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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KeSPA 균열? 독자행보 나선 온게임넷

온게임넷-그래텍 스타리그 합의, 스타2 방송도 논의

안정빈(한낮) 2010-08-10 18:32:32

그래텍이 10 온게임넷과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2에 대한 <스타크래프트> 대회개최권과 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그래텍은 온게임넷과 함께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곰TV로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을 생중계하게 된다.

 

아울러 그래텍은 온게임넷과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이하 GSL)’ 방송 협력도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그동안 e스포츠 업계에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사용에 따른 정식 계약과 대가를 요구해 왔다. 온게임넷과 그래텍이 방송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온게임넷이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사용료를 지불하겠다는 뜻이 된다.

 

그래텍 관계자는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온게임넷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했으며, 그에 따른 조건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두 가지 이슈를 남겼다.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 한 시즌의 라이선스 가격이 형성됐다는 것’과 ‘한국e스포츠협회를 벗어난 온게임넷의 독자행동’이다. 

 

 

■ 첫 단추를 끼우면서 형성된 ‘가이드라인’

 

이번 건은 그래텍이 게임방송사와 체결한 최초의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 서브 라이선스 계약이다. 원칙대로 하면 게임방송사는 앞으로도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열 때마다 그래텍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야 한다.

 

추가 계약을 맺을 경우 보통 이전의 계약 내용이 기준, 즉 ‘가이드라인’이 된다. 온게임넷과 그래텍이 합의한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2 라이선스가 그래텍이 제시하는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 한 시즌의 라이선스 가격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협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앞으로 진행할 업체의 부담은 더 심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MBC게임이다. 그래텍은 개인리그 협상을 시작할 때부터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같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스토브리그(휴식기간) 때문에 이번 시즌 개인리그는 평상시에 비해 기간이 짧다. 8월 안으로는 MBC게임도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온게임넷이 그래텍과 계약을 맺음으로써 형성된 가이드라인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텍 관계자는 온게임넷과의 계약 이후에는 MBC게임도 적극적으로 협상을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그래텍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시즌을 묶는 ‘포괄 계약’ 방식으로 서브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MBC게임 역시 빅파일 MSL 2010을 위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KeSPA의 균열인가? 온게임넷의 독자행동

 

온게임넷이 그래텍과 GSL 방송 협력을 논의하면서 KeSPA의 공조체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온게임넷과 KeSPA 사이의 이상기류는 지난 6 10, 온게임넷이 공문을 통해 그래텍과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감지됐다.

 

당시 온게임넷은 대한항공 스타리그 예선을 눈 앞에 둔 상태에서 KeSPA의 협상만 기다릴 수는 없다며 단독 협상을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MBC게임도 그래텍과 협상을 시작했다.

 

당시 KeSPA 김철학 사무국장은 “두 게임방송사의 개인리그가 시급한 상황임을 감안해 단독 협상을 묵인한 것이며, 확대 해석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온게임넷이 <스타크래프트 2> 리그까지 그래텍과 논의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직까지 KeSPA는 <스타크래프트 2> e스포츠에 대한 입장과 협회 이사사인 프로게임단 선수들의 <스타크래프트 2> 리그 참가 여부 등을 결정하지 않았.

 

이러한 상황에서 KeSPA의 이사사인 온게임넷이 <스타크래프트 2> 방송 협상을 벌인 것은 ‘e스포츠 협상 창구를 하나로 하겠다 KeSPA의 기본방침과 맞지 않는다.

 

이에 대해 KeSPA 김철학 사무국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중이며 아직 답변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온게임넷의 이번 결정이 KeSPA와 관계없이 단독으로 진행됐다는 뜻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이사사이자 방송사인 온게임넷의 애매한 입장은 이해하지만, 굳이 지금 GSL까지 협상을 시작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KeSPA는 창구를 일원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프로리그를 제외한 개인리그와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이미 공조 체제가 깨진 셈이다.

 

 

■ 급변하는 상황, 새로운 협상단의 소득은?

 

새로운 협상대표로 나선 게임단 3곳과 중재자를 자청한 정부도 판을 다시 짜야 할 상황이다.

 

SK텔레콤T1, KT롤스터, 웅진스타즈의 세 게임단은 지난달 KeSPA를 대표해 그래텍과 협상을 시작했다. 여기에 KeSPA의 감사이사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중재자로 나섰다. 현재 협상단은 두 차례 그래텍과 만나면서 본격적인 협상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KeSPA 대표 협상단의 경우 개인리그가 아닌 프로리그 협상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이번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2의 계약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하지만 온게임넷이 그래텍의 중계권과 대회유치권을 인정하고 <스타크래프트 2> 리그 방송 협상까지 진행하면서 협상단의 모양새가 이상해졌다. 개인리그이긴 하지만 이미 한 시즌의 가이드라인이 생겼고, KeSPA 이사사인 온게임넷이 독자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상황이 각자 이득 챙기기로 흐르기 시작했는데 과연 KeSPA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 KeSPA 대표단이 어떤 식으로든 빨리 결론을 내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래텍의 첫 서브 라이선스 고객이 된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