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플라이는 최근 <카르마 2>의 대규모 업데이트인 <카르마 리턴즈>를 발표했다. <카르마 리턴즈>는 전작인 <카르마 온라인>의 무게 시스템, 캐릭터 성장 시스템 등을 <카르마 2>에 적용시키는 업데이트다. <카르마 2>는 아예 게임명도 <카르마 리턴즈>로 바꾼다.
그라비티도 7월 초 <라그나로크 2>의 리뉴얼 버전인 <라그나로크 온라인 2: 레전드 오브 더 세컨드>(이하 라그 2 세컨드)를 공개했다. <라그 2 세컨드> 역시 전작의 카드 시스템과 직업 구분 등을 도입하면서 <라그나로크>의 진정한 후속작임을 내세웠다.
■ 전작과 다르다 or 같다, 흥행을 위한 선택은?
아이러니하게도 <카르마 2>와 <라그나로크 2>는 기획 단계부터 ‘전작과 다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후속작들이었다.
기존의 <카르마 2>는 전작의 캐릭터 성장과 무게 시스템을 버리고 최근 유행하는 병과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래픽부터 3D로 바꾼 <라그나로크 2>도 자유롭게 직업을 바꿀 수 있게 만들고, 무기성장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전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정작 테스트를 시작한 <카르마 2>는 ‘다른 FPS 게임과 차이가 없다’는 평을 들었고, <라그나로크 2>는 오픈 베타테스트 이후에도 잦은 버그와 콘텐츠 부족에 시달렸다. 자유롭게 직업을 바꿀 수 있었지만 정작 직업 스킬이 구현되지 않았거나 무기성장 때문에 무기교체의 즐거움이 사라지는 등 유저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결국 오픈 베타 초기에 5만 명 이상의 동시접속자가 몰렸던 <라그나로크 2>는 접속해도 다른 유저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유저가 줄었고, <카르마 2>도 드래곤플라이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많은 유저들은 두 게임이 전작의 시스템을 무리하게 바꾼 것을 비판했다. <라그나로크 2>는 오픈 베타 초반부터 소소한 커뮤니티가 살아 있는 전작의 아기자기한 이미지를 돌려달라는 유저들의 요청이 빗발쳤다.
<카르마 2>도 마찬가지였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카르마 2>에서 가장 많았던 요청이 <카르마>의 시스템을 돌려달라는 것이었다”며 리뉴얼의 계기를 설명했다. 부실한 흥행성적에 시달리던 두 게임이 ‘리뉴얼로 전작의 후광을 다시 얻는 길’을 선택한 이유다.
<카르마 리턴즈>의 업데이트. 대부분이 전작 <카르마 온라인>을 따르는 것들이다.
■ 인식개선과 완성도가 관건
관건은 인식개선과 완성도에 달려 있다. 리뉴얼 이전의 아쉬운 완성도와 버그, 밋밋한 게임성 등으로 안 좋은 선입관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만일 단순히 전작의 시스템만을 추가해 리뉴얼을 마친다면 올드 유저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는 어렵다.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라며 “전작의 시스템을 100% 재현해도 유저들에게 만족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두 게임의 개발사는 전작의 콘텐츠에 ‘플러스 알파’가 가해진 리뉴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라그 2 세컨드>는 <라그나로크>의 직업 시스템에 추가로 닥터, 테일러, 쉐프 등의 전문직업을 선보였고, <카르마 리턴즈>는 <카르마>의 캐릭터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캐릭터마다 스킬 트리를 추가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전작의 명성은 게임에 한 번 접속하게 만드는 수단일 뿐이다. 결국 흥행 여부는 전작의 시스템이 아닌, 후속작의 순수한 완성도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으로 돌아가는 리뉴얼이 유저들을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될지는 몰라도 완성도와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성공은 어렵다는 뜻이다.
<카르마 리턴즈>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사전 테스트를 진행했고, <라그 2 세컨드>는 오는 8월 31일 테스트가 시작될 예정이다.
<카르마 리턴즈>로 돌아온 <카르마 온라인>의 캐릭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