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버워치 2> 정식 출시 후 비로소 처음 등장한 탱커 영웅(‘정커퀸’은 베타에서 추가)이라는 점에서 반가움은 크다. 더 나아가 두 자루의 거대한 기관포를 쏘며 적에게 치명타를 입혀 스스로 체력을 채우는 공격적 특성, 적들을 일정 범주 안에 묶어두고 방벽을 둘러 그 안에서의 싸움을 강제하는 독특한 궁극기까지, 흥미를 끄는 점이 많은 영웅이다.
마우가의 출시가 처음 공식화된 블리즈컨 2023 현장에서, 마우가를 탄생시킨 여러 개발진을 만나 직접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마우가에게 생명을 불어넣었을까? 함께 알아보자.
(왼쪽부터) 알렉 도슨 수석 영웅 디자이너, 라킨 카마쉬 선임 캐릭터 아티스트, 케니 허드슨 영웅 프로듀서, 포스터 엘멘도프 선임 테스트 애널리스트
Q. 마우가의 콘셉트와 아이디어는 처음에 어디서 기인했으며, 마우가에 구현하고자 한 핵심 특징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케니 허드슨 영웅 프로듀서(이하 허드슨): 과거에 선보인 적 있는 바티스트의 단편 이야기에서 처음 등장한 것을 계기로 캐릭터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다. 이 아이디어를 심화해 다채로운 성격과 여러 재미있는 능력을 지닌 히트스캔 탱커 캐릭터로 구현하게 됐다.
A. 알렉 도슨 수석 영웅 디자이너(이하 도슨): 그의 무기에서부터 시작된 아이디어들이 있다. 마우가는 왼쪽 총으로 상대에게 불을 붙이고 불 붙은 상대에게 오른쪽 총을 맞춰 치명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영웅이다. 동시에 중거리에서도 싸움을 벌일 수 있으며 심지어는 파라나 에코 등 공중 영웅을 상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Q. 마우가는 진영 붕괴, 다양한 거리별 교전, 탱킹, 아군 버프 등의 능력을 다 가지고 있어 능력이 많은 편인데, 이것이 오버 파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궁금하다. 또한 시즌 8때 마우가를 어떻게 밸런싱해 나갈지 알고 싶다.
A. 도슨: 마우가는 다른 탱커들과 마찬가지로 팀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 도움의 방식이 적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오래 살아남는 스킬셋을 가졌고 ‘터질듯한 심장’으로 아군 생명력에도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마우가의 밸런싱에서는 얼마나 많은 피해량을 주게 할 것인지, 최대 피해량이 나오는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당장 블리즈컨 현장에서도 유저들이 마우가를 플레이하고 있는데, 주말 무료 플레이 기간까지 더하여 실제 플레이데이터를 보며 피해량이 너무 많지 않은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밸런싱에 관련하여 다른 한편으로 얘기해보면 마우가의 경우 카운터 캐릭터가 많다. 특히 디바나 시그마 같은 캐릭터가 마우가를 견제하기 좋다. 또한 마우가는 덩치가 커서 피격이 쉽다. 또한 아나의 힐링 수류탄을 맞추면 패시브(치명타로 적 적중시 일시적 생명력 증가) 효과나 터질듯한 심장(적에게 피해 주면 생명력 회복) 효과를 차단할 수도 있다.
또한 최근 젠야타에게 생긴 변화(한 대상에게 부조화를 적용했다가 해제하면 다시 그 영웅에게 적용할 수 있을 때까지 7초 대기시간 필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보는 중이다. 최근 플레이테스트를 해보니 부조화를 무조건 마우가에게 붙이고 있게 되는 현상이 생겼다.
Q. 마우가의 궁극기로부터 탈출하는 것이 가능한가?
A. 도슨: (머쓱한 웃음) 일단 마우가가 궁극기를 사용하면 방벽 안에 갇히게 되는데, 그 방벽을 깰 수는 있다. 그런다고 탈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편 마우가가 죽어도 궁극기 효과는 남아 있다. 라이프위버의 구원의 손길을 사용하면 꺼낼 수 있고 그 외 몇 가지 방법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나올 수 없다.
