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인공지능(AI) 논란, 이번에는 게임 성우가 억울한 피해자가 됐다.
주인공은 에리카 린드벡이다. <페르소나 5>의 후타바 사쿠라를 비롯해, 여러 게임에 성우로 참여했다. 인터넷 서핑을 하던 그녀는 뜬금없는 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보 번햄의 노래 <웰컴 투 더 인터넷>을 AI로 합성한 유튜브 영상이었다.
에리카 린드벡은 당연히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 트위터 팔로워에게도 자신이 동의하지 않은 방식으로 목소리가 사용됐다며 이 영상과 유사한 영상을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그녀의 대응에 영상 제작자는 반박했다.
“무해한 후타바 AI 커버 영상을 두고 원작자와 팬들이 괴롭히는 캠페인(Harassing Campaign)을 시작했다.”
논란은 커졌다. 불똥은 오히려 성우에게 튀었다.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그녀였다.
다수 외신에 따르면, 에리카 린드벡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하나 둘 늘어났다고 전해진다. 비난을 감당하지 못한 그녀는 결국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계정이 삭제돼 어떤 비난이 그녀를 덮쳤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
목소리를 합성한 AI 원본 영상은 삭제됐지만 소용없었다. 업로드됐던 영상은 다른 유튜브 채널들을 통해 산불처럼 퍼졌다.
이 사건에 대해 다수의 팬과 배우들은 안타까움을 전하며 그녀를 지지했다.
작가이자 내러티브 디자이너 안나 웹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성우는 프로젝트의 협력자이지, 원하는 말을 하는 이상한 인형이 아니다.”
애니메이션 <스파이더 맨> 성우로 널리 알려진 조쉬 키튼도 린드벡을 지지했다.
“에리카는 훌륭한 사람이며 이런 일을 당할 자격이 없다.”
미국 성우 에리카 린드벡은 <페르소나 5>, <DC 슈퍼히어로 걸즈>, <귀멸의 칼날> 등 많은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