

답답한 것은 온라인 게임업계도 마찬가지이지만 모바일 업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현재 총리실의 중재로 여성가족위원회(이하 여가위)와 문화부가 협상을 벌여 합의점을 찾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화부와 여성부의 의견이 상반된 셧다운 제도의 경우 총리실의 중재를 통해 ‘14세 미만 이용자 강제 셧다운’으로 가닥을 잡았다. 총리실 중재안은 ▲ 14세 미만으로 셧다운 대상 제한, ▲ 부모 동의가 있으면 셧다운 적용에서 제외, ▲ 게임법 개정안에 셧다운 제도 근거 마련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두 부처 사이의 이견은 남아 있지만 빠르게 합의를 도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복규제라는 문제는 피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강제 셧다운 제도를 주장한 최영희 의원이 여가위 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무난한 합의는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초 게임산업협회와 문화부가 발표했던 온라인 게임 자율규제안도 게임법 개정안 통과와 관계 없이 진행된다. 강제조항 없이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넥슨이 준비 중인 청소년 심야 셧다운 제도와 엔씨소프트 등이 준비 중인 피로도 시스템의 확대 적용은 예정 대로 오는 9월부터 적용이 시작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온라인 게임업계는 자율심의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강제조항이 법에 명시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현재 정부 부처 간 합의를 통해 게임법 개정안 내용은 이견이 조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관계자는게임업계 전체의 의견은 가능한 빨리 게임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체계적인 법률이 마련되기를 원하고 있다. 다만, 게임산업진흥을 위한 법안이 게임산업의 발전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각종 현안이 많은 2010년 국회에서 게임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는 아직도 미지수다.

 

 

이르면 연말 통과 전망, 내년 초 발효

 

현재 문화부는 9월 정기국회 기간 안에 게임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9월 국정감사와 함께 11 G20 국제회의라는 현안 때문에 게임법 개정안의 연말 통과가 현실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올해 처리는 힘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연말 국회에서 게임법 개정안이 통과돼도 3개월 후인 2011년 초에나 게임법 개정안이 발효된다. 모바일 게임업계가 오픈마켓 자율심의안을 별도로 처리해 주기를 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임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발효돼도 빠른 적용을 위해서는 하위 법안 제정도 시급하다. 이에 따라 게임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위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오픈마켓 자율심의안의 적용 시기는 계속 늦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임위 전창준 정책심의지원 팀장은현재 게임법 개정안 통과 이후를 대비해 오픈마켓 사후심의 등의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있다. 하위 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공표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만약 9월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되면 12월에 법이 발효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따라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 관련규정 정비 등을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픈마켓의 경우도 게임법에 세부규정이 없는 큰 틀에서만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사후관리 대상이 될 웹게임과 모바일 게임 등의 범위 설정 등 상위법 통과 이후를 계속 논의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6월 이후 남은 국회 일정은 9월 정기국회와 11월까지의 회기 기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