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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파4로 보는 ‘고전 게임의 부활 비법’

캡콤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의 KGC 강연 요약

안정빈(한낮) 2010-09-14 23:48:09

고전 게임의 부활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새로운 시리즈로 자리를 굳힌 <페르시아 왕자>를 비롯해 1990년대 액션 게임의 자존심인 <혼두라> <황금도끼>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고, 올드 PC 유저들에게 친숙한 <엑스컴>도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캡콤 오노 요시노리 PD(오른쪽 사진) <스트리트 파이터 4> 역시 고전 게임의 부활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이 됐다. 오노 PD <스트리트 파이터 4>를 통해 시리즈 최고의 히트작 <스트리트 파이터 2>를 새로운 모습으로 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

 

 

■ “개발팀의 생각을 통일하라”

 

오노 PD가 말하는 고전 게임 부활의 첫 단계는 개발팀의 의식을 통일하는 것이다.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다. ‘동창회를 앞두고 떠올리는 첫사랑’처럼 추억 속의 무언가는 날이 갈수록 아름다워진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같은 고전 게임을 즐긴 사람들도 시간이 흐르면 모두 자신만의 미화된 이미지를 갖게 된다.

 

그래서 오노 PD <스트리트 파이터 4>의 개발을 앞두고 류와 켄이 등장하는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먼저 제작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스트리트 파이터 4>에 대한 개발팀의 추억 속 이미지를 하나로 뭉치기 위해서다.

 

추억 속의 미화된 캐릭터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명확한 목표 지점도 세웠다. <스트리트 파이터 4>의 그래픽 목표는 지금도 당시의 그림이 움직인다는 느낌을 살리는 것으로 정했다. 과거의 시스템들을 나열한 후 그것을 지금 시대에도 통하는 것과 통하지 않는 것으로 구분했다. 또한 1990년대 격투 게임의 유명 캐릭터들을 참고해 이미지를 가져오는 데 주력했다.

 

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진화의 방향을 먼저 정해 두고 개발을 시작한 셈이다. 오노 PD만약 이런 작업이 없었다면 <스트리트 파이터 4>는 여전히 개발 중이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인기 게임의 캐릭터를 분석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 “지나친 새로움은 독()이다”

 

게임 디자인도 고전 게임을 부활시키는 데 큰 걸림돌이다. 오노 PD는 특히 지나친 새로움을 경계했다. 고전 게임을 부활시키는 경우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순히 새롭기만 해서는 안 된다. 유저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새로움이 필요하다.

 

<스트리트 파이터 4> 역시 ‘세이빙 어택’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넣었지만 두 개의 버튼을 누른다는 기존의 조작범위 내에 포함되는 방식이었다.

 

오노 PD만약 개발자가 이거다! 이건 나밖에 모르는 거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언제나 지나친 새로움이다. 생각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저의 상상력 이내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시대가 흐르면서 생긴 요구사항들은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오노 PD가 <스트리트 파이터 4>를 개발했을 때는 이미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센터가 쇠퇴한 시기였다. 그래서 그는 게임센터의 열기를 가정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콘솔에서도 혼자 게임을 즐기다가 다른 유저가 난입할 수 있는 아케이드 대기시스템이었다. 플레이 시간이 짧은 대전격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리플레이 모드를 도입, 게임을 즐기는 시간 외에도 유저가 게임을 떠나지 않도록 유도했다.

 

오노 PD“<스트리트 파이터 4>를 처음 발표했을 때 다들 시대에 뒤처졌다, 낡았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그중에는 이거라면 나도 즐길 수 있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많은 관심을 받는 고전 게임에서 유저들의 의견을 선별해서 적용하는 것 또한 개발자의 중요한 몫이다고 주장했다.

 

아케이드의 열기를 콘솔로 끌어오기 위해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