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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성난 새들은 어떻게 대박으로 날았을까?

Rovio Mobile 자꼬 리잘로, 모바일 히트 게임 개발

알트 2010-09-14 18:20:35

마침내 아이폰4가 한국에서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열풍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그 열풍 속에서 소규모 개발자들도 직접 게임을 만들고 배급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렸죠. 오픈마켓입니다. 실제로 대박 게임을 만들어 낸 Rovio Mobile이나 팝캡(Popcap)은 처음에 4명으로 시작했다고 하죠.

 

그럼 개발자들 사이에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일명 대박 게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건 뭘까요? <앵그리 버드(Angry Birds)>를 개발한 Rovio Mobile이 ‘모바일 히트 게임 개발’이라는 강연으로 KGC 2010을 찾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아둥, 알트


 

지금까지 700만 개 이상 판매된 <Angry Birds>는 가장 많이 팔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중 하나로, 69개 국가에서 인기 앱 1위에 올랐다. 게임의 평가는 5점 만점에 4.8점으로 그 재미를 나타낸다. 소규모 팀으로 개발을 시작한 <Angry Birds>의 완성에는 6개월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 웃기고, 쉽게 다가서다

 

이 게임은 일단 재미있다. <Angry Birds>는 캐릭터들의 귀여운 매력을 만화 같은 깔끔하고 심플한 2D 그래픽으로 잘 살렸다. 아울러 유머를 게임 곳곳에 녹여내 쏠쏠한 재미를 준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캐릭터만 보면 쉬운 아동용 게임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새총을 당겨 새를 날려 보내야 하는 이 게임은 어렵다면 충분히 어려운 게임이다. 목표물과의 거리는 물론, 어느 정도 높이로 보내 어느 위치로 떨어뜨려야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작은 쉽지만 어디로 어떻게 날릴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Angry Birds>는 새의 능력을 그대로 외모에 투영해 누가 봐도 ‘어머 이건 분명 광역 폭탄이야~’라고 할 수 있게 캐릭터화(化)했다. 또한 새총의 첫 콘셉트는 전기총이었다고 한다. 어린 꼬마부터 할머니까지 모든 사람들이 새총의 사용법을 알기 때문에 따로 튜토리얼이 필요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재미있게 생긴 새들과 돼지들.

 

 

■ 누구나 재미있게 즐긴다

 

이해하기 쉽게 개발한 덕분에 누구나 쉽게 <Angry Birds>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분명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위한 장치도 있다.

 

같은 레벨에서도 난이도에 따라 초보자부터 하드코어 게이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레벨은 총 200 단계 이상으로 처음에는 간단하고 캐주얼한 난이도로 시작해 점점 레벨이 높아지면서 건물 구조 등 퍼즐 요소가 추가되고 난이도가 높아진다.

 

다양한 퍼즐이 기다리고 있다.

 

<Angry Birds> 뿐만 아니라 대박 게임들의 공통된 특징은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는 것이다. 또한 바로 플레이할 수가 있다는 것도 있다. 거기에 <Angry Birds>는 고전적인 턴 방식(Turn-Based) 게임으로 짧은 시간 동안 잠깐씩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화장실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거나 담배를 태울 때처럼 언제든 한 게임 정도는 할 수 있게 해 자주 게임을 접하게 만들었다.

 

강연을 맡은 Rovio Mobile의 자꼬 리잘로 게임 디자이너가 말하는 대박 모바일 게임은 간단히 정의하면 ‘이해하기 쉽고, 전개가 빠르고, 웃음이 절로 나오는 게임’이다. 물론 거기에 가격까지 착하면 그야말로 구매 욕구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쉽고 웃기고 재미있다!

 

 

■ 미완성품을 내놓고 싸게 팔아라? 3대 판매 전략

 

그런데 ‘이해하기 쉽고, 전개가 빠르고, 웃음이 절로 나오는 게임’을 가장 싼 가격인 0.99 달러에 팔아도 유저가 알지 못하면 헛수고다. 현재 앱스토어에는 약 12만 개의 유료 앱들이 존재하는데, 자신의 대박 게임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스크린샷과 간단한 설명뿐이다. 때문에 인기 TOP 10 앱들이 대부분의 수익을 거둬들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럼 인기 TOP 10에 들어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이 있듯이 처음부터 완벽한 게임을 내놓을 필요는 없다. 게임을 업데이트하면 판매 뿐만 아니라 전체 랭킹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Angry Birds>도 처음에는 몇 개의 레벨과 5마리의 새로 시작해 계속해서 업데이트해 왔다.

 

잦은 업데이트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 갔다.

 

또한, 라이트 버전(체험판)을 만들어 배포하자. 리잘로에 따르면 <Angry Birds>의 라이트 버전이 1,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때 세일즈 버전(정식 버전)은 700만을 기록하는 등 두 버전의 상호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일단 해 봐’라는 모 기업의 모토를 충실히 따르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앱의 가격은 최대한 낮추는 게 좋다. 본래 <Angry Birds>는 1.99 달러에 판매되다가 0.99 달러로 가격을 낮추면서 판매 수치가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유명한 게임이나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작은 가격을 낮춰야 더 효과적이다. 생각해 보라. 유저들은 게임 레벨이 60개든 200개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이건 모바일 게임이지 온라인 게임이 아니다.

 

$1.99에 뿔난 새.

 

 

■ 유저에 집중하다

 

이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 잔소리처럼 들리겠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개발자를 위한 소리다. 바로 양보단 질적인 업데이트, 공략 비디오, 그리고 모든 유저들의 이메일과 피드백에 반응하라는 것이다.

 

리잘로는 피드백에 대한 사례를 하나 소개했다. <Angry Birds>의 팬인 5살 소년이 그린 그림을 그의 어머니가 개발사에 이메일로 보내왔고, 그 그림을 실제 게임에 적용했다는 것. 특히 그 꼬마의 이름(Ethan)을 배경 그림에 넣어 특별함을 더했다.

 

꿈은 이루어진다.

 

 

■ 브랜드를 키우다

 

<Angry Birds>는 성공한 모바일 게임들처럼 다른 플랫폼으로도 개발 중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활용해 장난감, 티셔츠 등 상품화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TV 애니메이션과 영화 제작 제의도 받는 등 게임을 중심으로 큰 브랜드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

 

공개 질의응답 시간에 흥미로운 질문이 나왔는데 “새 중에서 날아가 알 폭탄을 떨어뜨리는 새가 있는데, 게임 배경 이야기가 알을 보호하고 되찾으려고 하는 만큼 알 폭탄이라는 설정은 조금 모순된 느낌이 있다”는 것이었다. 참고로 <Angry Birds>는 주인공인 새들이 알을 훔쳐간 돼지들을 혼내 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리잘로의 너무나 ‘쿨~한’ 대답에 모두가 웃어 버렸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재미있으면 됐지.”

 

강연 마지막에 관중석을 웃음바다로 만든, 재미있는 울음소리를 이용한 미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