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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타2는 온라인 게임? 경계가 사라진다

온라인과 패키지(오프라인) 게임의 구분 힘들어져

정우철(음마교주) 2010-07-26 07:58:00

2010년 현재, 온라인 게임과 패키지(오프라인) 게임을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했다. ‘싱글플레이 중심의, 패키지 판매인가 아닌가’의 여부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게임을 구분하는 기준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기준이 됐다.

 

 

■ 국내 게임심의도 ‘PC=온라인’ 동일하게 취급

 

범위를 넓혀 게임의 접근 방식, 과금 방식, 플레이 비중으로 구분해 봐도 모호하다. 그렇다면 게임 등급심의에서는 이를 구분하고 있을까? 구분한다면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일반적으로 게임 등급심의에서는 패키지와 온라인 게임의 기준을 다르게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패치를 통한 게임 수정이 자유로운지 여부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옛날 이야기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 전창준 정책지원 팀장은 “현재 등급심의 절차는 PC/온라인 카테고리로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으며, 심의방식도 구분이 없다. 심지어 오프라인 게임도 패치를 할 경우 내용수정 신고를 하는 등 온라인 게임과 동일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위도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전창준 팀장은 “플랫폼의 경계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허물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용 게임의 경우 모바일 게임인지 PC 게임인지 애매하다. 지금은 앱스토어 연동 때문에 모바일 게임으로 인지하지만, 하드웨어는 노트북에 가깝고 HD 해상도를 지원해서 PC 게임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손노리의 패키지 게임 모음집인 <패키지의 로망>.

 

 

과금과 플레이 방식도 경계가 사라져

 

과거 온라인, 오프라인 게임을 구분하는 잣대 중 하나는 ‘과금 방식’이었다. 하지만 PC와 콘솔 게임에도 유료 다운로드 콘텐츠(DLC)가 등장하면서 발매 후에도 계속 매출이 발생해 과금 방식의 구분은 의미가 없어졌다.

 

심지어 패키지 판매보다 다운로드 콘텐츠로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경우도 있다. 반다이남코의 <아이돌 마스터>가 대표적이다.

 

유로 다운로드 콘텐츠(DLC)의 판매는 결과적으로 온라인 게임의 부분유료화와 다를 바 없는 방식이다. 이후 Xbox360과 PS3를 기반으로 하는 신작들은 기본적으로 다운로드 콘텐츠 판매를 고려하고, 출시 후 DLC를 지속적으로 내놓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PSP에서도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아이돌 마스터>의 아이템 팩.

 

플레이 방식도 마찬가지. 과거에는 스탠드 얼론, 즉 혼자 즐기는 방식과 온라인을 통해 여럿이 함께 즐기는 게임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이 역시 경계가 무너진 지 오래다. 대표적인 게임이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이.

 

독일에서는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을 조사한 결과, 1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 3 <길드워>, 4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로 나타났다. 특히 <카스 소스> <모던 워페어 2>는 대부분 멀티플레이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던 워페어 2>는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주력 콘텐츠로 여겨질 정도.

 

이에 대해 독일 게임산업연맹인(BIU)의 볼터 사무총장은이미 오프라인과 온라인 게임의 경계는 계속 사라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는 온라인 게임과 웹 브라우저 기반의 게임을 인터넷 게임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제는 패키지 발매 여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게임을 구별할 수도 없다. 온라인 게임의 패키지 출시는 북미·유럽에서 일반적인 일이 됐고, 스팀과 같은 디지털 다운로드 유통 방식에서 패키지 없이 PC 게임을 구입하는 일도 익숙해졌다.

 

 

<스타 2> <에일리언 스웜>으로 경계를 허물다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는 국내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영역에 포함시켜야 할지 애매해졌다. 배틀넷에 로그인해야 즐길 수 있고, 국내에서는 온라인으로만 유통되며, 과금도 기간 이용권 판매 방식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패키지 판매가 없고, 온라인 게임처럼 오픈 베타테스트도 진행한다.

 

지난 5월, 게임위는 <스타크래프트 2>의 등급심의를 진행하면서 온라인 게임의 기준을 적용했다. 당시에는 오프라인 게임에 온라인 게임의 기준을 적용시켰다며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논란을 잠잠해졌다.

 

적어도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 2>를 패키지 게임이라고 단정 짓기는 애매한 상황이다.

 

패키지 판매가 없는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 2>는 온라인 게임의 영역에 들어섰다.  

 

한편, 지난 20일 밸브는 과금, 플레이 유형, 접근 방식의 경계를 허무는 신작을 선보였다. <에일리언 스웜>은 스팀을 통해 무료로 배포되며, 온라인 협동 플레이를 위주로 한 게임이다. 장르는 PC용 액션슈팅이지만, 플랫폼을 구분해 본다면 온라인 게임으로 볼 수도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더 이상 온라인과 오프라인 게임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반응이다. 과거에는 편의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했지만, 기술의 변화에 따라 구분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굳이 구분하자면 서버/클라이언트 구동 방식과 같은 기술적 범위로 따질 수는 있겠지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차라리 개발사나 서비스 업체가 사라졌을 때 해당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가 여부가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이제 모호한 플랫폼보다 장르와 체험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 엔씨소프트 같은 경우도 콘솔 게임 개발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도 본질은 MMORPG라는 장르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과금 무료, 다운로드 유통,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내세운 <에일리언 스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