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과정에서도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문화가 정착했으면 한다."
게임 서비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데이터'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출시 이후 이를 즐기는 유저들이 어떠한 '행동'을 하면 모두 데이터화 되어서 실시간으로 쌓이기에, 이를 조회하고 분석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를 조회하는 도구가 이른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 이하 BI) 도구다. 현재 시장에는 다양한 BI 도구가 나와있다. 크래프톤에서 '데이터의 어머니'로 불린다는 하정희 데이터 팀 팀장은 '2023 게이밍 온 구글 클라우드' 행사에서 구글의 '루커'(Looker)의 활용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대형 게임사들은 게임 출시 이후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미 있는 지표로 만드는 '데이터 분석 조직'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PUBG>로 유명한 크래프톤 또한, 데이터 팀을 조직해서 다양한 데이터를 각 스튜디오 별로 공유하고 있다.
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의 동시 접속자수 흐름, 유지율, 혹은 패키지 게임의 판매량, 시즌 패스나 DLC 판매량, 게임 내 재화 판매량 같은 데이터를 공유한다면 이후 신작을 만들거나, 현재 만들고 있는 게임의 방향을 수정할 때 굉장히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데이터 팀은 각 게임 별로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느냐', '어떻게 변환하고 저장하느냐', 마지막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한다. 그렇기에 성능이 좋은 BI 툴의 활용은 필수라고 할 수 있으며, 구글의 '루커' 또한 명확한 장점을 가진 BI 툴이라고 하정희 팀장은 설명했다.
본래 크래프톤의 데이터 팀은 'Tableau', 혹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사이트를 통해 <PUBG>의 라이브 서비스 관련 지표, 혹은 전사 공통 지표를 조회 분석 및 관리하고 있었다. 특히 Tableau는 스튜디오와 분석가들이 협의해서 지표와 로그를 설계하거나, '게임 출시 후' 설계된 데이터에 대한 테이블과 차트를 제공하는 등의 행위가 편했기 때문에 잘 사용되었다.
다만 루커가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크래프톤에 합류한 미국 스튜디오인 'SDS'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때문이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SDS는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요청했는데, 이런 요청에 루커를 활용하면 손쉽게 대응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SDS는 '게임의 빌드 시간', '리소스 크기 모니터링', '개발자용 에디터의 퍼포먼스 확인' 같은 굉장히 시시콜콜한 데이터도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이걸 활용해서 게임 개발을 진행했다.
라이브 서비스 이후에도 기본 세일즈 관련 지표는 물론이고, 유저들의 시나리오 진행 정도와 Death Map(게임 진행 도중 캐릭터가 사망한 지점에 대한 분석 데이터) 같은 데이터도 스스로 대시보드를 만들어서 조회 및 분석을 진행했다. 하정희 팀장에 따르면 SDS가 자체적으로 만든 대시보드는 100개에 달하고, 그 안에서 수 백 개의 차트를 '분석가의 도움 없이' 만들 정도였다.
그리고 루커의 기능을 활용해서 개발자들은 이런 데이터를 굉장히 효율적으로 서로 공유하고, 또 개발에 활용했다. 가령 사내 메신저 프로그램에 주기적으로 이상 데이터가 발생하면 알람을 보내고, 또 주기적으로 분석 데이터를 공유한는 등 단순한 겉치레가 아니라 '실제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면서' 게임 개발에 활용했다는 의미다.
크래프톤 데이터 팀 입장에서도 루커는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개발사가 '기상천외한' 데이터 분석을 요청했을 때 거의 대부분의 요청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루커는 '정형화되지 않은 실시간 데이터 쿼리가 필요할 때' 이에 대한 대응을 하는 것이 다른 BI 도구에 비해 월등했다고 하정희 팀장은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 기반'으로 개발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면, 루커가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정희 팀장은 마지막으로 "실제로 게임 출시 이후가 아닌 개발 도중에도 데이터를 활용해보니,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런 만큼 게임업계에서도 출시 이후가 아닌, 개발 과정에서도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문화가 정착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