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게임화에는 아직 많은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펜타비전의 류휘만 감독(오른쪽 사진)이 KGC 2010 강연을 통해 음악과 게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음악의 게임화는 아직 한창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고, 그만큼 새로운 가능성도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 류휘만 감독이 말하는 음악의 게임화 6단계
류휘만 감독은 음악의 비중에 따라 6가지 유형으로 게임을 구분했다. 첫 번째는 음악이 게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음악 불필요게임’이다. 별도의 이어폰을 사용하기 어려운 피처폰용 모바일 게임이나 집중력을 요구하는 FPS 게임, 퍼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물론 음악이 뛰어나면 첫인상이나 세계관 전달 등에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굳이 음악이 큰 역할을 한다고는 보기 어려운 게임들이다.
여기서 음악의 비중을 조금 더 늘린 것이 사운드 트랙 게임이다. 계속해서 일방적인 배경음악이 흐르는 대부분의 RPG나 RTS 게임이 여기에 해당된다.류휘만 감독이 “뛰어난 퀄리티에 놀랐다”는 <스타크래프트 2> 역시 음악의 비중으로만 보면 여기에 속한다. 여기까지는 음악이 ‘배경’으로 사용되는 경우다.
‘어댑티브 뮤직 게임’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기본적으로는 사운드 트랙 게임과 비슷하지만 플레이어의 조작이나 게임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음악이 달라진다. 호러 게임에서 적이 가까이 오면 음악이 바뀌거나 <헤일로>에서 진행과정에 따라 실시간으로 음악이 달라지는 것이 ‘어댑티브 뮤직 게임’의 대표적인 예다.
과거 <스트리트 파이터 2>에서 체력이 떨어지면 배경음악이 바뀌던 것도 ‘어댑티브 뮤직 게임’으로 볼 수 있다.
그 다음 단계가 류휘만 감독이 주목하는 ‘음악 동기화 게임’이다. 이 단계의 게임들은 플레이어의 행동을 리듬감 있는 음악으로 바꿔 준다. 동작 하나 하나에 음을 넣은 후 박자를 자동으로 정돈해 주고, 반복된 소리를 제거해 주는 등의 시스템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를 음악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PSP용 유명 퍼즐 게임 <루미네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류휘만 감독은 음악 동기화 게임은 아직 시도 단계인 만큼 많은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후에는 직접 음악을 연주하는 게임과 아예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음악 만들기 게임이 이어진다. 우리가 ‘리듬액션 게임’이라고 부르는 단계다.
■ 단계마다 다른 접근이 필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어
류휘만 감독은 게임마다 음악에 대한 접근도 다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음악 불필요 게임에서는 지나친 배경음악이 오히려 플레이를 방해할 수도 있다. 사운드 트랙 게임에서 음악은 기승전결을 통해 스토리를 보여주는 역할을 맡지만, 상황에 따라 음악이 바뀌는 어댑티브 뮤직 게임에서는 곡의 기승전결을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다.
단계마다 음악의 비중과 역할, 장단점이 다른 만큼 어떤 게임에서 어떤 단계로 음악을 배정하는 지에 따라 같은 게임에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류휘만 감독은 이를 보여주기 위해 음악 동기화 게임 방식을 적용한 <피망 맞고>와 어댑티브 뮤직 게임 방식을 적용한 <S4 리그>와 <C9>의 영상, 음악 만들기 게임 방식을 적용한 <DJ MAX 포터블 3>의 영상 등을 선보이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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