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할수록 아쉽네…”
출시 약 1달여가 지난 <디아블로 4>의 유저 평가는 처음과는 사뭇 달라졌다. 콘텐츠 분량과 빌드 다양성의 부족, 그리고 캐릭터 성장을 체감하기 힘든 레벨 스케일링 시스템 등에 대한 불만이 중첩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게임으로 평가하는 유저 비중이 늘었다.
그러나 출시 전부터 시즌제를 중심으로 한 운영 방침을 예고했던 만큼, 시즌 1이 시작된 다음 게임의 전체 잠재력을 평가해도 늦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과연 <디아블로 4>의 첫 시즌은 어떤 모습으로 유저들을 찾아올까?
지난 7월 6일 진행된 개발자 라이브 방송, 그리고 국내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시즌1 관련 정보를 종합했다. 7월 21일부터 진행될 ‘악의 종자’ 시즌에 대해 알려진 모든 사실을 함께 확인해보자.
※ 아직 공식 현지화가 이뤄지지 않은 용어들은 임의로 번역하고, 첫 1회에 한해 영문 병기했다.
시즌1은 성역에 퍼진 ‘악의 종자(Malignant Hearts)’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릴리스가 퍼뜨린 이 힘에 물든 괴물들을 ‘악의 종자 괴물’이라고 부른다. 빛의 대성당 사제 출신인 NPC ‘코르몬드’와 함께 해당 현상을 조사하는 새 퀘스트라인이 주어질 예정이다. 릴리스와 이나리우스의 대결을 다룬 본편의 스토리와는 별개인 사이드 퀘스트에 해당한다.
이번 시즌에서 유저들은 악의 종자에 잠식된 정예 괴물을 일정 확률로 만나게 된다. 이들은 일반적인 정예보다 더 강한 힘과 능력을 지닌다. 한편 이들이 죽으면서 드롭하는 ‘악의 종자’(혹은 악의 심장)는 강력한 빌드를 만들어 주는 아이템으로써, 시즌1의 주요 파밍 대상이 된다.
드롭된 심장을 획득하려면 일련의 절차가 필요하다. 심장에 상호작용하면, 죽었던 괴물은 다시 더 강력한 형태로 살아나게 된다. 이를 또다시 쓰러뜨리면 비로소 심장을 아이템 형태로 획득할 수 있다.
심장은 본편의 보석과 비슷하게 장신구에 뚫린 소켓에 장착할 수 있으며, 각자 매우 강력하고 유니크한 능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개발자 라이브에 나선 리드 게임 프로듀서 팀 이즈메이는 “예를 들어 이전에 야만용사를 여러 번 육성해 봤더라도, 시즌1에서는 심장을 통해 전혀 다른 야만용사를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는 더욱 직접적인 예시가 등장했다. 화면에 나온 ‘우리에 갇힌 피카나의 심장’ 아이템의 기능을 보면, 기존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메카닉을 추가해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템 설명은 다음과 같다. ‘극대화 적중 시 적에게 전기를 2.89초 동안 충전시킨다. 다른 충전된 적들과의 사이에 전기 흐름이 형성되면서 초당 64 대미지를 준다.’
한편 이번 시즌에는 장비에 뚫린 보석 소켓에 3가지 색상 중 한 가지 색상이 부여될 예정이다. 획득한 ‘심장’ 아이템은 유형별로 일치하는 색상의 소켓에만 장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난폭한’(brutal) 유형의 심장은 파란색 소켓에만 장착된다.
심장의 유형은 크게 4가지로, 이 중 3가지는 각자 소켓 색상이 정해져 있는 한편, 나머지 하나는 모든 색상 소켓에 장착 가능한 희귀 아이템이다. 심장의 종류는 총 32가지로 준비되었다.
시즌1에서는 필드와 던전에서 일정 확률로 ‘악의 종자’ 괴물을 만날 수 있지만, 확률 기반이기 때문에 다소 파밍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더 빠른 심장 파밍을 원한다면 시즌 전용 던전인 ‘악의 굴’(Malignant Tunnels)을 방문하면 된다. 악의 굴 안에서는 더 많은 악의 종자 괴물을 만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규 보스인 ‘바르샨’도 만날 수 있다.
한편, 제작진에 따르면 심장은 다른 아이템처럼 서로 성능 차이가 존재한다. 더 높은 티어의 괴물을 쓰러뜨리면 더 높은 파워의 심장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낮은 티어 심장이 후반에 완전히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낮은 티어 심장을 분해하여 나온 재료를 ‘촉매’(invoker)를 만들 수 있으며, 촉매는 특정 종류의 심장을 파밍 할 때 유용하기 때문이다. ‘악의 굴’ 던전 마지막에 발견되는 종양(outgrow)에 촉매를 사용하면, 원하는 유형의 심장을 드롭하는 악의 종자 괴물들을 소환할 수 있다.
