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신화: 오공>은 말 그대로 2023 게임스컴 현장에서 '최고의 인기 게임'이라고 할 만했습니다. 다른 것 없이 40개의 시연대로만 부스를 꽉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게임을 체험해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대기열은 엄청났습니다. 부스 앞에 "300분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라는 문구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은 이동식 의자까지 가져와 기다리는 등 열의를 보였죠.
<검은 신화: 오공>이 2023 게임스컴에서 이처럼 주목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게임에 대한 더욱 자세한 체험기와 함께 현장에서 본 <검은 신화: 오공>의 모습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2023 게임스컴의 <검은 신화: 오공> 부스
# 서양 유저들에게도 먹힌 중국의 액션 게임 완성도
<검은 신화: 오공>이 이처럼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부스가 선택한 전략이 흥미로웠습니다. <검은 신화: 오공>은 1시간의 시연 시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4명의 보스를 처치하는 식으로 시연이 진행됐죠. 체험 버전 내에서 시간을 체크하기 때문에, 1초라도 시간이 넘어가는 순간 시연은 곧바로 종료됩니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나중에는 체험 시간이 30분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시연이 완료되면 처치한 보스를 체크해, 감사패를 전달함과 동시에 개별적으로 선물을 증정했습니다. 모자와 함께 처치한 보스의 모습이 담긴 패치가 제공됐죠. 4명의 보스를 모두 격파한 관람객에겐 모든 상품과 함께 별도의 티셔츠가 제공됩니다.
숨은 고수가 많았던 걸까요? 관계자에게 "한 번에 모든 보스를 클리어한 사람이 있느냐?"라고 물으니 "정확히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있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클리어한 보스에 따라 이렇게 확인 도장을 찍어 줍니다.
직접 <검은 신화: 오공> 시연을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들에게 "이렇게 긴 대기열을 기다리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관람객들은 주로 '소울라이크'나 '액션 게임'에 관심이 많아서 <검은 신화: 오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다시 한번 도전해 모든 보스를 클리어하기 위해 재차 시연을 기다리는 관람객 또한 많았죠. 한 독일 관람객은 "평소에 소울라이크 장르나 콘솔로 출시된 유명 액션 게임은 다 해볼 만큼 좋아한다. 어제 게임을 해 보니 각종 도술의 모습이 독특하게 느껴졌고, 액션 게임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 다시 한번 올 클리어에 도전하고 싶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 다양한 도술과 봉술을 사용한 접근 방식
두 번째 이유는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트레일러에서 보여준 것만큼 좋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게임 내 다양한 시스템을 활용해 보스의 기믹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지난 '오공별곡: 오늘 나는 대륙에 기세에 [압도]되었다'라는 기사에서 기본적인 게임플레이에 대해서는 설명을 했기에 체험 버전에서 상대한 세 명의 보스에 대한 상세한 체험 소감 및 클리어 동영상과 함께 왜 <검은 신화: 오공>이 좋았는지 설명해보겠습니다.
처음 만나는 '지네정괴'는 튜토리얼격 보스입니다.
패턴도 크고, 연속으로 공격을 잘 해 오지도 않죠. 지네정괴는 체력이 절반 정도로 감소하면 오공에게 다가와 자폭하는 에벌레 무리를 생성해 공격해 오는데, 동영상을 촬영할 당시 기자는 처음 체험한 보스전이었기에 '열심히 굴러서' 피했습니다.
하지만, 시연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 보니 대부분은 여의봉을 길게 세워 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즉, 기믹이나 보스를 상대할 때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단 것입니다.
두 번째 보스인 적고마후부터는 플레이어가 확실히 다양한 선택과 조합을 통해 보스를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가령 오공이 사용할 수 있었던 묘술 중 하나에는 '안식술'이 있었는데, 사용하면 불로 적의 공격을 막아주는 원을 그립니다. 안에 있으면 오공이 강한 공격을 하는 데 사용되는 '기세'가 빠르게 회복되기도 하죠. 안식술을 사용하면 보스는 주인공에게 다가와 공격하지 못합니다.
