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국가로서, 그리고 온라인 게임의 선구자로서 한국 게임 업계가 중국에 미친 영향, 그리고 중국 시장으로부터 얻은 혜택은 미미하지 않다.
머잖은 예로 <미르>의 중국 내 기록적 흥행은 지금도 현지에서 '미르 라이크' 게임들이 종종 출시하는 배경이 됐다. 국산 글로벌 히트작 <로스트 아크>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스마일게이트의 전작 <크로스파이어>가 중국 '국민 게임'으로 등극했던 덕분이다.
한국 게임들은 이렇듯 한때 중국 시장에 깊게 관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자 판호 규제, 그리고 중국 게임들의 급성장 등이 중첩되면서, 한국 게임의 중국에 대한 파급력이 급격히 축소됐던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년 만에 열린 차이나조이 2023에 출품한 한국 게임들에 자연히 눈이 가는 데에도 그런 이유가 있다.
올해 차이나조이에는 현지의 세기천성, 셩취게임즈, 텐센트 등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를 준비 중인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 한국 개발사들의 여러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넥슨의 경우 <메이플스토리 M>, <카트라이더>, <크레이지 아케이드>, <마비노기 영웅전> 등 다양한 게임을 출품했고, 엔씨는 <아이온>의 해외 버전을 통해 이번 차이나조이 현장을 찾았다. 또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와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 등도 텐센트를 통해 출품하면서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렇듯 다발적인 복귀 노력과는 별개로, 중국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규제가 이어짐에 따라 중국 시장이 국내 게임사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장래성'에 다소의 의문 부호가 찍히는 것은 외면하기 힘든 사실이다. 이번에 출품한 대부분 게임 역시 현지의 청소년들에게 어필하기보다는 성인 고객들에 통할 만한 고전 IP 활용 작품들이라는 점 또한 해당 사실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현지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이번 출품한 한국 게임들을 '추억의 게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포착됐다. 실제로 한국 부스에서 만난 현지 게이머 중 상당수는 해당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묻자 '과거의 추억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새로운 한국 게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과연 새로운 한국 게임들은 현재 중국 게이머들에게 '추억'이 될 수 있을까? 차이나조이 2023 이후 국산 게임의 중국 시장 공략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