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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보이콧? 깜짝쇼? 더나인의 기묘한 부스

더나인 차이나조이에 부스 미설치, 의견 엇갈려

정우철(음마교주) 2010-07-29 15:50:16

중국 대형 게임업체 더나인이 부스 없이 차이나조이 2010에 출전했다.

 

상해 신국제엑스포센터 1홀에 부스 공간도 잡아 놨지만, 차이나조이가 시작된 29일에 부스는 텅 비어 있었다. 이틀째인 30일에도 부스는 그대로 비어 있고, 검은색 양복을 입은 모델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차이나조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전시를 위해 부스를 설치하려면 3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당장 부스를 꾸민다고 해도 8 1일 차이나조이 폐막일까지 정상적인 부스의 설치와 운영은 불가능하다. 더나인의 기묘한 차이나조이 출전을 놓고 현지 게임업계에서도 불참인지, 깜짝쇼인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WoW> 때문? 현지 업계는 보이콧 여부에 주목

 

중국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더나인의 차이나조이 부스 상황을 보고 “보이콧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관측은 넷이즈로 서비스 권한이 넘어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조이를 앞두고 <리치왕의 분노>의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가 승인된 것에 대한 ‘무언의 항의’라는 분석이다.

 

더나인의 차이나조이 부스를 본 중국 게임업체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이나조이는 판호를 심사하는 신문출판총서에서 주관하는 게임쇼인데, 더나인의 돌출행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중국 게임업체 관계자는 “화려함이 특징인 차이나조이 부스는 꾸미는 데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지금 부스의 설치를 시작한다고 해도 시간이 없다. 사실상 불참을 알리는 무언의 시위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도 <WoW: 리치왕의 분노>의 판호 승인과 관련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조이 2010 개막일인 29일, 더나인 부스는 텅 비어 있다. 30일도 마찬가지.

 

 

■ 더나인 “불참 아니다” 깜짝쇼 가능성 급부상

 

한편, 더나인은 직접 디스이즈게임에 연락해서 “차이나조이 불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더나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불참할 생각도 없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스 상황에 대해서는 비밀이라며 “밝힐 수 없다”고만 전했다.

 

더나인의 빈 부스는 퍼블릭 데이를 위한 깜짝쇼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지 게임업계의 정황상 더나인이 차이나조이를 보이콧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판호를 심사하는 신문출판총서와 일부러 불화를 빚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는 “더나인 부스가 깜짝 퍼포먼스를 위한 사전작업일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 중국 게임업계의 특성상 신문출판총서와 마찰이 있을 경우 게임사업 자체가 힘들어 질 수 있다. 무슨 목적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비밀 이벤트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차이나조이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더나인 임원이 강연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더나인 부스의 상황이 불참보다 깜짝 이벤트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준다.

 

한편, 더나인 부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검은 양복의 사람들은 경비원이 아닌 모델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들도 자신들이 왜 부스 주변에 서 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 채 계약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부스 자리를 지키는 이들은 모델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그들도 “왜?”는 모른다.

 

 

더나인과 계약한 국내 업체는 문제 없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더나인과 계약을 맺은 국내 게임업체들은 정황 파악에 나서고 있다.

 

만약에 더나인이 차이나조이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라면 중국에 수출된 자사 게임의 서비스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가 예정된 웹젠의 <헉슬리> 와이디온라인의 <오디션 2>의 경우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차이나조이 개막 전까지 파악된 더나인의 출품작 목록에 있던 <헉슬리> <오디션 2>는 참가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더나인은 웹젠과 와이디온라인에 별도의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와이디온라인 관계자는 “더나인으로부터 차이나조이와 관련해 별다른 통보를 받은 것은 없다. 다만, 최근에 <오디션 2>가 출품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은 전해 들었다. 차이나조이 참가 여부는 현지 퍼블리셔의 권한으로, 현재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더나인은 <피파 온라인 2> <> <아틀란티카> 등 다수의 한국 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오디션 2> <헉슬리>의 중국 퍼블리셔로 확정돼 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상해(중국)=박상범 기자 

 

[Update] 차이나조이 보이콧에 무게가 실린 기사가 게재된 후, 더나인에서 직접 디스이즈게임에 연락해 그들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불참은 아니라는 강력한 주장이었습니다. 실제로 29일 오후 더나인 임원이 차이나조이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더나인의 입장과 새로운 정황을 취합해 기사를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