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대축제인 '2023 BIC'가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에서 열린다. 올해는 그 규모가 확장되어 역사상 가장 큰 BIC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을 벡스코로 확대 이전하고, 부산 지역의 게임 개발자 지망생을 지원하는 '비경쟁' 부문이 신설되기도 했다.
BIC 행사의 백미는 아무래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전세계 인디게임 장르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오프라인 전시는 이번주 금요일 시작되지만, 온라인 전시는 지난 17일 막을 올려 수많은 데모들이 게이머들을 맞이했다. 본격적인 행사 전, 온라인 전시에서 반응이 좋은 '기대작'들을 모아보았다.
아직 어떤 부스에 방문할지 정하지 못했다면, 이 기사가 도움이 될 것이다. / 디스이즈게임 신동하 기자, 안규현 기자
# 스팀 유저 평가 '압긍'의 국산 추리 게임 - <스테퍼 케이스>
◎ 플랫폼 : PC
◎ 개발사 : 팀 테트라포드
◎ 장르 : 시뮬레이션, 어드벤쳐, 퍼즐
◎ 출시일 : 2023. 3. 10.
◎ 관련기사 : 논리와 상상력 사이를 정조준한 국산 초능력 추리 게임 '스테퍼 케이스' (바로가기)
전체 인구 중 10%가 초능력자인 가상의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리 어드벤처 게임.
플레이어는 초능력자인 '스테퍼'가 초능력을 사용하여 저지른 범죄인 '마나사건' 전담반의 신입 수사관 '노트릭'이 된다. '노트릭'은 전담반 내에서 유일한 '비(非) 스테퍼'이지만,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다. 루카스 포프가 개발한 <페이퍼 플리즈>처럼 문서와 문서를 대조하고 그 사이에서 모순을 찾아내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올해 3월 얼리 액세스 때부터 6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 긍정'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7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스팀 '비주얼 노벨 페스트'에서도 국내외 쟁쟁한 게임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
'완전한 어둠' 속 미로에서 탈출하는 게임이다. 기본 설정부터 게임 진행에 이르기까지 시각적 단서는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음성을 통해 단서를 주는 레이더를 이용해야 한다. 눈을 감고(게임에서도 눈을 가리거나 감을 것을 추천한다) 머릿속에 지형을 그려가며 게임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학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개발자는 대학 재학시절 자신이 배운 것이 통하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는지 궁금했다고. 이후 대학원에서 게임 개발을 공부하던 중,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결과물로 나타난 것이 바로 <플로리스 다크니스>다. 생경한 경험을 통해 낯선 타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 '팀파매' 개발사의 따끈따끈한 신작 - <키친 크라이시스>
◎ 플랫폼 : PC
◎ 개발사 : 팀 사모예드
◎ 장르 : 전략, 기타
◎ 출시일 : 개발중
<팀파이트 매니저> 개발사 팀 사모예드의 따끈따끈한 신작. 지난 8월 10일부터 7일간 진행됐던 방구석인디게임쇼(BIGS)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으며, 이제 막 데모 버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
귀엽고 깔끔한 도트 그래픽과 특유의 BGM이 어우러진 전작의 룩앤필을 계승했다. 이번에는 '요리'를 소재로 하는 디펜스 장르다. 단, 플레이어는 음식과 요리 도구를 타일 위에 배치할 뿐 조리 과정은 순서에 따라 자동으로 진행된다. 조리 동선을 고려한 '설계'가 끝난 이후엔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도구와 재료 업그레이드 및 레시피 선택 등 덱빌딩 요소도 가미되었다.
# 진정한 코스믹 호러 그자체 - <월면기지 람다>
◎ 플랫폼 : PC
◎ 개발사 : 천둥여우 스튜디오
◎ 장르 : 액션 기타
◎ 출시일 : 개발중
<월면기지 람다>는 테라포밍을 위한 전진기지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미지의 존재로부터 도망치며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공포 서바이벌 게임이다. 고전 스타일의 단색 1비트 그래픽이 특징이다. 적은 크툴루 신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커다란 외눈의 촉수 괴물. 일견 <오브라 딘 호의 귀환>이 떠오르기도 한다.
플레이마다 구성이 달라지는 절차적 생성 맵 또한 특징이다.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는 게임이지만, 데모 버전에서도 점프스케어 없이 조여오는 듯한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공포 게임이니, 그야말로 코즈믹 호러(Cosmic Horror) 그 자체다.
# 이제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다 - <전언>
◎ 플랫폼 : PC
◎ 개발사 : TEAM 217
◎ 장르 : 텍스트 어드벤처
◎ 출시일 : 베타테스트
먼 미래, 기후 변화와 국제 분쟁, 내전 등으로 인해 파괴된 인류의 삶을 그린다. 플레이어는 달에 파견된 30인 중 한 명이 되어 '지구' 그리고 '화성'과 컴퓨터 메신저로 통신하며 '달'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대게 메신저로 소통하는 추리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지시를 내리고 다른 캐릭터는 그 지시를 이행한다. 그러나 <전언>에서 플레이어는 '달'에서 일어난 문제를 그대로 취합해 보고할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 별다른 그래픽 요소나 OST도 없어 진행이 다소 루즈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플레이에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수밖에 없는 이벤트나 중간 중간 등장하는 점프 스퀘어 요소들이 매력적인 작품.
# "콩쥐야, 우리 X됐어..." - <콩쥐스 크런치 타임>
◎ 플랫폼 : PC
◎ 개발사 : 주식회사 조이풀조
◎ 장르 : 시뮬레이션, 퍼즐
◎ 출시일 : 개발중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노동 운동을 하다가 운영되지 않는 공장의 관리자로 좌천된 '콩쥐'가 되어 코딩을 통해 공장을 부흥시켜야 한다. 이때, 공장을 자동화하는 툴은 아동들을 교육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장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언어 '스크래치'를 닮았다. 따라서 코딩에 익숙한 사람은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
반대로 컴퓨터 언어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 각각의 코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한 시간 분량의 강의를 텍스트 한 줄로 퉁친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등록된 리뷰들 중에는 '스크래치 강의 영상을 보면서 플레이했다'는 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