Q. 개발자들은 마우가가 e스포츠에서 선수들을 통해 어떻게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는지?
A. 도슨: 프로 경기를 보면 루시우를 이용해서 일반적 게임(빠른대전, 경쟁전)에서 보기 힘든 협동 작전을 펴는 것을 잘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선수들이라면 루시우와 다이브 하는 등 좋은 시너지를 낼 것 같다.
A. 포스터 엘멘도프 선임 테스트 애널리스트(이하 엘멘도프): 프로게이머들이 마우가를 사용하면 마우가를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소수의 적군만 케이지에 가두는 것이 나은지. 특정 지역을 분리하는 데 쓰는 게 나은지, 적들이 본대로 합류하는 것을 막는 데 쓸 것인지 등 여러 예시가 등장할 수 있다.
마우가 스킬 설명
Q. 마우가는 군중제어(CC) 기술이 많은데, 과거 둠피스트 사례처럼 CC 기술이 많은 캐릭터가 대미지 딜링 성능까지 좋을 경우 밸런싱을 크게 망치기도 한다. 이 문제에 관한 의견은?
A. 도슨: 마우가는 분명 강력한 캐릭터인 것은 많다. 하지만 둠피스트에 비교하면 기동력이 많이 낮고 덩치가 큰 것 또한 영향을 많이 미친다. ‘돌파’ 역시 사용할 때는 강력한데, 작동을 멈추고 나면 아군의 케어링이 매우 중요해진다.
A. 엘멘도프: 또한 마우가는 방벽을 쓸 방법이 궁극기 하나 뿐이어서 바스티온이나 애쉬 같은 높은 대미지 영웅을 상대하기 나쁘다. 라인하르트나 윈스턴처럼 자유롭게 방벽을 사용하는 영웅들과 비교했을 때, 특정 거리에서는 분명 약점이 있겠다.
Q. 마우가는 사모아인이고 문신이 있다. 사모아인들의 문신(폴리네시안 타투)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마우가의 타투에도 의미가 있나?
A. 허드슨: 물론 그렇다. 이를 디자인하기 위해 폴리네시아 문신에 포함될 수 있는 문양과 그렇지 않은 문양을 많이 연구했다. 타투의 위치를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도 연구했는데, 마우가의 경우 탱커나 리더, 즉 ‘앞에 나서는 사람’의 역할을 보여주는 위치에 문신이 새겨져 있다.
Q. 다른 영웅 중에는 리스크가 적은 궁극기를 사용하는 탱커들도 있는 반면, 마우가는 적과 나를 한 곳에 가둬서 자신을 리스크에 노출시키는 방식인 것 같다. 이렇게 디자인한 의도는 무엇이며, 가장 마우가의 궁극기를 잘 쓰는 방법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A. 엘멘도프: 마우가의 궁극기를 가장 잘 쓰는 방법은 자신이 잡을 수 있는 영웅만 골라서 우리에 가두는 것이다. 즉 힐러라던가,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탱커 등을 붙잡아서 다른 싸움에 합류하지 못하게 만든 뒤 나를 쓰러뜨리기 전에 내가 쓰러뜨리면 아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궁극기를 이렇게 설계한 의도는 마우가의 디자인적 측면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마우가의 싸움을 걸기 좋아하는 호전적 성격을 보여준다. 또한 마우가가 자신이 원하는 치열한 전투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디자인 의도였다.
적을 묶고 싸움을 벌인다
A. 도슨: 실제로 개발 과정에서 살펴보니 많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사용 방법을 고민하게 하는 궁극기였다. 궁극기는 보통 여러 명을 맞췄을 때 가장 좋은 효과가 나지만 마우가의 궁극기는 상황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우가에게 궁극기 시전 시 무한 탄창 효과를 넣어 주자 유저들은 궁극기를 썼을 때의 점유하게 되는 유리한 고지를 더 빨리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게 되었다.
Q. 마우가의 이미지와 궁극기 사용법이 조금 반대인 것 같다. 이길 수 있는 상대만 골라서 공격하는 성격은 아닐 것 같이 보이는데.
A. 엘멘도프: 마우가는 아주 강력한 캐릭터가 맞지만, 동시에 아주 영리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일종의 반전 매력인 셈이다. 또한, 약한 적에게 쓰지 않더라도 사용법은 있다. 예를 들어 꼭 상대를 쓰러뜨리진 못하더라도, 자리에 일정 시간 묶어두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Q. ‘더 락’이나 ‘제이슨 모모아’ 등 사모안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강인한 이미지 잘 표현한 캐릭터처럼 보인다 혹시 개발 과정에서 다른 콘셉트도 고민한 적 있었는지 궁금하다.
