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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리마스터 강매’ 논란 ‘아크’ 개발사가 내놓은 혼란의 대책

유저들 대대적 반발로 기존 계획 취소했지만…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3-04-11 18:19:46

무료 제공 예정이었던 1편의 리마스터를 유료로 판매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아크> 시리즈 개발사 와일드카드가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유저는 불만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이하 ‘아크 이볼브드’)는 2015년 처음 출시한 생존 제작 협동 장르 게임이다. 공룡과 SF 테마가 섞인 자유롭고 창의적인 게임플레이로 충성도 높은 팬층을 형성했다.

 

와일드카드와 팬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것은 지난주 <아크> 시리즈의 향후 계획에 관한 개발사 공지가 나온 뒤부터다. 공지에서 와일드카드는 우선 <아크 2>의 출시가 2024년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기존 출시일은 2023년으로 약속되어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실망스러운 발표지만, 유저들이 분노를 표현한 지점은 따로 있다. 1편 <아크 이볼브드>의 차세대 업그레이드 <아크: 서바이벌 어센디드>(이하 ‘아크 어센디드’)를 <아크 2>와 묶어 50달러에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것. 더 나아가 <아크 어센디드>의 DLC가 포함된 상품은 총 90달러에 달한다고 이들은 전했다.

 

 

 

# ‘묶음 상품’ 전략, 비판받은 이유

 

유저들이 당황한 이유는 우선 <아크 서바이벌>의 리마스터는 원래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구매자에 대한 특혜 없이 모든 유저가 일괄적으로 DLC를 유료 구매해야 하는 지점도 불만 대상이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 문제는 올해 8월로 예정된 <아크 어센디드> 출시 이후, 레거시 버전인 <아크 이볼브드>의 지원이 중단된다는 데 있다. 계획에 따르면 와일드카드는 <아크 이볼브드>의 콘텐츠 업데이트는 물론 공식 서버 지원도 종료한다.

 

따라서 8월 이후 <아크 이볼브드>를 계속 플레이하고 싶은 유저는 싱글플레이를 즐기거나 유저 호스팅, 사설 서버 등을 이용해야 한다. 반면 <아크 어센디드>의 경우 공식서버 지원 및 버그 수정, 콘텐츠 업데이트가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이는 <아크 2>를 ‘어차피’ 구매할 계획이었던 일부 팬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정책이다. 묶음 상품을 구매한 뒤, <아크 2>가 출시할 때까지 <아크 어센디드>를 플레이하면 되기 때문. 하지만 <아크 2>가 실제로 시중에 나오기 전에 ‘사전구매’ 할 생각이 없었거나, 기존 게임에 계속 머물 계획이었던 <아크 이볼브드> 유저라면 반길 수 없는 상황이다.

 


 

# 전면 수정한 계획, 그러나…

 

실제로 커뮤니티가 거센 거부 반응을 보이자 와일드카드는 4월 10일 계획 변경을 발표했다.

 

우선 이들은 <아크 2>와 <아크 어센디드> 묶음 상품 출시를 취소하고, <아크 어센디드>를 60달러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게임이 1개로 줄었지만, 가격은 오히려 10달러 인상된 셈인데, 와일드카드는 대신 몇몇 DLC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계획 변경의 이유에 대해 와일드카드는 “우리는 원래 게임 1개 가격에 2개 게임을 제공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여러분이 <아크 어센디드>와 <아크 2>를 구매하고 나서 DLC까지 추가 구매해야 하는 상황은 이상적이지 않았다. 특히, 여러분이 <아크 2>의 게임플레이나 콘텐츠를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저 반발의 또 다른 핵심이었던 <아크 이볼브드> 지원 중단 방침은 철회하지 않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제작진은 <아크 이볼브드>의 운영 중단 이유에 대해 “유저들에게 영구한 ‘아크’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라고 부연했다. 게임을 언리얼5 엔진으로 이식, 더 개선된 환경에서 기존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판매 정책 변경을 알린 와일드카드의 스팀 공지

 

실제로 <아크 서바이벌>과 같이 오래된 게임들은, 운영과 유지보수의 난점 때문에 부득이 서비스를 종료하고 새로운 시스템으로 ‘재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은 대부분 활성 유저수가 적은 이른바 ‘죽은 게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여 유저가 아직 많이 남은 상태라면 기존 게임과 다음 게임 사이의 시간 격차를 줄여 유저들이 문제 없이 경험을 이어갈 수 있게끔 안배하는 경우가 많다.  <오버워치 2>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이 비근한 사례다.

 

반면 <아크 이볼브드>의 경우 아직도 일일 최고 유저 수 6만 5,000명을 넘기는 등 적정 DAU가 유지되는 가운데 <아크 어센디드>로의 이주가 돌연 강제되는 상황인 만큼 저항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기존 유저들은 차기작 개발비용 충당을 위한 개발사의 ‘술수’라며 불만을 계속해서 표출하고 있다. 한 유저는 새로운 가격정책 공지에 남긴 스팀 댓글에서 “이해해 주자, 와일드카드는 빈 디젤에게 줄 돈을 벌어야 한다”고 비꼬았다. <아크 2>에는 영화배우 ‘빈 디젤’이 캐릭터 모델로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 제작비 폭증 우려를 내놓았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