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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온라인게임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이 움직인다

넥슨 김지원, 온라인게임 비즈니스의 패러다임 쉬프트

홍민(아둥) 2010-09-15 19:39:08

온라인게임 산업은 현재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정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외부적인 요소보다 온라인게임 산업 자체 문제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소속인 김지원씨는 15일 '온라인게임 비즈니스의 패러다임 쉬프트'라는 제목의 KGC 강연에서 앞으로 바뀌게 될 온라인게임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디스이즈게임 아둥, 알트


■ 온라인게임 비즈니스 분석

 

온라인게임 상용화 모델은 정액제, 정량제에서 차등 요금제를 거쳐 부분 유료로 바뀌었다.

 

정액제의 장점은 재미있는 게임만 만들면 모든 게 해결되므로 게임 제작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이외는 고객 모집과 이탈 방지에 관한 전략만 신경쓰면 된다.

 

문제점은 초기 비용이 많이 투입되고, 정액제의 액수를 보고 게임 접속을 판단하는 유저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차등 요금제다.

 

차등 요금제의 장점은 이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다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PU와 APU가 등장하면서 개발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돈을 내고 플레이할까에 대해 고민한다. 그만큼 게임 제작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안으로 등장한 게 부분 유료다. 장점은 PU와 ARPU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그 만큼 유저에게 불편함을 더해 만족도를 낮춤으로써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1인당 한 달 간 평균 매출액
※ PU(Paying User): 구매자

 

온라인게임 요금제의 변화

 

유저는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게임에 투자할 것을 강요받게 됐고, 레벨업 요구 경험치를 일부러 늘리거나, 강력한 캐쉬템의 갈증을 높이기 위해 이에 걸맞는 높은 난이도의 보스를 등장시키는 등의 방법이 동원됐다.

 

게임 하나에 투자되는 비용과 시간의 증가는 유저로 하여금 다른 게임으로 전환도 쉽지 않게 만들어 버렸다. 이런 경우 독점 중인 회사는 좋겠지만 시장 전체로 봐서는 손해가 발생한다.

 

현재는 결국 이런 모든 조건을 감내할 수 있는 유저만 남게 돼 극히 제한된 성향의 유저풀만 형성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비슷한 성향의 유저만이 남은 유저 풀의 축소는 개발사가 더 좋은 새로운 게임을 소개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더라도 만족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짓 말고 기존 방식대로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듣게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 온라인게임 비즈니스와 관련된 리스크의 종류

 

크게 재정의 위기, 시간의 위기, 사회적 측면에서의 위기 등 3가지가 있다.

 

현존 온라인게임의 위기

 

먼저 재정의 위기는 현재 PU와 APU에 의존하는 판매 방식이 보편화 됐지만 PU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유저풀이 제한적이라 돈을 지불하는 유저에게 돈을 더 많이 지불하도록 바뀌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시간의 위기는 부분유료의 도입과 함께 PU, ARPU를 높이기 위해 게임에서 소위 노가다 요소가 많이 투입되어, 더 많은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도록 만든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저 게임을 시작하면 폐인되니 아예 시작도 못하게 만들어 유저풀을 축소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사회적 측면에서의 위기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현대 사회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사회에서 얼마나 당당할 수 있으며 용인될 수 있는가? 오히려 사회 문제와 현실 생활 부적응 등의 문제를 야기시키며 온라인 게임을 하면 폐인 아니면 할 것 없어 한다는 것과 같은 인식이 퍼져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

 

만족의 범위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

 

소비자의 가치 기준과 가격 사이의 공간을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도라 표현할 수 있을 텐데, 위에 언급된 여러 리스크의 증가로 인해 이 간격이 줄어들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여러 리스크는 증가하고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는 감소하므로 구매 욕구는 낮아져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유저는 아예 게임을 시작할 엄두도 못 내고 진입을 포기하거나 이탈하는 빈도가 잦아졌다.

 

게임 유저는 돈에 민감하므로 가격이 높으면 게임을 안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 게임에 대한 유저의 만족도가 낮아져 지불용의가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에 유저의 부담을 줄여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새로운 수익 구조를 모색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매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유저에게 지불을 강요하지 않는 게임시스템은 없을까? 이를 위해서 유저풀의 확장과 신규 수익 창출이 필요한데, ARPU는 좀 줄더라도 PU를 늘리는 방향으로 모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투자나 제휴를 확대해 게임 제작에 필요한 투입(input)을 줄이진 않고 결과물(output)을 늘리는 방향이 이상적일 것이다.

 

■ 새로운 수익구조 창출의 필요성 대두

 

영화 산업의 경우 투자 및 제휴가 엄청나게 활발하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산업은 다르다. 투자도 제한적이며 제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 때 게임 내 광고가 주목을 받았으나 지금은 거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1등을 해야만 하는 레이싱 게임에서 주변 광고가 주목을 받을 수 있겠는가? 실제 구매로는 잘 이뤄질 수 있겠는가? PPL이 활성화된 드라마와 비교해봐도 게임 내의 광고는 효과가 불 보듯 뻔했다.

 

투자와 제휴도 마찬가지다. 놀이동산에 가며 제 돈 다주고 입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것이다. 하지만 게임 정액료를 할인해 주는 제휴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기브&테이크를 생각하면 쉽다. 제한된 성향의 유저풀을 갖고있는 온라인 게임이 제휴사에 줄 수 있는 부분은 현재 거의 없다.

 

온라인게임이 대중문화화 되기위한 조건

 

대중문화 속 온라인 게임

 

온라인 게임에 대한 굳어져버린 개념을 풀기 위한 방법을 대중문화의 대규모 집단, 대중성, 트렌드, 그리고 여성에서 찾았다.