A. 허드슨: 바티스트의 단편 만화에 나왔던 당시 컨셉트로부터 ‘룩앤필’은 수립된 상태였다. 이후로 많이 바뀐 것은 무기 쪽이다. 게임 기획 측면 때문에 총기 디자인이 변해왔던 편이다.
A. 라킨 카마쉬 선임 캐릭터 아티스트(이하 카마쉬): 처음 디자인했을 때는 총기의 총열 수가 3~4개였다. 그런데 이걸 1인칭으로 보니 총열이 많다는 것이 표현되지 않았다. 그래서 총열 수를 늘려서 많이 보이게 했더니 이번에는 화면을 너무 많이 가렸다. 이 문제 때문에 디자인이 다섯 번은 바뀐 듯하다. 캐릭터보다 총이 훨씬 많이 바뀌었다.
A. 엘멘도프: 캐릭터의 이미지나 인격 등의 설정은 확실했다. 그러나 개발이 진행하되서 캐릭터 능력이 많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원래 마우가 것으로 디자인되었다가 시그마의 능력이 된 것도 있다. 스킬셋에 맞춰 캐릭터 설정을 바꾸기보다는 캐릭터 설정에 스킬셋을 찾는 과정이 있었다.
마우가 콘셉트 아트
Q. 강력해 보이는 캐릭터지만 총기에 이름을 붙이는 의외의 귀여운 요소도 있는데, 이것은 실제로 마우가의 귀여운 면모를 표현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총기 마니아적 측면일 뿐인 건가?
A. 카마쉬: 마우가의 귀여운 면모를 이야기하게 되어서 재미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원래는 농담으로 한쪽은 오른쪽이(Righty), 다른쪽은 왼쪽이(Lefty)로 붙였었다. 그런데 개발자 중 한 명이 기관포(Chain Gun)이라는 명칭의 앞 자를 따서 챠챠(ChaCha) 거니(Gunny)라고 이름을 붙이게 됐다. 이 별명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총기에 표시하고 싶었다. 그래서 앞부분에 이름 이니셜이 음각되어 있다.
여기 뒷얘기가 하나 있다. 사실 풀네임을 다 넣고 싶었는데, 상사가 반려했었다. 그런데 이니셜로 바꿔서 넣었더니 못 알아보더라. 그래서 이니셜로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 하나 더. 마우가의 총은 게임 내에서 가장 큰데, 어느 정도냐면 트레이서의 몸 전체보다 크다.
Q. 마우가는 원래 바티스트의 친구였다가 관계가 서로 틀어졌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A. 허드슨: 우선 바티스트와의 관계가 드러나는 인게임 상호작용 대사들이 있다. 이를 통해 바티스트와의 관계가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바티스트와 같은 타 캐릭터와 어떤 관계를 쌓는지에 따라 마우가의 미래 이야기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총기 정면의 가운데를 잘 보면 'G'가 음각되어 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도슨: 한국 게이머는 가장 열정적이고 경쟁적인 유저들이다. 지금까지의 성원에 항상 감사드리며 마우가 역시 잘 플레이해 주셨으면 한다.
A. 카마쉬: 성원에 늘 감사드린다. 한국 유저들께서 마우가를 어떻게 플레이할지 궁금하며, ‘저게 가능하다고?’라는 생각이 들 만한,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플레이를 기대하고 있다.
A. 허드슨: 지속적 성원에 감사드린다. <오버워치>와 한국의 관계는 특별하며, 이것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 특히 마우가와의 돈독한 관계 또한 기대하고 있다.
A. 엘멘도프: 감사드린다. 한국 여러분처럼 게임에 열정을 가지는 분들이 전 세계에 많다는 사실이 기쁘다. 게임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활동에 있어서도 열정을 보여주고 계시는데, 이번의 블리즈컨 같은 행사에서 그런 팬들이 한데 모여 즐길 수 있어 정말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