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가 ‘DOTA’ 상표권을 등록한 밸브를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때아닌 ‘DOTA 상표권 논란’이 일어났다.
밸브는 지난 6일 미국 특허상표청에 ‘DOTA’라는 상표권을 등록했다. <디펜스 오브 더 에이션트>(이하 <DotA>)는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끈 <워크래프트 3>의 MOD(변형게임)로 <카오스 온라인> <아발론 온라인>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모태가 됐다.
지난해 <DotA>의 개발자 IceFrog를 영입한 밸브는 자사의 스팀 서비스를 이용한 새로운 <DotA>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권 등록은 <DotA>를 밸브의 정식 게임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관련기사 [원문보기]
<워크래프트 3>의 MOD인 <DOTA>의 스크린샷.
DOTA 상표권 등록 소식을 접한 라이엇게임즈는 밸브를 비난했다. 수백 명이 함께 만든 <DotA>를 밸브가 혼자서 가로채려고 한다는 것이다. 라이엇게임즈의 설립자인 펜드래곤(Steve "Pendragon" Mescon)과 구인수(Steve "Guinsoo" Feak)는 <DotA>의 주요 개발자였다.
펜드래곤은 외신 PC게이머와의 인터뷰에서 “수백 명이 기여한 것을 한 회사가 소유하겠다는 생각에 놀랐다. <DotA>는 원하는 사람이 언제나 고치고 즐길 수 있도록 모드작업자(MODDER)들의 공동 소유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엇게임즈는 “다수의 <DOTA> 개발자와 수백 만의 유저들을 지키겠다”며 밸브가 ‘DOTA’ 상표권을 등록한 사흘 뒤인 지난 9일 ‘DOTA’를 포함해 ‘Defense of the Ancients’, ‘DOTA-ALLSTARS’ 상표권을 등록했다. 3개 상표권의 소유자는 ‘DOTA-ALLSTARS’라는 이름으로 설정됐다. DOTA 상표권을 공유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해외 유저들은 대부분 라이엇게임즈의 편을 들어 주고 있다. 특히 MOD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밸브가 ‘DOTA’ 상표권을 독점하려고 한 것에 실망했다는 유저가 많았다.
반면, 아직까지 밸브의 공식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라이엇게임즈의 비난은 성급했다는 유저도 있다. 한 해외 유저는 “밸브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조차 하지 않았고, 기존의 <DotA>에 특별한 제재를 가한 것도 아니다. 라이엇게임즈는 과잉대응을 하고 있다”며 밸브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자고 주장했다.
밸브가 개발 중인 <DotA>는 오는 9월 3일부터 5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게임쇼 PAX 2010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개의 DOTA 상표가 올라와 있다. 상표권 분쟁은 대부분 ‘먼저 등록한 사람을 인정해 주는’ 선원주의를 택하고 있다. 이 경우 밸브의 DOT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