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독일 쾰른에서 개막하는 게임스컴 2010에서 반다이남코와 캡콤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반다이남코 파트너즈는 7일 <철권> 시리즈의 하라다 카츠히로 디렉터와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PD)가 게임스컴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X 철권>(이하 스파 X 철권)으로 대결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번 대결은 독일 현지시간으로 19일 오후 2시부터 게임스컴 현장에서 진행된다. 이벤트는 반다이남코가 진행하지만 게임은 캡콤이 개발하고 있는 <스파 X 철권>이다. 다만, 이벤트 주체인 반다이남코는 보도자료에서 <철권 X 스파>로 표기해 놓았다.
이는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전을 주체가 어디인가에 따라서 ‘연고전’, 혹은 ‘고연전’으로 부르는 것과 비슷한 이유이다. 실제 이번 이벤트는 반다이남코 유럽에서 발표하면서 <철권 X 스파>라는 명칭을 사용해 혼동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한 디스이즈게임의 문의에 반다이남코 파트너즈 코리아는 “본사에 확인한 결과, 게임스컴 이벤트에서는 코믹콘에서 공개한 캡콤 버전 <스파 X 철권>을 조금 파워업시킨 내용을 보여줄 예정이다. 해당(반다이남코) 홈페이지에서 <철권 X 스파>라고 표기한 것은 반다이남코가 배포한 보도자료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반다이남코 파트너즈 코리아는 “게임스컴 이벤트에서 선보이는 소재의 다수가 <스파 X 철권>이지만, 실제 <철권 X 스파>에 대한 언급도 있을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철권 X 스파> 즉석 토너먼트도 진행
게임스컴에서 선보일 버전은 캡콤이 개발 중인 <스트리트 파이트 4> 기반의 <스파 X 철권>이다. 즉 오노 프로듀서는 자신의 게임을 들고 경쟁사의 부스에 난입해 하라다 디렉터와 정면 승부를 연출한 셈이다.
이는 지난 7월 코믹콘 행사에서 캡콤 부스에 난입해 <철권>을 무료로 나눠준 반다이남코의 하라다 디렉터의 이벤트에 대한 오노 프로듀서의 반격이라는 콘셉트로 준비됐다.
두 개발자의 대결이 끝나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즉석 토너먼트도 열린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추첨해 토너먼트 참가자를 뽑은 다음 <스파 X 철권>으로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토너먼트 참가자들은 특별히 제작된 <스파 X 철권> 상품을 받게 되며, 이긴 사람은 따로 상을 받는다.
이 외에도 <철권> 커뮤니티 멤버와 <스파> 커뮤니티 멤버가 각각 상대 게임의 개발자에 도전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현장 추첨으로 각 커뮤니티에서 4명씩 선발한 후 <철권> 유저는 오노 PD와, <스파> 유저는 하라다 디렉터와 대결하는 이벤트다.
하라다 디렉터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철권> 포스터.
게임스컴 현장에서 만나는 관람객들에게 나눠준다고 한다.
■ 벌써부터 입씨름을 시작한 두 개발자
평소 농담을 주고받는 친한 사이로 알려진 두 개발자는 벌써부터 입씨름을 시작했다. 반다이남코가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에 담긴 두 개발자의 ‘도발’ 멘트는 다음과 같다.
캡콤의 오노 요시노리 PD는 “하라다가 먼저 우리의 코믹콘 행사에 난입해 <철권>을 공짜로 나눠주는 등 유저들에게 뇌물을 전달했다. 이는 우리를 향한 도전장이었다. 때문에 이 도전을 받아들여 내가 먼저 <철권> 팬들을 위한 게임스컴 이벤트에 참여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승부에서 승리해 하켄의 기름과 베가의 칼날로 하라다의 수염을 싹 밀어 버리겠다”고 도발했다.
반다이남코의 하라다 카츠히로 디렉터는 “오노 PD는 <스트리트 파이터 3>이후 격투 게임의 현장에서 사라졌다. 10년 동안 우리가 격투 게임을 지켜 오는 동안 류, 춘리는 물론 오노 자신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이를 위해 미시마 재단에서 무료 게임을 코믹콘에서 나눠주고 도전장을 전달했다. 그리고 유럽에서 그와의 대결이 성사됐다”고 응수했다.
한편, 게임스컴의 <스파 X 철권> 이벤트는 캡콤이 지난 7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에서 발표한 <스파 X 철권>에서 이어지는 연속 행사의 성격을 가진다.
현재 캡콤은 <스트리트 파이터 4>를 기반으로 한 <스파 X 철권>을 개발 중이며, 반다이남코는 <철권 6>를 기반으로 한 <철권 X 스파>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게임스컴 이벤트 대전은 <스파 X 철권>으로 진행되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철권 X 스파>의 정보도 언급될 전망이다.
[Update] 반다이남코 파트너즈 유럽이 배포한 보도자료의 <철권 X 스파> 표기에 대해 한국지사에 문의한 결과, 보도자료 배포의 주체를 표시하기 위해 <철권>을 앞에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게임스컴의 개발자 대전은 캡콤이 개발 중인 <스파 X 철권>으로 진행됩니다. 단, 반다이남코가 주최하는 행사인 만큼 <철권>을 기반으로 한 <철권 X 스파>의 정보도 언급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