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의 강연 하나에 수많은 개발자가 모였다?
유럽에서는 최대 규모의 게임행사 중 하나인 '게임스컴'이 본격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20일부터 22일까지는 유럽 개발자들의 행사 '데브컴'이 같은 행사장에서 진행됐죠. 여름의 독일 쾰른에는 게임스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데브컴은 개발자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사인 만큼 게임스컴처럼 거대한 규모로 개최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현직 개발자들이 참석해 강연을 통해 노하우를 나누고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소중한 행사입니다. 2023 데브컴은 200명 이상의 강연자, 14개의 의제, 130개 이상의 강연, 행사와 연계해 개최되는 인디 게임 컨퍼런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보고 들은 감상을 전해드립니다. /독일 쾰른=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2023 데브컴
관계자에 따르면 2023 데브컴에서 관심이 크게 늘어난 주제는 AI와 리더십이었습니다. 데브컴은 홈페이지에 앱을 통해 어떤 강연에 관심이 있는지 미리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코로나19가 지나간 후 리더십과 소통에 대해서 해외 개발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느낌입니다. 현장에서는 챗 GPT와 관련한 강연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노 페인, 노 게임'이라는 대담 형식의 강연에서는 한 해외 개발자가 스팀의 AI 게임 금지 조치를 예시로 들며 "업무 효율을 늘리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AI가 게임 개발의 핵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원격 근무로 인한 리더십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습는데요. 한 개발자는 원격 근무가 오프라인에 비해 분명 소통에 있어 제한이 생기긴 했지만,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는 데에는 더욱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습니다.
넷이즈, 에픽게임즈, 인섬니악 등에서 잔뼈가 굵은 개발자들이 나왔던 '노 페인, 노 게임' 강연
유명 개발자나 사람들이 흥미 있을 만한 주제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원숭이 섬> 시리즈의 개발자 '론 길버트'의 강연이나 스팀의 '게임 노출도' 관련한 강연에는 정말로 긴 대기열이 형성됐죠. 밸브에서 비지니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직접 찾아와 어떻게 스팀에서 게임이 상점 페이지에 배치되는지에 대한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덕분에 스팀 관련 강연에서는 사람이 너무나 많이 모인 나머지 출입 인원이 제한될 정도였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온 만큼, 조금 더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밸브의 강연은 추후 정리해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강연도 있었죠. '아프리카 게임 업계에 대한 통찰'에서는 르완다에 위치한 '디지털 렐름 엔터테인먼트'의 토마스 실바 대표와 아프리카 현지에서 게임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강연자들이 나와 현재 아프리카의 업계 상황과 게이머들의 성향, 성장 가능성에 대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프리카 게임 업계에 대한 강연
강연장 크기에 비해 대기 인원이 너무나 많아 들어가기도 힘들었던 밸브의 강연
스팀 페이지에 어떻게 게임이 노출되고 배치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프로토타입이 구린(Sucks) 이유"라는 당돌한 제목을 가진 강연
내용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데브컴은 별도의 '인디게임' 컨퍼런스를 현장에서 진행합니다. 약 20개 정도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미국에서 열리는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처럼 관람객이 모두 개발자나 게임을 공부하는 학생이기에 장점이 있죠. 해외 개발자의 직접적인 소감이나 피드백, 혹은 해외 인디 개발사와의 네트워킹을 원한다면 데브컴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게임스컴 참석을 겸해 데브컴에서도 게임을 선보인 다양한 나라의 개발자 역시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현장에 참석한 한 개발자는 "게임스컴에 참석하는 김에 데브컴에도 도전해 봤는데, 운 좋게 전시가 결정돼 참여했다"라며 "대부분 개발자와 게임 업계 진출을 준비하는 학생이다 보니 일반인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에서는 들을 수 없는 색다른 피드백이나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유럽의 관람객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적극적이라 좋다고 하네요.
별도의 공간에 전시된 인디 게임들
한국 개발사로는 '뉴코어 게임즈'가 <데블 위딘 삿갓>을 선보였습니다.
# 데브컴, 온라인으로도 참여 가능합니다.
데브컴에 대해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사실이 있습니다. 데브컴은 온라인으로도 중계됩니다. 티켓을 구매하면 원격으로 강연을 감상할 수 있죠. 데브컴은 공식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강연 생중계를 지원하며, 원한다면 채팅을 통해 개발자 및 관람객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유럽이 넓은 지역이다 보니 온라인으로도 참가하는 개발자가 적지 않게 있으며, 실시간 채팅 역시 어느 정도 활성화된 편입니다.
해당 연의 티켓을 구매했다면 강연을 재관람할 수 있기도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기 있는 강연은 사람이 몰려 출입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으니 만약 데브컴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라면 꼭 체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티켓 가격이 부담될 수는 있지만, 관심 있는 강연이 있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합니다.
데브컴이 끝난 뒤의 현장 모습
23일부터는 본격 '게임스컴'이 개막합니다. 디스이즈게임도 현장에서 좋은 소식을 전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