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프로'를 기다리는 애플 마니아들에게 슬픈 소식이다. ‘혼합 현실(MR)’ 또는 '공간 컴퓨팅'(Space Computing) 생태계를 구현하려는 애플의 야망에 걸림돌이 생겼기 때문이다.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공개된 애플 비전 프로의 12개월 간 생산 목표는 100만 대였다. 하지만 애플 비전 프로 부품 제조사와 조립 업체 모두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만한 생산이 어렵습니다."
▲ 애플 비전 프로 조립 업체 럭스쉐어의 2024년 제품 생산 목표: 40만 대.
▲ 애플 비전 프로 부품 제조사 두 곳의 2024년 생산 가능 부품의 양: 업체 한 곳당 13만~15만 대만큼 생산할 수 있는 수준.
차이가 너무 크다. 애플의 목표치는 100만 대인데, 조립 업체의 1년 생산 목표는 40만 대다. 부품 제조사 두 군데를 합쳐도 1년 안에 생산할 수 있는 핵심 부품은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렇게 생산 목표치가 애플의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 부품의 낮은 수율(정상품 비율, 불량률 반대말) 때문이다.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와 반사 굴절 렌즈는 비전 프로의 핵심 부품이다. 두 부품 모두 제품 착용자에게 생생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필수다. 애플 측에서도 두 부품을 활용해 뛰어난 정밀도와 선명함을 제공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런데 불량품이 많아서 애플의 목표치만큼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율이 극적으로 잡히거나 조립 업체와 부품사를 크게 늘리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애플 비전 프로의 생산 목표치 감소는 기다리는 소비자에게 악재다. 비전 프로에 대한 전망은 갈렸지만, 줄을 설 애플 마니아들은 많다. 생산량 감소로 내년에 '품귀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시장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애널리스트 제이슨 로우는 애플 비전 프로의 판매 수치를 이렇게 내다봤다.
"충성도가 높은 애플 팬들과 미국의 고액 자산가에 의해 제품(애플 비전 프로)이 곧 매진될 것이다."
애플 비전 프로는 3,499달러(약 450만 원)의 가격으로 내년 초 미국에서 판매 예정이다. 한편 비전 프로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 및 게임 등은 함께 발표되지 않았다.
비전 프로 생산량 부족 소식을 접한 메타(페이스북)는 슬며시 웃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