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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타필드 제작진, 우주 탐험 버리고 공허한 ‘행성 1,000개’ 선택한 이유는?

'100개의 항성계' 원한 것은 토드 하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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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3-10-26 12:10:23
더 괜찮은 게임이 될 수 있었을까?

베데스다의 SF RPG <스타필드>는 지금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00개 행성에 달하는 <스타필드>의 방대한 규모는 아이러니하게도 게임을 망가뜨린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거대한 우주를 구현한 대신 직접 비행선을 몰아 우주를 탐사하는 콘텐츠가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 행성은 절차적 생성법으로 자동 생성돼 서로 비슷할뿐더러, 유의미한 콘텐츠 또한 거의 없는 ‘불모지’로 구현된 점도 비판 요소다.

이렇듯 자충수가 되어버린 ‘거대한 우주’를 개발팀은 어떤 이유로 추진했던 걸까? 베데스다 출신의 게임 디자이너  ‘브루스 네스미스’는 최근 유튜브 채널 ‘민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스카이림>의 리드 디자이너였던 네스미스는 <스타필드>의 초기 개발에 참여했다가 이후 퇴사한 인물이다. 네스미스는 “맨 처음에 나는 <스타필드>를 24개 항성계 정도 규모로 한정하면 이상적일 것 같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항성계를 하나만 일단 완성하면 여러 개 추가로 제작하는 것은 쉽다’는 의견이 우세해졌다. 하나의 항성계에 들어갈 행성, 지형, 오브젝트, 생물 등을 모두 제작하고 나면, 여기에 사용된 공식(formula)들을 응용해 나머지는 훨씬 수월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유튜브 채널 MinMax에 업로드 된 인터뷰

특히 후자의 의견에 힘을 실은 것은 토드 하워드 베데스다 대표였다. 네스미스는 “토드(하워드)는 다소 아무런 맥락 없이(out of thin air) 항성계 수를 100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두 의견 사이에서 제작진은 절충안에 도달했다. 주요한 인게임 활동은 앞서 언급한 24개 항성계 안에서 모두 이뤄지도록 하되,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나머지 항성계를 수십 개 구현해 100이라는 숫자를 충족하기로 한 것.

네스미스는 당시 팀 전반이 내린 최종 결론에 대해 “유저들은 방대한 규모의 베데스다 게임을 좋아하고, 드넓은 탐험 공간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그걸 제공해 주자”는 것이었다고 정리했다.

이후 제작진은 넓어진 우주를 의미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동식물을 제작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그 대가로 일부 콘텐츠가 희생된 것은 불가항력이었으리라는 것이 네스미스의 추론이다.

네스미스는 “개발자들은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희생하는) 어려운 결단을 종종 내려야 한다. <스타필드> 개발진 역시 그렇게 몇몇 요소들을 선택한 결과, 일부 탐험 콘텐츠가 원래 나올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부족하게 구현된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네스미스는 <스타필드> 개발진이 아무 생각 없이 게임을 기획했다는 일각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지구상 그 어떤 스튜디오의 개발진도 자신들이 내린 결정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지 않는다. 그들은 유저들이 정확히 뭘 아쉽게 느낄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 다만 (앞서 말했듯)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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