 

대중문화는 말 그대로 엄청난 규모의 무특정 다수가 공통된 콘텐츠를 소비한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제한된 성향을 가진 특정 다수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아직은 대중문화로 인정받기에는 조금 힘든 위치에 있다.

 

영화 vs. 온라인 게임

 

영화 산업을 성공한 대중문화로 평가하면서 예로 들었다. 현재 약 2시간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 한편에 9천원을 지불하는데 큰 불만을 가지지 않지만 온라인 게임은 한 달 내내 즐길 수 있음에도 정액제의 경우 약 2만원이 아깝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차이가 각 산업의 가치를 숨김없이 말해준다. 하지만 분명히 영화도 불과 10~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온라인 게임만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영화 산업이 가진 위치, 혹은 가치를 어떤 과정을 통해 얻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영화의 조조할인, 주말요금제, 3D요금제, IMAX요금제 등 차등 요금제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그만한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영화 요금제가 만족에 근거해 자발적인 요금제를 수용한다면 게임 요금 혹은 캐시아이템은 100% 즐기려면 돈을 더 내야 하는 타성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일반 영화관에서 보는 게 100%의 만족을 준다면 3D영화관이나 IMAX는 120% 만족시켜주는 반면, 온라인 게임은 애초에 80% 만족만 주도록 설계를 해놓고 돈을 더 내면 100% 만족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현재 게임 개발 상황도 영화 제작 상황도 다르다. 영화의 경우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 그리고 극장이 골고루 위험부담을 안고 있지만, 게임의 경우 오직 개발사와 배급사만이 모든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의 경우 첫 작품이 실패하면 다시 투자/인력을 구하기도 힘들고 심하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또한 투자에서도 그만큼 차이가 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는 크레딧에 수 많은 투자자들의 명단이 기억나는가? 그렇다면 게임은 어떤가? TV프로그램의 경우는 PPL(제품 간접 광고)이라는 광고 방법으로 많은 투자를 받는다. 하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다.

 

놀이동산 vs. 온라인 게임

 

디즈니월드의 재방문 고객이 70%에 달한다. 이들이 디즈니월드를 다시 찾는 이유는 2~3년마다 볼거리들이 새로워지고 그만한 서비스를 받기 때문인데, 온라인 게임의 경우 대부분 그렇지가 않다.

 

온라인 게임의 캐시아이템에 대해 이야기하며 놀이동산의 고가 상품을 예로 들었다. 두 경우 모두 추가적으로 돈을 내야 하지만 그 만족의 수준이 다르다. 놀이동산의 경우 필요에 따라 만족을 주지만, 온라인 게임의 캐시 아이템은 제대로 만족하려면 강제로 사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불만만 가득해진다.

 

특히 영화와 놀이동산은 제휴 상품이 굉장히 많다. 각 은행 카드나 핸드폰 상품만 봐도 몇 % 할인 등 제휴가 상당히 잘 되어 있지만, 게임사의 경우 그 경우를 찾기가 힘들다. 왜 그럴까?

 

또한 영화와 놀이동산 모두 온라인 게임과 마찬가지로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지만 온라인 게임만큼 빠져들게 만들지는 않는다. 현실세계와 분명한 선을 긋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현실세계에서의 시간적 혹은 금전적인 투자를 요구하지만 그 만큼의 보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 패러다임의 전환

 

TV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각박한 현실의 현대인들이 갈망하는 요소들로 공감을 이끌어 내는 콘텐츠다. 때문에 우리는 다음 날 방송을 주제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을 하고나서 다음날 ‘나 어제 만렙 찍었어’라며 이야기 꽃을 피우지는 않는다. (물론 게이머들끼리는 하지만.) 한 때 ‘바보상자’라며 멸시 받았던 TV가 현재는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현실과 동떨어진 완전한 가상의 세계라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현실 세계와 다른 온라인 게임이라는 예를 하나 들자면, 타 대중문화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유연하게 접할 수 있는 반면 온라인 게임의 경우 며칠만 플레이하지 않아도 게임 내 랭킹 등이 떨어져 있는 등 어쩔 수 없이 플레이하게 되는 타의적인 성격이 있다.

 

환경의 변화에 올바른 대응만이 살 길

 

게임의 영역 및 의미 제한의 필요성

 

하지만 앞으로는 현실 세계(오프라인)의 부속물임을 인정하고 온라인과의 조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성장해야 한다. 트위터가 오프라인의 상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통하듯,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도 오프라인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게임에 관한 고정관념 파괴의 필요성

 

또한 소통하는데 장애가 되는 요소가 있으면 과감히 축소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액션 영화를 보면서 쾌감을 느낀다. 모두가 싸움을 잘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액션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두가 싸움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직접 콘텐츠를 잘 즐겨야지 재미와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의 딜레마다. 애초에 하드코어 액션 게이머를 노린 게임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액션 요소를 축소해야 보다 더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다.

 

수익구조 및 투자 구조의 변혁의 필요성

 

수익 구조에 대해서는 유저들의 부담을 낮추고 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외부 자본 유입에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다양한 전략적 제휴는 투자를 이끌어 냄과 동시에 사회적인 인식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보다 당당한 문화 활동으로 자리매김한다면 매출은 자연히 올라간다는 것.

 

게임의 사회적 인식 및 가치 제고의 필요성

 

일본은 게임과 만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거리가 있고 그런 현상이 문화적으로 사회에 녹아 들어 있어 매우 자연스럽다. 한국도 속히 이런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게임회사가 노력해야 한다.

 

■ 마무리

 

현재 온라인 게임 시장의 비지니스 형태는 성숙기에 달했다. 이제 차세대 영화, 게임, 플랫폼이 나오듯 차세대 온라인게임을 위한 비즈니스도 변화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