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는 지난 9일 공지사항을 통해 “공식 토론장에서 실명 ID를 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명제를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블리자드는 지난 7일 북미 배틀넷 공식 토론장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2> 출시 이후 배틀넷 공식 토론장에 게시물을 남길 때 실명 ID를 사용해야 한다”고 알렸다. 배틀넷의 실명 ID는 명칭 그대로 사용자의 실제 이름을 의미한다. 블리자드가 배틀넷 공식 토론장의 실명화를 선언한 셈이다.
블리자드가 실명제를 도입하려고 한 이유는 익명성을 통한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블리자드는 배틀넷 공식 토론장에 “익명성을 걷어내고 온라인상의 대화가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실명제를 택한다”고 실명제 도입의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해외 유저들의 반발은 거셌다. 실명 ID를 통한 개인정보의 노출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공식 토론장의 유저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독특한 이름으로 놀림을 받을 수 있다’, ‘개성이 사라진다’ 등 다양한 부작용을 예로 들며 블리자드의 실명제 정책을 반대했다.
실명제가 소모적인 논쟁을 막는 역할은 할 수 있어도, 결국에는 유저들이 ‘자신의 개인정보가 드러나는 걸 두려워해 커뮤니티 활동 자체를 꺼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반발이 심해지자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유저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블리자드 공식 토론장에서 실명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표 이틀 만에 실명제 정책을 철회한 것이다.
다만,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토론장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실명 ID를 제외한 공식 토론장의 등급제와 게시물 강조, 검색 강화 등의 새로운 시스템은 예정 대로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틀넷 공식 토론장에 올라온 마이크 모하임 대표의 게시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