이것을 응용하면, 보스의 패턴이 나올 때쯤 가까이 붙어 안식술을 사용해 주면 보스가 범위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주춤하는 것을 응용해 일종의 '딜 타임'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불 원숭이로 변신해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기도 했었죠.
그리고 적고마후는 체력이 절반 정도로 감소하면 뒤에 있는 사당으로 도망가 '파워 업'해서 다시 싸움을 걸어오기도 합니다. 위 동영상에서는 적고마후가 도망가지 않기에, 일정 조건을 완수하면 도망가지 않는 듯합니다.
도망친 적고마후는 날개를 펼쳐 공중에서 강력한 공격을 사용하는데, 적고마후가 내려오는 것을 기다리거나 점프해 공격할 수 있지만, 여의봉을 늘려 찌르는 강공격을 사용해 적고마후를 떨어트릴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보스인 '호선봉'은 사람처럼 말을 하며, 각종 도술과 체술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공격해 오는 보스였습니다. 시연 당시 가장 재미있다고 느꼈던 것은, 호선봉이 오공과 '똑같은' 도술을 활용해 공격해 온다는 점입니다.
가령 오공은 순간 돌로 변신한 후, 적들이 공격하면 즉시 반격하는 '석화술'이라는 도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선봉도 동일한 도술을 사용합니다. 이때 공격하면 오공의 공격이 튕겨나감과 동시에, 호선봉이 강력한 반격기를 사용해 오죠. 체력이 일정 수준까지 감소하면 자신의 몸을 감추는 '안개 형체'까지 활용해 공격해 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공략 방식을 떠올리기도 했는데요. 호선봉이 석화술을 사용할 때 공격하면, 반드시 제 자리에서 주먹을 동반한 공격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석화술에 오공이 당하지 않으면 안개 형체로 자신의 본체를 숨긴 후 임의의 지점에서 공격해 오는데요. 덕분에 '석화술'에 일부러 당해주는 것이 공략에 있어 더 쉽다고 느끼도 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요.
그 외에도 오공이 '안개 형체'를 사용해 호선봉의 시야에서 벗어나면 "같잖은 수작 부리지 마라!"라며 본인이 오히려 역정을 내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검은 신화: 오공>이 좋았다고 느낀 이유는, 단순히 적의 공격을 피하고 싸우는 액션 게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기믹을 가진 보스에 맞춰 게임 내 등장하는 도술이나 여의봉의 여러 봉술을 응용해 싸울 수 게임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에서 이야기한 공략 방식은 하나의 갈래일 뿐, 정식 게임에서는 더욱 다양한 방식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체험 버전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3번째 보스인 호선봉부터는 정박과 엇박 공격 그리고 술법을 이용한 어려운 패턴이 많이 등장했지만, 오공이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머리를 잘 쓴다면 손쉽게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점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여기에 '동양의 문화'를 잘 녹여냈다는 장점도 있죠. 각종 무협 소설이나 '서유기' 원작을 읽었던 사람에게 익숙할 각종 묘술과 술법이 게임에 어색함 없이 잘 녹아 들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타격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사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체험 시간이 많이 주어진 것은 아니었기에 이 부분은 정식 게임 출시를 기다려야 확실히 판단할 수 있을 듯합니다.
개발진의 열의도 인상 깊었습니다. 시연을 마치자 한국어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체크한 관계자가 찾아와 "게임의 번역 수준은 어떤가? 개선할 점이 있는가?"라며 직접 물었고, 기자는 '한국어'라고 표기되어야 할 부분에서 '한국인'이라고 표기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관계자는 행사가 끝나면 곧바로 수정하겠다고 답했죠. 체험 버전에서 그 외의 번역은 굉장히 매끄러웠던 편이니, 번역에 대해서도 폴리싱 작업이 이루어지면 큰 부담 없이 한글로 <검은 신화: 오공>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검은 신화: 오공>은 2024년 여름 출시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