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업계 라이벌 간의 동거가 5년 만에 끝났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 2대 비디오 게임 퍼블리셔인 EA가 지난 16일 유비소프트의 지분 전량인 14.81%를 주식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EA는 유비소프트의 최대주주에서 물러나게 됐으며 세계에서 두세 번째인 대형 비디오 게임 퍼블리셔인 EA와 유비소프트의 5년 인연도 이번 매각으로 끝을 맺게 됐다.
EA가 파리 주식시장에 내놓은 유비소프트 지분의 주당 판매가는 6.48 유로(약 10,161 원)로 매각 금액은 9,400만 유로(약 1,470억 원)을 웃돈다.
지난 2005년 EA가 유비소프트의 지분 19.9%를 6,890만 유로(약 1,077억 원)에 사들인 것을 감안할 때 EA가 원하는 가격에 매각된다면 5년 간 수익율은 약 50%에 달할 정도로 높다.
2005년 EA가 유비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할 당시, 유비소프트 이브 길레모트 회장은 자사의 유명 스튜디오를 빼앗아 가기 위한 ‘적대적’ M&A라고 규정지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EA가 보유했던 유비소프트의 주식은 대형 퍼블리셔 간의 전략적인 성격이기보다 EA가 보유한 자신의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EA는 유비소프트의 지분 15%를 시장에 내놨지만 매각 대상과 분할 방법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유비소프트의 다음 대주주는 누가 될까?
외신들은 EA가 매각한 유비소프트의 지분이 누구의 손으로 들어갈 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첫 번째 후보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세계 최대 비디오 게임 타이틀 퍼블리셔다.
<콜오브듀티> <기타 히어로> 등 인기 타이틀을 퍼블리싱해 온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입장으로 볼 때 경쟁사인 EA의 지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은 유비소프트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유비소프트는 <스플린터 셀: 컨빅션>과 <어쌔신 크리드 2> 등 신작의 발매에 힘입어 2010년 1분기에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한 1억6천만 유로(약 2,50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로 인해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될 정도로 회사가 건실해지고 있다는 것도 인수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20년 동안 유비소프트의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는 창업주 길레모트 5형제가 대주주로 등극, 유비소프트가 독립 퍼블리셔로서 위상을 갖추게 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