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게임기를 뺏기기 싫어하는 게임 유저가 복면 강도과의 주먹 다툼을 벌여 내쫓은 사건이 일어났다.
3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의 카네오헤에 위치한 PC방에 얼굴을 가린 2인조 강도가 침입했으나, 강도에게 닌텐도DS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한 청년의 저항을 받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에 일어난 이 사건은 당시 상황을 담은 CCTV가 지역 방송에 보도되면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2>가 발매된 지 하루가 지난 7월 28일 저녁께 하와이의 PC방 ‘PC 게이머즈’에 2인조 강도가 침입했다. 복면한 그들은 현관 옆의 카운터에 있는 주인 ‘데빈 울러리’에게 다짜고짜 소리를 질러 댔다.
그들의 위협에 불안해진 데빈 울러리는 경찰을 부르는 비상벨을 눌렀다. 별다른 반응이 없어 그가 비상벨을 한 번 더 누르려고 할 때 복면 강도 중 한 명이 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그 충격은 안경이 날아가 깨질 정도로 강했다.
두 강도는 PC방 주인의 현금과 휴대폰을 빼앗은 다음, 손님들에게 눈을 돌렸다. 당시 PC방에는 9명의 손님이 있었다. 그들은 <스타크래프트 2>에 푹 빠져 있는 터라, 카운터의 사건을 미쳐 알지도 못했다.
복면 강도는 마치 총을 가진 것처럼 손님들을 위협했고, 20세 전후의 손님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현금을 내줬다.
PC방 주인 데빈 울러리는 “손님들은 게임을 즐기러 왔기 때문에 그들에게 많은 돈이 있을 리가 없다. 그들은 위험한 순간에 벗어나는 데 급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손님들의 포켓 머니로는 아쉬웠던 복면 강도들은 손님이 가진 닌텐도DS도 뺏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후에 벌어질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8세 청년 딜런 헤이즈는 닌텐도DS를 내놓으라는 복면 강도의 말에 “싫어!”라고 말한 다음, 다짜고짜 강도의 한 명의 멱살을 잡고 문쪽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당황한 복면 강도들은 헤이즈에게 20대가 넘는 주먹을 퍼부었으나, 닌텐도DS를 지키려는 딜런의 의지는 강했다.
헤이즈와 복면 강도가 난투를 벌이는 과정에 PC방 주인인 울러리도 가세했다. 결국 딜런은 강도 한 명의 복면을 벗겨 냈고, 기세 싸움에서 밀린 복면 강도들은 밖에서 망을 보던 2명과 함께 달아났다.
PC방 주인은 이 강도들이 최근에 자신의 PC방에 들렸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며 회원카드에 기록된 실제 이름과 주소를 경찰에 넘겼다. 이에 경찰은 PC방에서 한 블럭 떨어진 곳에서 복면 강도 네 명 중 세 명을 체포했다. 이 중에서 두 명은 17세, 한 명은 18세였다.
PC방 주인은 “그들은 내게 그들의 개인 정보를 준 고객들이다. 그들은 게임 유저들을 고등학생 멍청이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고등학교 때 이런 역경들을 이겨냈고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만약에 누군가 우리의 공간을 침입하려 한다면 우리는 가만 놔누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사건을 다룬 KHON2의 방송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