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콘솔 시장의 약자'를 자처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2030년까지 산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내부 목표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26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이 공개한 MS 내부 문서를 통해 알려졌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중단을 심리 중인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이 공개한 증거목록에는 2022년 6월 MS 최고 경영진 대상 사업 보고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보고서에는 경쟁사에 대한 분석과 MS의 사업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MS의 목표는 2030년까지 Xbox가 산업 주도권에 도달하는 것이다. 산업 주도권은 세계 시장 매출액으로 정의했으며, 2022년 매출액 162억 2,000만 달러(약 21조 900억 원)의 두 배(약 42조 1,800억 원)를 2030년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소니 게임 부문의 매출액은 265억 달러(약 34조 5,000억 원)였다.
자료에 제시된 2022년의 주요 과제는 ▲Xbox 콘솔 점유율 확충 ▲PC 게임 패스 점유율 확충 ▲게임 제작사의 성장 가속, 장기 목표는 ▲Xbox 생태계 확장 ▲사업 모델 다각화 ▲게임 제공 폭 확장이었다. 장기 목표의 달성 여부까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매출 증대를 위한 MS의 시장 확장 전략은 충실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S의 2022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게임 패스 구독자는 2,500만 명이 넘으며, 12월 모든 플랫폼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1억 2,000만 명을 넘겼다. 동일 기간 플레이스테이션(PS)의 MAU는 1억 1,200만 명이었다.
MS는 해당 공시 이후 영국 경쟁시장청(CMA)과의 소송 과정에서 Xbox 콘솔의 MAU는 PS의 절반을 하회한다는 증거 자료를 제출했지만, 이는 ‘콘솔 시장’에서의 독점 가능성 유무를 따지는 CMA에 대한 자기변호임과 동시에 장기간에 걸친 MS의 확장 전략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생각된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2020년 4월 사업 전략 리뷰 문서에서도 MS가 취하는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문서에서 MS Xbox 게이밍 부서의 수장 필 스펜서(Phil Spencer)는 26억명인 전 세계 게이머의 수가 향후 10년간 4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더해 게이머들이 점차 다양한 기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따라서 양질의 게임 콘텐츠는 물론, 게임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커뮤니티 형성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ubiquitous) 콘텐츠 접근성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기기를 넘나드는 게임 패스의 접근성은 우리 전략의 심장과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