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게임 퍼블리싱 회사 엠브레이서 그룹(이하 엠브레이서)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엠브레이서는 산하에 THQ 노르딕, 기어박스 소프트웨어, DECA 게임즈 등 12개의 사업부를 두고 있는 대형 회사이다. 이들의 게임으로는 <보더랜드 3>, <데드 아일랜드 2>, <메트로: 엑소더스> 등이 있고, 출시 예정 게임으로는 <렘넌트 2>, <페이데이 3>, <워해머 40,000 스페이스 마린 2> 등이 있다.
6월 13일(현지 시각 기준) 엠브레이서가 발표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대한 공개서한'에 따르면, 이번 구조조정은 비용 절감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과 그에 따른 부채 감소를 목적으로 한다. 정확한 구조조정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엠브레이서 CEO 라스 윙포스는 공개서한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프로그램(구조조정)을 마친 후, 향후 몇 년 동안 PC·콘솔 부문에서 더 적은 비즈니스 위험과 더 높은 마진으로 수익성 성장을 창출할 것."
"결과적으로 플레이어가 진정 가치 있게 여기는 고품질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될 것."
(자료 출처: 엠브레이서 그룹 공시 자료, 마켓스크리너)
엠브레이서는 기록적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매출액은 20/21년 90억 2,400만 크로나(약 1조 770억 원)에서 22/23 회계연도 376억 6,500만 크로나(약 4조 5천억 원)로 4배 이상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28억 7,100만 크로나(약 3,430억 원)에서 21/22년에 11억 2,600만 크로나(약 1,34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가, 22/23년에 간신히 1억 9,400만 크로나(약 232억 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년 동안 매출은 4배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93% 감소한 것이다.
한편 순부채(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금액)는 점차 증가했다. 엠브레이서의 확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21/22년에 순부채로 144억 8백만 크로나(약 1조 7,300억 원)를 기록했고 22/23년에는 155억 8,100만 크로나(약 1조 8,600억 원)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부채가 증가하면 이자비용 등 고정적인 차입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현금흐름의 악화로 이어진다.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감축'은 비용 절감을 위해 엠브레이서가 취하는 첫 번째 조치인 셈이다.
참고로 2023년 3월 기준, 엠브레이서는 850개의 IP와 130개가 넘는 내부 개발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부터 총 50개 이상의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하거나 신설한 결과다. 2022년에도 <툼 레이더>, <시프>, <데이어스 엑스> 등의 IP를 보유한 에이도스 인터랙티브와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미디어 믹스 판권을 가진 미들어스 엔터프라이즈를 인수하는 등 확장 행보를 펼쳤다.
이번에 발표한 구조조정 절차는 2024년 3월까지 이루어진다. 현재 엠브레이서에는 약 17,0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일부 스튜디오의 폐쇄 또는 매각도 이뤄질 예정이다. 구조조정 발표일 엠브레이서 산하 스튜디오 크리스탈 다이나믹스가 트위터를 통해 <퍼펙트 다크>와 <툼 레이더>의 다음 시리즈 개발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임을 확인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