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지적재산권 협상에 정부가 참여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프로게임단 대표와 함께 그래텍을 만나 협상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이미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의 이사사인 프로게임단 세 곳은 KeSPA 김철학 사무국장과 함께 그래텍을 만나고 있다. 오는 8월 7일 부산 광안리 결승전으로 끝나는 프로리그의 다음 시즌을 위한 행보다. 정부와 프로게임단의 참여로 e스포츠 지적재산권 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 안정빈 기자
■ 게임단이 협상의 중심, 사무국은 한 발 뒤로
현재 협상단의 대표 자격으로 그래텍을 만나고 있는 게임단은 SK텔레콤 T1, KT 롤스터, 웅진스타즈 세 곳이다. 여기에 KeSPA 사무국의 김철학 국장이 배석해 기록과 진행을 돕고 있다. 이들과 그래텍의 만남은 ‘어떤 주제로 협상을 진행할지’ 논의하는 주제 설정 단계로 알려지고 있다.
협상의 최우선 주제는 당연히 <스타크래프트>로 진행하는 프로리그다. 오는 8월 7일 부산 광안리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프로리그의 다음 시즌을 준비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KeSPA의 ‘감사이사’로 등재돼 있는 한콘진이 참여한다. 아직 한콘진은 그래텍과의 미팅에 참석하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협상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맡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콘진 관계자는 “8월에 끝나는 프로리그의 차기 시즌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기업 간의 이야기이다 보니 대립되는 부분이 많은데, 이런 부분들을 한콘진에서 중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빠른 협상을 위해 한콘진에서 촉매제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KeSPA 사무국은 이제 협상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난다.
■ 중계권과 2차 콘텐츠 저작권이 쟁점
게임단 대표와 그래텍이 만나기 시작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콘진이 중재자로 참여할 예정이지만, 협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쟁점은 프로리그의 중계권이 될 전망이다. KeSPA는 3년 전, 스포츠 중계권을 사고 파는 인터내셔널이스포츠그룹(IEG)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의 중계권을 양대 게임방송사에 판매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저작권자인 블리자드의 동의 없이 벌어진 중계권 판매다.
양대 방송사가 이에 반발하자 KeSPA는 ‘경기 중 게임단 전원퇴장’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결국 리그 파행을 우려한 양대 방송사가 협상에 응하면서 KeSPA는 본격적인 중계권 판매에 나섰다.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지적재산권에 눈을 돌리게 만든 계기였다. 관련기사 [원문보기]
이후에도 KeSPA는 블리자드와 협상 당시 게임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인정하지만, 2차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요구는 무리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곰TV라는 방송 플랫폼을 갖고 있고, 2차 콘텐츠 제작도 가능한 그래텍이 중계권을 보유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재자 역할을 자청한 한콘진 역시 중계권과 2차 콘텐츠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한콘진 관계자는 “협상이 잘 끝나면 국내 게임이 해외에서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할 때 이번 협상 결과를 선례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제한했다가는 국내 게임업체가 해외에서 똑같은 상황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프로리그 협상의 전면에 나선 게임단이 중계권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 가는 이유다.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8월 7일 결승전으로 프로리그 09-10 시즌은 끝난다. 이후 휴식기인 스토브리그가 이어지지만, 프로리그 후원사 결정과 새로운 일정 짜기 등 할 일이 많다. 차기 프로리그 협상이 어떤 형태로든 빨리 결론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