<디아블로 4>의 게임플레이는 앞으로 시즌 외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영원의 영역’(Eternal Realm), 시즌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시즌 영역’(Season Realm)으로 나뉜다. 둘 중 어느 쪽에서든 캠페인을 1회 이상 완수해야만 시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시즌 콘텐츠는 반드시 ‘시즌 영역’에 새로 만든 캐릭터로만 접근 가능하지만, 대신 전체 캠페인을 스킵할 수 있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 필수적인 게임 진척도는 시즌에 그대로 계승될 예정이다. ▲캠페인 스킵 ▲탈것 즉시 이용 ▲릴리스의 제단 및 관련 명망 유지 ▲탐사한 맵 구역 및 관련 명망 유지 등이 이뤄진다.
다만 진척도 계승을 위해서는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시즌1 시작 후, 진척도를 완수해 둔 기존 캐릭터를 이용해 게임에 1회 접속하면 된다.
제작진은 ‘시즌 여정’ 시스템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시즌 여정’은 시즌에 관련된 여러 가지 과제(괴물 처치 등)를 부여하고, 이를 해결했을 때 다양한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다.
시즌 여정은 총 7개 챕터로 나뉜다. 각 챕터 아래에는 여러 종류의 활동 과제를 주는데, 이를 전부 완수해야만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과제를 선택해 일정 개수 이상을 완료하면 넘어갈 수 있다. 조셉 피에피오라 수석 게임 디렉터 “유저들에게 하기 싫은 과제를 강요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개별 과제를 완수할 때는 배틀패스 경험치에 해당하는 ‘호의’(favor)를 얻을 수 있다. 또한 1개 챕터를 마치면 대량의 호의가 주어지며, 더 나아가 장비 및 전설 위상까지 보상으로 제공된다. 마지막 챕터의 경우 완수하기 매우 힘든 대신 ‘특별한 보상’을 준다. 또 다른 주요 보상으로는 스킬트리 및 파라곤 보드를 무료로 초기화하는 아이템 ‘망각의 스크롤’이 있다.
‘배틀패스’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배틀패스는 총 90단계로 이뤄지며, 이중 무료 단계는 27개, 프리미엄 단계는 63개다. 각 단계에 도달하면 외형 아이템뿐만 아니라 게임플레이 보너스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게임플레이 보너스의 경우 모두 프리미엄 단계가 아닌 무료 단계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돈으로 성장을 촉진하는’ 메카닉은 전무하다고 개발진은 강조했다.
대표적 예시로 무료 단계에서 ‘불타는 재’(Smoldering Ashes)를 얻어서 이를 ‘시즌 축복’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면 해당 보너스가 시즌 캐릭터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방식이다. 화면에 제시된 바에
따르면 시즌 축복은 ▲괴물 사냥으로 얻는 경험치 증가 ▲상인 거래를 통해 얻는 골드 증가 ▲아이템 분해로 얻는 재료 증가 ▲엘릭서 효과 시간 증가 ▲강력한 악의 심장 드롭 확률 증가 등으로, 각 항목에는 네 개의 ‘불타는 재’를 투입할 수 있다.
제작진은 시즌제 전반에 걸친 기본적 운영 철학도 몇 가지 공유했다.
개발진은 시즌 진행 동안에는 되도록 밸런스를 건드리지 않을 예정이다. 피에피오라는 “시즌 시작 뒤에도 패치는 자주 이뤄지겠지만, 엔드게임 경험을 망치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큰 너프나 버프는 되도록 지양할 것이다. 시즌 내내 경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의도다”라고 전했다.
한편 각 시즌 독점 콘텐츠의 경우, ‘영원의 영역’으로 이전하지 않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이를 통해 이전 시즌이나 향후 시즌 전용 요소와의 밸런스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과감하고 혁신적 게임플레이 메카닉을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면, 시즌에서 키웠던 캐릭터와 보관한 아이템 모두 이터널 렐름으로 이전되지만, 시즌 전용 콘텐츠인 악의 심장 등은 이터널 렐름에서는 이용할 수 없을 예정이다.
하지만, 시즌 독점 콘텐츠가 기본 게임에 더해질 가능성이 완전히 닫혀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에 재미를 더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시스템이 있다면, 이후에라도 ‘영원의 영역’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